과거 온 국민이 애정을 갖던 국민스포츠였음에도 불구하고 씨름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고, 이만기나 강호동과 같이 씨름스타들과 유망한 신예들의 배출에도 불구하고 점차 인기를 잃었다.

▲ 동아대 씨름부 송미현 감독은 천하장사 최홍만을 비롯, 황영호, 임채웅, 장준, 남동우, 이영호 장사 등 수많은 씨름스타들을 다수 배출했다

최근 십수 년 사이 씨름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침체기를 걷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씨름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과 씨름의 부활을 부르짖는 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스타급 씨름 선수를 배출하며 씨름의 화려한 재기를 도모하고 있는 송미현 동아대학교 씨름부 감독의 행보가 화제다.

전국 최강의 씨름부 만들다
최근 송미현 동아대학교 씨름부 감독은 ‘제60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지도자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30년째 동아대 씨름부를 맡아 이끌고 있는 송미현 감독은 천하장사 최홍만을 비롯, 황영호, 임채웅, 장준, 남동우, 이영호 장사 등 수많은 씨름스타들을 다수 배출했다. 1962년 창단된 동아대 씨름부는 창단 이후 국내 대학씨름의 명맥을 잇는 전통 강팀으로 유명하다. 송미현 감독은 탁월한 지도력으로 2013년에 개최된 씨름대회에서 단체전 우승 2번과 준우승 3번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특히 2013년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는 대학생 씨름장사 ‘최성환’을 배출, 1983년 이만기 이후 30년 만에 체급별 장사씨름대회 한라급에서 대학생 우승자를 탄생시켜 주목을 받았다. 이에 앞서 2012년 전국대학장사씨름대회에서 최강단에 등극하기도 하였으며, 전국체육대회에서는 씨름 종목 사상 최초로 전국 시·도 대표 중 단일팀에서 7체급 중 4체급을 석권하며 제왕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송미현 감독의 주변에서는 동아대 씨름부를 두고 ‘도깨비 같은 팀’이라고 말한다. 우승할 전력이 아닌데도 우승도 하고, 뛰어난 전력을 가지고도 예상 밖으로 우승을 못하는 등 항상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송미현 감독은 “다른 훌륭한 감독님들에 비해 제가 더 지도력이 뛰어나거나 기술 전수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다만 남보다 좀 더 선수를 엄하게, 열심히 선수를 지도하는 편이다. 경기장에서 선수 본인이 가지고 있는 실력 이상으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지도자가 해야 할 몫이다”고 말했다. 씨름은 평소 얼마만큼의 땀을 흘렸나, 상대를 얼마나 많이 관찰하고 분석하였느냐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에 송 감독은 기초체력부터 기술까지 꾸준히 연습하도록 지도하고, 선수들 상호 간의 경쟁심을 유발시켜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연구한다. 또 선수들도 스스로 상대에 대해 연구하고 지도하고 격려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훌륭한 선수로서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참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엄격하게 규율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한편,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내면을 이해하고 가정사정이나 고민에 대해 상담하고 사랑으로 감싸는 아버지 같은 감독이 되고자 하였으며 항상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팀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씨름 중흥 위해 열악한 환경 개선되어야

▲ 동아대학교 씨름부

어렸을 때부터 큰 키에 운동신경이 좋았던 송미현 감독은 씨름을 시작하기 전 만능스포츠인이였고 중학교 시절까지 배구선수로 활동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때 성장이 멈추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씨름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배구로 다져진 기초체력 덕분에 전향 1년 반만에 전국대회 4강에 입상했으며 이후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동아대학교 씨름부에 입학했고, 1983년 프로씨름 원년에는 금강장사 1품, 2품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를 계속했다.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허리와 발목부상이 겹치며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힘들게 되었던 것. 이때 동아대학교 씨름부에서 감독직 제의를 받아 송미현 감독은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부임 초기에는 주변에서 젊은 감독에 대한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송 감독은 결코 움츠러들지 않고 씨름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그는 동아대학교 씨름부를 전국 최강으로 만든 것이다. 씨름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큼 오늘날의 씨름의 열악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한 그다. 씨름은 다른 운동 종목보다 선수생활이 더 짧지만, 국제경기가 없어 군 면제의 혜택, 체육연금을 받을 기회조차 없다. 국회에서도 최근 씨름 진흥법이 통과되었으나 아직 여러 가지로 미진한 상태다. 송 감독은 “한때는 이만기 같은 스타 선수를 배출하면서 국민적 인기를 끌었지만 IMF 이후 현대프로씨름단을 제외하고 프로팀이 해체되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프로팀이 활성화되지 못하다 보니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도 다른 운동 종목의 평균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씨름협회와 씨름인 모두가 생각들을 바꾸고 단합하여 프로씨름이 다시 출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도 전통 고유의 민속씨름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준다면 다시금 씨름의 전성기가 올 것이다. 저 역시 앞으로도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양성해 침체된 씨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