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마음의 병이 늘고 있다. 끝없는 경쟁과 급격한 변화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사느라 몸과 함께 마음도 지쳐간다.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데 소홀했던 이들이 점점 진정한 치유를 원하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 조계종 지장사 주지 승현스님

몇 해 전부터 우리사회에서는 힐링 이라는 단어가 화두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은 마음의 병을 많이 앓고 있다는 의미다. 만병의 근원은 마음이다. 최근 몸은 물론 마음 치유에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삼화불교조계종 지장사의 주지 승현스님이 그 주인공. 승현스님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덕담과 기도로 중생의 심신 치유해
개암사에서 출가하여 선암사에서 득도하였으며 법륜사 금강계단에서 비구계와 보살계를 받은 승현스님은 월피동의 지장암 토굴에서 정진수행을 시작한 이래 두 번을 옮겼고 지난 2001년에 현재의 터를 매입하여 지장사를 완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승현스님은 수행 속에서 늘 중생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수많은 이들의 아픔을 돕고 있다.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과 이혼을 원하는 가정을 다시 건강다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기도 했으며, 덕담을 통해 병을 치유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 남성은 위장병으로 10년을 앓아 백약이 무효한 상태로 승현스님을 찾아왔다. 당시 스님은 마당을 늘리기 위해 돌을 쌓고 있던 중이었기에, 그에게 돌들을 옮겨 쌓아준다면 그 위장병은 고쳐질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남성은 반신반의했지만 “안 낳아도 좋지만 스님이 힘들게 하시니 제가 하고 가겠습니다”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그 돌들을 다 쌓고 내려갔다. 다음날 지장사로 전화를 한 이 남성은 “귀신이 곡할 것처럼 하루 만에 다 낳았어요. 고질병으로 10년을 고생해서 온갖 약이라는 것은 좋다는 말만 들으면 다 먹었는데도 소용없었는데 정말 신기하게 낳았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밤에 꿈을 꾸는데 스님 한 분이 오시면서 ‘여기가 아프지, 아프지’ 하시면서 배를 꾹 눌러주시기에 ‘아파요, 아파요’ 했더니 ‘이제 됐다’고 하셨어요. 꿈에도 배가 아프지 않아 기분이 좋았는데 깨어나 보니 정말 배가 아프지 않았습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못생긴 외모 때문에 면접만 보면 떨어져서 고민이라며 찾아온 젊은 청년에게는 “당장 오늘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라”는 조언을 했다. 기도할 줄을 모른다는 청년에게 기도법을 가르쳐 주었고 승현스님의 조언대로 따른 청년은 현재 시 간부의 공무원이 되어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 또한 승현스님과 함께 열심히 백일기도를 드렸던 불자들 중 아기를 낳지 못했던 이는 두 아들과 딸을 낳았고 사업을 하던 이는 사업 성취를, 학업을 원하는 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으며 각각의 소원을 다 이루었다. 승현스님은 “기도는 의심 없이, 나의 생각을 지우고 오로지 일념으로 해야 성취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불자들이 각자의 인연에 따라 기도하느라 여념이 없다. 곡식을 거두기까지 농부의 정성과 물과 바람, 비, 해충, 동물의 피해, 하늘의 도움이 반드시 따라야 하듯, 이 세상 모든 것이 그 결과를 이루기까지는 반드시 장애가 뒤따른다. 그러나 그 장애는 바로 성취를 이루게 해주는 결실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알고 결코 물러서지 말고 정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통 받는 이 도우려면 말이 아닌 행동의 실천이 중요
(사)효동범음대학, (사)불교교육대학을 수료하고, 태고종 경기남부교구종무원 총무국장 및 종회회원과 종회 총무, 경기중부 교구종무원 부원장을 역임한 승현스님은 한성대학교 평생교육원 종무행정 최고위자 2년 과정 및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명상상담학과를 수료하였으며, 동국대학교 43기 고문, 동림회 42대, 43대 회장, 명상상담학회 3대 총회장, 수암동 주민자치 위원, 수암동 구회정리 토지평가위원을 역임했다. 전) 안산소방소 월피파출소 명예소장, 현) 제2506부대 군특별관리 주민신고위원, 불교 명상연구회장, 안산시 상록경찰서 경승위원장, (사)안산시 사암연합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승현스님은 전) 자연보호 안산시 협의 회장 등으로 자연보호 활동을 하면서 안산시장 표창, 안산시의회의장 표창, 경기도지사 표창, 안산 상록경찰서장 감사장, 경기지방경찰청장 감사패, 한성대학원 공로패,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장 공로패 등 다수의 감사패를 수상한 바 있다. 2년전 시사코리아 이달의 인물 선정, 작년 12월24일 한국을 빛낸 100인에 선정 되었다. 승현스님은 “고통 받고 상처 받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다. 작은 위로만 받아도 자살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너무 빨리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 못하고, 서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지친 이들이 너무 많다. 작은 마음으로 보면 자신만 그러한 것처럼 보는 이들이 참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자신만 보지 말고 옆과 주변, 그리고 세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는 승현스님은 말만 앞서는 것보다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승현스님은 템플스테이를 하고 있지만 사찰을 더욱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현 건물 옆에 건물을 지어 법회나 예불 시에도 언제나 와서 기도하고 명상할 수 있도록 소 법당을 건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노후 불자들의 함께 나누는 마음의 쉼터를 만들 생각이다. 그는 “중생이 없는 부처가 없고, 어린 양이 없는 하나님은 없다. 덩치에 맞게, 위치에 맞게 행하되, 군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 그만큼의 빛으로 수없이 어둠 속의 그늘이 적어지도록 했으면 한다”면서 “그러한 것의 작은 초석이 되기 위해 한발 한발 시작하려 한다. 막힘이 있으니 통하고, 통하면 막히게 됨이 항상 따르니 막혔다고 막힌 부분만 보지 말고 가락 없이 뚫려 있는 하늘을 보고 더 크게 마음 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