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의 이슈는 ‘경제민주화’다. 헌법에 기초되어 있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기초로 시장경제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역동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적 평등을 최대한 달성하는 것이다.

정재원 기자@

▲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대표

현재 우리나라는 삼성,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고, 그에 따라 한국경제도 움직이고 있다. 이 작은 땅에서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대기업이 나온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 한국경제는 몇몇 대기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민주화의 초점은 대기업들을 막아서자는 것이 아닌, 개인과 중소기업도 평등한 조건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리터당 20%싼 휘발유 공급이 목표
최근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석유회사가 화제다. 지난해 3월 설립된 국민석유회사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싼값에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세워졌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요 60개국의 ‘유류비 고통 순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하루 평균소득(67달러) 대비 휘발유 가격(1갤론당 6.77달러) 비중이 10%로 32위에 랭크됐다. 1갤론(약 3.7ℓ)의 휘발유를 사려면 하루벌이의 10분의 1을 써야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높은 기름값으로 서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대표는 앞으로 석유 수입부터 시작해, 2~3년 후 정유 공장을 지어 값싼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태복 대표는 “기름값이 비싼 이유는 중동산 중질 원유도입, 세계시장 거래량의 1/10 이하인 싱가포르 현물시장 시세, 고비용 중질분해비, 비싼 운송비, 수천억 외국지분 배당금, 독과점 유지를 위한 로비자금, 자회사를 통한 이익 빼돌리기 등이다”며 “또한 연간 4조원이나 지불하고 있는 세팅된 고비용의 정제시설이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석유는 총 3단계 사업으로 값싼 기름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1단계로 전국 주유소 50곳을 통해 리터(L)당 200원 싼 가격에 휘발유와 경유를 판매하고, 2단계로 반제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을 거쳐 가격을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로 정유 공장을 지어 지금보다 L당 20%가량 싼 1600원 선에서 휘발유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주유소 네트워크도 먼저 100개를 확보한 뒤 2015년까지 30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2015년엔 매출 5조원 이상, 순이익 3000억원을 올리는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1차 국민주주 공모에는 1850억원의 인터넷 약정고를 올리고 야심차게 추진됐지만 수구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기존 시장 세력의 집요한 방해로 실패하고 말았다. 이 대표와 회사는 현재 전열을 정비하고 보다 더 큰 결실을 위해 올 하반기 2차 국민 대주주 공모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 태복 대표는 “정부는 그동안 규제 개혁을 떠들면서도 대기업 밀어주기식의 에너지 규제 개혁에는 무관심했다”고 토로하며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후원이 제일 많다. 그 만큼 책임 있는 국회가 이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원유수입과정에 대한 기업 비리 등에 대한 조사 후 발표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또한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제한적 질서유지에 국한하고 있다”며 “미국은 법무부 내 반독점국이 상설화되어 있는 등 보다 엄격한 시장 독점 거래 제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업 통해 국민석유시대 열다
이태복 대표는 “국내 4개 정유사는 한 해 16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 정유사는 국제 유가 상승을 핑계로 앓는 소리를 하지만, 실상 국내의 높은 휘발유 가격은 대기업 정유사의 독점 구조가 만들어낸 거품이다”며 “정부와 정치권, 정유사의 담합이 지금의 과도한 기름값을 형성시켰다. 도입 원가와 투명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기름값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석유는 두바이유보다 값싼 아프리카와 러시아등지의 원유를 수입하고 원유 정제 과정에서 쓰이는 촉매제를 국산화해 제조원가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11월에는 1억 5천만불 (약 1천 6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민석유는 이 자금이나 중계무역 등으로  휘발유와 경유 제품을  도입하기로 했고 서울, 부산 등 전국 30곳과 국민석유 주유소 설립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태복 대표는 “처음에는 완제품을 수입해 전국 50개 주유소에서 판매한 후 반제품 수입 과정을 거쳐 2~3년 후에는 최종으로 수입한 원유를 정제하는 제5의 정유사를 만들겠다”면서 “국민석유회사는 경제민주화로 가는 척도다.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통해 국민석유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이대표는 최근 이사장을 맡고있는 사회봉사단체 ‘인간의 대지’를 통해 북한에 일곱 번째 의약품 무상전달을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상호 군사적 긴장완화를 바탕으로 경제협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방식을 실행해야한다”고 말하며, “국내 경제문제 역시 양극화의 심화를 줄이는 방법으로 ‘중소기업 살리기’ 만큼 좋은 방안은 없다“고 단언한다. 동시에 ”대기업은 ‘글로벌 월드 플레이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력을 선택,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기업에 대한 편향적 지원과 퇴행적 사업 이익구조를 혁파하면 국민복지를 위한 재원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며 “일방적, 무제한적, 그리고 고정적으로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수익구조를 혁신해 중소기업에 돌리고 국가 재정자원의 낭비를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도산 안창호선생의 무실역행(務實力行) 철학을 따르려 노력하고 있다는 이 대표는 출판사를 운영할 당시 단행본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발간해 300만부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등 출판계의 돌풍을 일으켰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 ‘학림(學林) 사건’ 무죄 판결로 7년여 옥고에 대한 국가 배상금을 받게 된 이 대표는 한국 노동계, 학생운동계의 대부로 알려져 왔으며 국민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을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며 ‘주5일제’ 도입, ‘노령연금확대’ 정책 등을 실행시킨 바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전기적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사건’은 부산의 학림사건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