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 전국 2천여 개의 어촌계(어업을 영위하는 마을공동체)를 기초조직으로 하는 어업인의 자조조직이다. 최근 수산업의 대내외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어민과 조합원들을 위해 존립하는 수협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장정미 기자 haiyap@

미래학자들은 수산업을 통해서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수협은 어민과 수산업을 지켜내는 울타리와 같은 존재다.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다양한 사업 추진으로 어민들의 권익 보호

▲ 김성주 조합장

전남 해남군수협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해남군수협은 지난해 말 결산에서 43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앞서 해남군수협은 지난 2015년에도 39억원의 흑자를 달성한 바 있어, 창립 이래 2년 연속 기록을 경신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해남군수협의 성과는 수협중앙회에서 집계한 전국수협 결산평가 결과에서도 91개 수협 중 4위를 차지하는 최상위권의 실적이다. 이는 김성주 조합장이 추진해온 경영 혁신의 결과다. 72개 어촌계 3,300여 명의 조합원과 90여 명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해남군수협은 자산규모 3,200억에 달하는 경영기반이 튼실한 조합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성주 해남군수협 조합장은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물김은 전국 20%를 차지할 만큼 최대의 물김 생산지다.

2017년산 기준 역대 최고치인 물김위판고 1,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해남군수협의 발전을 위해 김성주 조합장은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조합원들과의 융합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조합소식지인 <땅끝바다소리>를 제작해 조합원들에게 발송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알권리 충족과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낙지위판장의 건립이다. 김성주 조합장은 “해남에서 생산되는 낙지는 청정해역 갯벌의 영양분을 머금고 자라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며 생산량 또한 전국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 지역에는 낙지위판장이 없어 낙지어가들은 사매매 및 타지역 위판장을 이용하면서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불편의 해소와 원활한 유통판로 개척을 위해 2015년부터 해남군과 낙지위판장 건립사업을 추진하여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으로 준공까지 완료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물김위판장 전자경매 시스템 도입도 눈여겨 볼만하다. 현재 조합에서 운영 중인 5개의 물김위판장(송지 어란, 송지 학가, 화산 구성, 화산 송평, 황산 산소)에서는 현재까지도 수기기록식 방법으로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방법은 중매인이 최소단가에 물김가격을 낙찰받기 위해 경매서를 수기로 작성하는데 신속함과 정확성이 떨어져 다소 구시적인 방법이다. 이에 해남군수협은 경매의 신속함과 공정한 경매질서 확립을 위해 올해 위판시부터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김 조합장은 “아울러 자재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기자재(김발, 로프 등) 공급사업을 수수료 없이 원가에 공급하여 생산단가를 절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등수협’의 꿈 이루기 위해 총력 기울여
불과 몇 년 전만 하여도 어려운 경영난을 겪으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해남군수협. 그간 김성주 조합장의 경영 혁신과 조합원들의 성원으로 그 노력이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는 경영정상화라는 꿈을 넘어 일등수협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 임직원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김성주 조합장은 “해남군수협은 전국 수협 중 최상위 5%에 진입하는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내년까지만 기다리면 꿈에 그리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그토록 갈망하던 환원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김 조합장은 해남군수협의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플랜도 준비 중이다. 김 조합장은 “김의 세계화 시장이 열리면서 해남김은 우리나라 수산물의 수출과 수산업의 발전에 일등공신 되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해남 김의 생산은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며, 이제 생산의 시대를 넘어 건조·가공·유통을 해 생산을 견인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남지역에서 생산되는 김자반은 전국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는 반면, 김자반 가공유통시설이 없어 불분명한 판로와 가격이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어업인이 생산한 해남김이 전국의 시장으로 유통되면 이 물품이 완도김인지 해남김인지 출처가 불분명하여 전국최대 생산지인 해남김의 브랜드가치를 하락 시키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해남군수협은 이러한 유통판로를 개선시키고자 정부와 지자체, 관련기관을 통해 수산물 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조합과 수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주 조합장은 “우리 식탁에서 차지하는 수산물의 비중은 커지고 있는 반면, 바다에서 잡히는 어획량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면서 “이는 무분별한 어자원 남획과 해양환경의 변화, 어장의 황폐화 등의 문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풍요로운 바다를 만들기 위해 어자원 방류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어자원의 산란장과 서식지를 파괴하는 바다모래채취를 금지하여 바다를 보존해야 한다”면서 “또한 수산산업이 도태되지 않도록 수산산업의 현대화, 어업인의 복지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