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월14일 오전 10시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북측이 13일 낮 12시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우리측에 보낸 전통문에서 13일 오후 3시 고위급 접촉을 속개하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장정미 기자 haiyap@

북한의 제의와 관련, 우리측은 “시간 촉박을 이유로 ‘14일 오전 10시’로 접촉 시간을 늦춰 수정제의했으며 북측은 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어제(2월12일) 마무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어서 협의하자는 것으로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추가 접촉의 성격을 두고 “북측에서는 속개란 표현을 썼다"면서 "2일차 회담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3년 4개월여 만에 이산상봉 정상 개최
남북이 두 차례의 고위급 접촉을 통해 2월20일부터 25일까지의 이산가족 상봉의 정상적 진행에 최종 합의했다. 양측은 지난 2월12일에 이어 2월14일 속개된 고위급 접촉에서 속전속결로 이같이 합의하며 지난 2010년 10월 이후 3년 4개월여만의 이산상봉 정상 개최에 도장을 찍었다. 정부는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른 비인도적 남북간 현안과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관철시켰다.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합의 당시 북한은 상봉 문제를 금강상 관광의 재개 문제와 연계시켜 나온데 이어 이번에는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연계시키며 훈련의 중단 및 연기 요구로 우리측을 압박했다. 북측의 입장은 과거 정부에서의 상봉 행사 개최의 대가로 이뤄진 비료 및 식량 등의 지원이 끊긴 것에 대한 압박 차원의 요구로 풀이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인도적 문제는 다른 현안과 연계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이러한 입장을 관철시키며 북측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북측의 첫 ‘이해’와 양보를 얻은 점도 평가할 만한 성과다. 고위급 접촉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접촉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우리측은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본 취지와 내용을 북측에 충분하게 설명했으며 북측 역시 기본 취지에 이해를 표했다”고 언급했다. 김 차장은 특히 “인도적인 문제를 잘 풀면 그것이 남북간의 신뢰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북측에 설명했다”며 “우리측의 끈질긴 설득에 북측이 ‘그렇다면 믿고 한번 해보겠다’며 상봉 행사 정상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혀 북측이 나름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였음을 시사했다. 또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12월 28일~29일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서해지대) 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 이후 끊겼던 남북간의 고위급 대화를 7년만에 부활시킨 점도 이번 합의의 성과다. 한편 북한은 2월14일 종료된 2차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는 내용을 ‘중요소식’으로 곧바로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남 고위급접촉이 진행되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북 고위급접촉이 12일과 14일 판문점에서 진행됐다”며 “접촉에서 쌍방은 북남관계를 개선해 민족적 단합과 평화번영, 자주통일의 새 전기를 열어나갈 의지를 확인하고 북과 남 사이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했으며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또 “접촉에는 우리측에서 원동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대표단이, 남측에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 성원들이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2월12일 1차 고위급접촉 뒤에 아무런 보도를 내놓지 않다가 12일과 14일 진행됐다고 전한 것은 이날 접촉이 2월12일 회담의 속개 형식이라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주일간의 기싸움과 줄다리기 끝에 최종 합의
남북 고위급 접촉 개최와 그 합의를 둘러싼 일주일은 양측의 기싸움과 줄다리기가 이어진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일정 문제로 남북의 신경전이 이어지던 지난 2월8일 국방위원회를 통해 전격 남북간 고위급 대화를 제안해왔다. 채널은 남북간의 서해 군 통신선이었다. 판문점 적십자연락관 채널을 피하고 서해 군 통신선을 이용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극비에 부친 채 판문점 채널을 통해 북측과 조율, ‘고위급 접촉’으로 대화 개최에 합의한 뒤 이를 접촉 하루 전인 2월11일 오후에야 언론에 공개했다. 정부는 북측이 고위급 대화를 요청해오며 이를 비공개로 할 것을 요청한 것을 두고 내부 논의를 거친 끝에 결국 ‘공개 대화 원칙’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접촉에 관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뢰 프로세스’의 기조에 따라 남북간 ‘비선’을 통한 물밑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측은 대남 사업의 주무 파트인 통일전선부의 ‘2인자’인 원동연 제1부부장을 내세우며 우리측 역시 ‘청와대 인사’가 나올 것을 요구했다. 이번 대화에서 남북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원 제1부부장이 접촉 과정을 전하는 북한 방송에서 통전부 간부에 비해 권한이 확대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소개된 것이 확인되며 북측이 이번 접촉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측 역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을 부활시키면서 전격 발탁한 김규현 신임 국가안보실 1차장을 내세우며 이번 접촉에 무게감을 실었다. 양측은 2월12일 진행된 첫 접촉에서 최대 현안인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명확한 입장차를 보였고, 14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거쳤음에도 종결회의 조차 열지 못한 채 회의를 종료했다. 양측 대표단이 인사도 하지 못하고 헤어지면서 접촉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바로 다음날인 2월13일 정오에 “잠시 뒤인 오후 3시에 보자”는 접촉 재개 요청을 전달하며 강한 대화의지를 나타냈다. 정부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반응에 내심 환영하면서도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훈련을 공식 연계시킨 북한의 태도를 예의주시하며 접촉 일정을 하루 늦추는 등 조심스럽게 접촉을 준비했다. 2월20일로 예정됐던 이산상봉을 6일 앞두고 열린 이날 접촉에서 북측은 이산상봉과 군사훈련의 연계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며 우리측을 압박해나왔다. 그러나 ‘남북관계 신뢰 구축의 첫 단추’를 강조한 우리측의 끈질긴 설득에 북측은 접촉 개시 3시간여만에 입장 변화를 밝히며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일각에선 이날 접촉에서 양측이 보여준 발언의 내용도 양측 대표단이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하며 합의점을 찾는 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선 원동연 제1부부장은 접촉에 앞서 “고위급 접촉을 통해 남북이 진지하게, 진솔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제1부부장은 입장 변화 이후에도 “남측을 믿고 한번 해보겠다”고 언급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 내에서도 원 제1부부장의 발언에 대해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하며 북측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차장 역시 외교관 출신의 특유의 화법으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의 진정성을 설득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특히 “남북간 신뢰 구축의 첫 단추는 이산상봉”이라며 “우선 우리측을 믿고 행사를 그대로 진행시키자”는 입장을 피력하며 설득을 이어갔다. 청와대 역시 민경욱 대변인의 실명으로 “북측이 소위 ‘존엄모독’, 언론비방과 중상, 키 리졸브에 대해서 얼마나 크게 생각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북측의 입장을 고려한 평가를 내놓으며 대표단의 협상을 ‘지원사격’했다. 김 차장은 특히 우리측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요구한 북측에 전 미국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을 언급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차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토머스 제퍼슨 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출마했을 당시 언론으로부터 비방에 가까운 비판을 들었지만 당선 이후엔 ‘언론 없는 정부’ 대신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며 “이것이 민주사회의 언론관의 기초라고 언급하며 설득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향후 정상회담까지 논의할 수 있는 채널 구축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열린 당시 회담은 백종천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박송남 북한 국토환경보호상이 각각 양측의 위원장을 맡았었다. 이번에도 우리측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북측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두 차례 만난데 이어 향후 최소 한차례 더 채널을 유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고위급 대화의 추동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정상회담까지 논의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한 것”이라며 “이는 남북 양측 모두에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표면적으로 ‘상호간 비방중상 중단’이라는 요구사항에 대한 합의를 얻어낸 것이 드러난 성과다. 북한은 지난 1월16일 국방위원회의 ‘중대 제안’을 통해 이 같은 요구사항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특명’으로 이뤄진 ‘공개 서한’을 통해서 재차 이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이 우리측이 했다는 ‘비방중상’의 주요한 내용으로 우리측 언론의 보도 행태를 문제 삼은 바 있어 실질적으로 북한이 당초 요구했던 수준의 결과를 얻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 차장 역시 이날 “당국 차원에서 언론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설명했다”며 “정부에서 언론에 관여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해 북한이 ‘중대 제안’을 통해 요구한 내용에 대한 실질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접촉을 통해 김정은 제1비서의 리더십을 우리측에 나름 어필한 것이 주요한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대부분의 대북 전문가들이 이번 북한의 고위급 접촉 제안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강조한 김 제1비서의 신년사 관철을 위한 후속 조치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대남 사업의 핵심 부서인 통일전선부가 움직인 이번 접촉 자체로 우리측은 물론 북한 내부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박근혜 정권 첫해에는 대남 사업의 총괄 부서인 통일전선부에 비해 하급 대남사업 기관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남 사업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들어 김 제1비서의 신년사를 필두로 김 제1비서가 제1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국방위원회의 연이은 성명이 발표되며 이 같은 기류에 변화가 일었다. 실제 북한은 올 들어 대남 관련 성명 발표시 조평통 채널의 활용을 대폭 줄이는 양상을 보였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 제1비서가 직접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상황에서 대남 사업의 총괄 부서인 통전부는 신년사 관철에 앞장서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의 합의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과 관련한 나름의 가시적 성과를 내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 자체가 내부적으로는 나름의 평가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北, 청와대 인사를 수석대표로 내세울 것 요구
이번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북한은 통전부의 ‘2인자’로 볼 수 있는 원동연 제1부부장을 내세우며 우리측 역시 청와대 인사를 수석대표로 내세울 것을 요구하고 나오는 등 이번 접촉의 격식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원동연 제1부부장은 이번 접촉 진행 과정을 소개하는 북한 방송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소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대남 사업을 담당하는 통전부 인사로는 군사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북한에서 원 제1부부장에 군사문제까지 거론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준 것으로, 이번 접촉의 권위를 살리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접촉에는 우리측에서 2월12일 접촉 때와 같이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북측에서는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정부가 남북 고위급 접촉의 수석대표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선임한 것은 ‘청와대 관계자’를 협상 대표로 지목한 북측의 요청 때문이었다. 지난해 수석대표의 격(格)과 급(級) 논란 탓에 6년 만에 재개될 뻔 했던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켰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규현 안보실 1차장과 북측 카운터파트인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모두 차관급으로 급은 어느 정도 구색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협상 대표로 청와대 관계자를 선정한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했다. 물론 정부는 청와대 관계자의 회담 참여가 처음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2007년 12월29일 개성에서 열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위원회 1차 회의’ 당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과 북측 박송남 국토환경보호상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왔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출범 이후 남북 대화에서 내용뿐 아니라 형식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지난해 6월 최종 결렬된 남북당국회담의 경우 우리 측은 북측 수석대표로 김양건 통전부장의 참석을 요구했고, 북측의 거절로 남측은 류길재 장관 대신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통보했다. 북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회담은 끝내 무산됐다. 이른바 ‘통(통일부)-통(통전부)’ 라인으로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남북 협의체의 격을 맞춰야 한다는 정부의 고집이 빚어낸 결과였다. 정부는 당시 김양건 통전부장의 불참이 예상되자 회담 명칭도 장관급에서 당국간 회담으로 낮추는 안도 관철시켰다. 때문에 이번 접촉에서 청와대 인사를 수석대표로 선정한 것은 정부가 지켜 온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김규현 1차장은 외교부 차관 출신으로 대북정책 경험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였다.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에서 대표단에 포함된 인사는 배광복 회담기획부장이 유일하다. 반면 북측은 대남 전략·전술업무를 조정·통제하는 통전부가 협상을 지휘해 주도권 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2월12일 접촉 이후 우리측 청와대에서 “북측이 소위 ‘존엄모독’, 언론비방과 중상, 키 리졸브에 대해서 얼마나 크게 생각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일면 북측의 체면을 세워주는 평가가 나온 것도 북측이 나름의 ‘성과’로 자체 평가하며 2월14일 접촉에서의 조속한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접촉에서의 합의를 두고 한켠에선 ‘남북간 이면합의’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북측이 이번 합의를 통해 비료 및 식량의 인도지원 등 물질적·실질적으로 얻은 것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바탕으로 제기된다. 그러나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하나 같이 “이면 합의는 절대 없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편으론 정부가 그간 제한적으로 허가했던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및 정부 차원의 인도 지원확대 등을 통해 대화 추동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또 ‘한반도 급변사태’ 대비 훈련이기도 한 ‘키 리졸브’ 군사 훈련의 강도를 낮추는 식으로 북한을 ‘배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여야, 남북 고위급 합의에 일제히 환영
여야는 2월14일 남북이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2월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키로 합의한 데 대해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며 “남북 상호 비방 원칙에도 합의한 만큼 접촉 결과가 상호 이해를 넓히고 신뢰를 견고히 하는 마중물이 돼 남북관계 발전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상봉 행사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며 “관계 당국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상봉단이 안전하게 행사를 마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한정애 대변인 역시 현안 브리핑을 통해 “기쁜 소식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대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끝까지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합의대로 남북이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장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브리핑을 갖고 “한두번의 만남이 이어져 더 넓은 교류와 협력의 문이 열릴 것”이라며 “어렵게 합의된 이번 상봉이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잘 치러져 그동안 막혔던 물꼬를 트고 평화와 통일로 향하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큰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와 남북 모두가 원하고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의 통일을 위해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합의 사항들이 잘 지켜져서 상호 신뢰 속에 대화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전해진 취소 소식에 망연자실했던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2월14일 상봉이 확정됐다는 소식에 “기적 같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로 기쁨을 표했다. 한편 남북이 2월14일 고위급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2월20~25일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당초 정해진 계획에 따라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했다. 정부는 지난 2월5일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대로 2월15일 행사 준비를 위한 선발대를 금강산 현지에 파견, 남북한 최종 상봉 대상자 명단을 교환하고 행사 세부 일정을 조율했다. 상봉 행사는 총 6일 간 2박 3일씩 두 차례로 나뉘어 열렸다. 2월20~22일에는 남측 상봉 대상자들이 북한에 사는 가족을 먼저 만나고, 이어 23~25일 북측 상봉 대상자들이 남한에 사는 가족과 상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는 84명, 북측 대상자는 88명이다. 지난해 9월 당시 확정된 상봉 대상자는 남측이 96명, 북측 100명이었지만 사망이나 건강 악화 등의 이유로 상봉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전체 인원이 줄었다. 상봉자들은 2월19일부터 이동을 시작했다. 1,2차 상봉에 참가하는 남측 이산가족들은 각각 상봉 전날인 2월19일과 22일 강원 속초시 숙소에 모여 방북 교육을 받고 이튿날 오전 8시30분 속초를 출발, 금강산으로 들어갔다. 상봉 첫날에는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하고 둘째날은 ‘개별상봉→ 공동중식→ 실내상봉→ 개별석식’, 마지막 날은 ‘개별조식→ 작별상봉→ 개별중식’ 순으로 각각 진행된다. 귀환은 마지막 날 오후 1시였다. 남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는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정해졌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