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얼도예의 대표인 도예가 이호영은 대한민국 근현대도자기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신 故 이현승 선생의 아들로, 우리나라의 예술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한 높은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아 예술문화명인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황태일 기자 hti@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이어 ‘성남모란민속공예전국대전’에서 평면도자기 청자테이블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는 도예가 이호영은 평면도자기의 아름다움과 새로운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흙, 유약, 불의 조화로 탄생한 태초의 아름다움

▲ 이호영 대표

지난 7월, 도예가 이호영은 갤러리 ‘아트셀시티’에서 작품전 <불의 그림>을 개최했다. 내년 2월 평창올림픽을 기념하여 갤러리 초대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는 다완 60-70여 점과 함께 우윳빛 달항아리, 루비빛 코발트빛의 달항아리 등 20여 점을 포함한 도예가 이호영의 작품 100여점을 선보였다. ‘태초’와 ‘은하수’를 불의 그림으로 구현해낸 이번 전시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다양한 빛깔의 도자기들. 본디 청자나 백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이 일정해야 같은 색깔이 나온다. 그러나 작가는 불의 변화를 통해 색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도자기는 흙과 유약과 불이 만들어내는 조화라고 강조하는 그는 “같은 유약을 칠해 같은 가마에서 때는데, 불을 접하는 위치와 강약에 따라 색깔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면서 “이는 불의 조화라고 할 수밖에 없다. 불도 장작을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탁한 불이 되고, 잘 때면 맑은 불이 된다. 맑은 불보다 탁한 불에서 더 다양한 색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흙과 유약, 불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이루기 위해 작가는 ‘별밤유약’ 혹은 ‘우주유약’이라 일컬어지는 특별 제조한 유약을 사용한다. 그는 “제가 특별 제조한 유약은 밤하늘의 우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사실 우리에게 도예가 이호영은 ‘세계 최초의 평면 도자기’로 더욱 잘 알려진 작가다. 청자부터 시작해 백자 분청 등 해보지 않은 분야가 없는 도예가 이호영은 자신의 도예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평면도자기다. 작가는 “흙을 평판으로 만들어 구우면 오징어 굽듯 말리면서 수축된다. 평평하게 만들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1300도의 열을 가하면 흙이 갈라지고 뒤틀리는데다 색감까지 변하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흙의 선택에서부터 배합의 비율 등에 중점을 두고 실험을 계속한 결과 평면 도자기 개발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웅 이순신의 애국정신을 도자기 벽화로 제작
지난 4월, 남해이순신장군순국공원이 개장했다. 280억 원을 투입해 조성된 공원은 8만 9468㎡의 부지에 20동의 건축물과 6기의 조형 구조물을 포함해 호국 광장과 관음포 광장 2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단연 이호영 도예가가 제작한세계 최대 규모의 분청평면도자기 벽화다. 높이 5미터, 길이 200미터에 달하는 평면도자기 벽화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와 순국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세계 최대 분청 평면도자기와 최대 규모로 제작된 이 작품은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출전한 전투인 노량해전의 내용을 담고 있는 도자기 벽화로 출정, 승리기원, 전투, 순국, 그리고 오늘의 모습을 담고 있는 5개의 장면으로 나뉘어져 있다.

도예가 이호영은 “높이 5m, 길이 220m의 대형 도자기 벽화는 가로, 세로 50cm x 50cm의 평면도자기를 3800여 장을 붙여서 만들었다”면서 “벽화는 5m 높이에 100m, 50m, 16m, 34m 길이의 네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벽화는 90여 차례의 가마 불을 때야 가능했으며 8000여 장의 평면 도자기를 구워야 했다. 평면 도자기 한 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선 1차 소성 후 그림을 그려서 2차 소성을 해야 하는데 22시간씩 두 번을 때야한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폭 넓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성에 도전적인 삶을 지향하는 그는 오늘도 남들이 만들지 않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로 연구와 노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도예가 이호영은 “앞으로도 장구한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의 예술문화가 새롭게 조명되고 전승·발전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데 매진하여 예술인들의 자부심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NM

▲ 남해이순신장군순국공원내에 이호영 도예가가 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분청평면도자기 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