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화훼산업은 1990년부터 수출유망 작목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도 국가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화훼농가에 시설현대화사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최근 몇 년 사이 화훼산업은 수출이 줄어들면서 2010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로 들어섰다. 지난 2015년 수출액은 2,800만달러로 15년 전인 2000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화훼업계 관계자들은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여파, 수출감소와 수입증가도 문제지만 생산비 증가, 유통구조의 문제 등도 화훼산업 위기의 원인이라 지적한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사랑받는 꽃 ‘백합’

▲ 최명식 회장

오늘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국내 화훼산업. 국내외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화훼 수출액은 2015년 기준 2850만달러(한화 320억원 상당)로, 전체 화훼산업 규모의 약 5%를 차지하는데 그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최명식 (사)한국백합생산자중앙회장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2009년 출범한 한국백합생산자중앙회는 농림수산식품부 소관의 사단법인으로  회원간 및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고품질 백합의 안정적 생산, 기술교류, 수급조절 및 시장개척 등을 통하여 생산농업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교섭력을 강화하여 화훼농가소득증대 및 백합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곳이다. 순수 우리말로 ‘나리’인 백합은 수많은 원예용 화초가 있어 튤립속과 함께 원예산업의 보물로 통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종 이상의 백합이 있으며 개량 품종은 3500여 가지가 있으며 매년 다양한 개량 품종이 쏟아지고 있다. 최명식 (사)한국백합생산자중앙회장은 “일본, 대만이 원산지인 백합은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전역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는 꽃”이라며 “이 꽃의 심볼(백합문장)은 프랑스 왕가, 캐나다 퀘벡 주, 이탈리아 피렌체, 독일 비스바덴, 미국 세인트루이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기타 대학교나 수도회, 햄버거 체인 등의 문장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독립기념관 8월15일 ‘백합, 독립을 말하다’ 전시

실제로 유럽에서 흰 백합은 순결의 상징으로 성모마리아와 연관되기도 한다. 흰 백합 외에도 황색, 분홍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상의 백합과 시물이 있으며, 흰색 백합이 대중화된 것은 그 색상과 향 덕분에 원예작물로서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비롯해 음식의 재료 및 향신료로 애용되고 있는 백합의 알뿌리도 약효가 뛰어나다. 기침을 멎게 하고 불안, 초조함, 신경질에 효과가 있으며 불면증을 치료한다. 또한 점액질 수용성 식이섬유 ‘글루코만난’이 풍부해 변비를 해소하고 장을 깨끗이 해주어 성인병 예방 및 치료에 좋다. 최 회장은 “칼륨 함량이 무척 많아 이뇨 작용의 효과가 있어 신장의 노폐물이 제거되고 붓기 증상을 해소한다”면서 “이 외에도 양질의 전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도 감자의 2배 정도로 많다”고 덧붙였다.

향이 좋아 화장품원료로도 각광받는 백합
백합은 꽃,줄기, 뿌리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화장품의 좋은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미백이나 항노화, 아토피용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여드름개선용 화장품으로 곧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백합처럼 깨끗하고 화사하게” 만들어 주는 컨셉으로 백합의 항균기능을 이용한 특수 화장품으로서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백합은 꽃중의 꽃으로 자리매김하며 최근 광복 70주년, 독립기념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꽃으로 표현하는 ‘백합, 독립을 말하다’전시회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다시 한 번 고귀하고 순결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화훼수출의 으뜸작물로 자리매김하다
현재 백합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백합의무자조금대의원총회의 의장, 전국새농민회강원도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최명식 회장은 농업인들의 소득 증대와 국내 화훼산업의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지난 2011년에는 백합수출이 3천3백만불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어 화훼수출의 1등 품목으로 자리매김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최명식 회장은 “백합 수출은 현재 화훼수출의 38%를 점유하여 화훼수출의 으뜸작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2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신장시키며 구근화훼류를 우리농업인의 소득 작물로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이러한 성공을 거듭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백합의무자조금 제도를 도입했을 때에는 농가들 사이에서 많은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의무자조금은 농업인 스스로 농산물의 소비촉진 및 판로확대,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 사업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품목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로 농업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이에 최 회장은 농민들을 한 사람 한사람 설득하고 작목반 별로 여러 차례 간담회를 가지며 농산물 중에서 세번째로 의무자조금도입을 성사시킴으로써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가 백합의무자조금단체로 새로이 거듭날 수 있었다. 최명식 회장은 “백합은 이제 의무자조금이 되었지만 내실을 기하고 백합이 구근류에 포함되기 때문에 농업인이 생산품목을 탄력적으로 재배하므로 구근자조회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어 “백합농업인은 수출작물의 효자작물이지만 최근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꽃 소비 부진 및 가격하락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화훼류를 청탁금지법에서 제외하였으면 한다. 꽃이 국민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고 백합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온 나라를 기름지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