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불과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지역인 수도권에서 여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와 코리아리서치가 서울·경기 유권자 각 700명, 인천 5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핵심 지역인 서울은 민주당 박원순 현 시장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상호 기자 press83@

박원순 시장은 새정치연합 후보로 장하성 고려대 명예교수를 각각 상정한 3자 대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등 누가 나와도 오차범위를 넘는 차이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새정치연합 장하성 교수를 상정한 가상 대결에서 박원순 시장 47.2%, 정몽준 의원 36.3%, 장하성 교수 10.0%으로 박 시장은 정 의원에 9.9%p 앞섰다. 새누리당 후보로 김황식 전 총리를 상정한 대결에서도 박 시장 54.3%, 김 전 총리 28.7%, 장 교수 12.0% 결과가 나왔고, 이혜훈 최고위원을 상정하면 박 시장 59.9%, 이 최고위원 21.1%, 장 교수 12.7%로 박 시장의 우위가 더 커졌다. 새누리당과의 양자대결을 상정할 경우 박 시장의 우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정몽준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박 시장 56.6%, 정 의원 38.8%였고, 김 전 총리와의 대결에서도 박 시장 62.0%, 김 전 총리 32.1%로 큰 격차가 났다.

▲ 학교밖 배움터 대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 연대는 민심에 순응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월25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론되는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 “연대라는 것은 민심에 순응하면 되지 욕심을 부리거나 정략적인 일을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행동’ 조찬포럼에 참석, 야권연대에 관한 질문에 “연대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고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도 물론 생각이야 있지만 생각대로 안 되는 게 정치”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의 고사성어, ‘수가재주역가복주(水可載舟亦可覆舟)’를 언급하며 “물이라는 것이 결국은 시민들이고 시민들의 마음”이라며 “거기에 충실 하는 것이 중요하지, 나머지는 고려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선거까지 100일 정도 남았는데 이 기간도 어떻게 보면 긴 기간일 수도 있는 것 같다”며 “이 판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제가 추진할 것들을 다 하려면 2년 8개월로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도 했는데 이를 두고 일희일비하면 정신적으로 괴롭고 서울시정이 불안할 수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나게 일하면 시민들이 알아서 다 판단하실 것”이라며 “앞으로 연대를 어떻게 할지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여러분들이 도와주시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박 시장은 새누리당에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요새는 여론조사나 상대 당 쪽에서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 그런 데 관심이 별로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소통의 기술 알려주는 <경청>출간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통의 기술에 대해 알려주는 책 <경청>을 출간했다. ‘박원순의 대한민국 소통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에서 박 시장은 평소 서울시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키워드인 경청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 시장은 사람에게 흔히 귀가 두 개이기 때문에 말이 들린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귀도 떠야 제대로 들린다고 강조한다. 남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 귀를 번쩍 뜨는 행위가 바로 경청이라는 것. 박 시장은 책에서 “눈에 보이는 불은 물로 끄지만 마음의 불은 소통으로 끈다”면서 현대 사회야말로 경청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하면서 경청이 중요한 이유는 서로 행복해지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통을 하기 위한 ‘경청 10원칙’으로 말을 음미하라, 경청을 제도화하라, 편견 없이 들어라, 효율적으로 들어라, 반대자의 의견을 들어라, 두려워하지 말고 그들의 가운데로 들어가라, 신뢰를 얻기 위해 때로는 용서를 빌어라, 절실하게 들어라, 말하는 사람을 신뢰하라, 말하는 것 이상을 들어라 등을 제안했다. 이 같은 경청의 기술을 통해 박 시장은 마곡지구 개발사업, 구로 G밸리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시정을 원활히 펼친 사례를 세세히 밝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또 서울시청 앞 귀 모양의 조각을 한 시민이 자동차로 들이받아 파괴하자 조각을 보수하지 말고 그대로 두어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자는 결정을 내린 일화도 감동을 전해준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