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 예초 정정순 작가

 당신을 사랑한 적도
 미워한 적도 없지만
 당신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늘 웃음 답 이었고
 당신과 나 사이
 물 위에 떠 있는 한 조각의 배처럼
 친구로만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 사랑은 숨죽인 채
 늘 건널목만 지키며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없는 착한 친구

 뼈대 없는 우스갯소리 하면서
 넉넉한 마음으로
 소주 한잔 하는
 당신은 아주 편한 친구일 뿐입니다.

    외로움

 낙엽이 흩날리면
 나를 추스릴 수 없어
 산기슭으로 달려갑니다

 나는 낙엽을 바라보며
 외로운 한 마리 새가 되어
 먼 하늘을 날아 봅니다

 무엇이 못 견디게 외로운가
 바람타고 흩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며

 외로움 강을 넘어
 삶의 의미를 달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