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홍은앙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홍 작가는 공간과 형상의 절묘한 조화, 풍부한 색채감, 유니크한 작품 구성력으로 화단 내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 화단에서는 그를 두고 ‘천경자 화백의 뒤를 잇는 한국의 대표적 작가’로 일컫는다.

▲ 홍은앙 작가는 공간과 형상의 절묘한 조화, 풍부한 색채감, 유니크한 작품 구성력으로 화단 내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추상성을 표출하며 멜랑꼴리의 미학을 펼치고 있는 작가 홍은앙. 그는 섬세한 감수성과 감각적 조형언어로 독자적 화풍을 구축해 미술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화려한 빛의 도시 야경을 화폭에 담아 관객을 매혹시키고 있는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아시안국제비지니스센터에 상시 작품 전시
아시안국제비지니스센터에 상시 100점이 전시된 작가 홍은앙의 작품은 사실적 재현과 함께 비교적 정제된 표현의 전달로 나타나며 이는 삶을 관조할 수 있는 그의 내적인 해방에의 욕구를 진지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우리에게 전달한다. 지난 2008년 열렸던 그의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포도그림 등에서 나타나는 공간과 형상의 절묘한 조화로 자신만의 독자적 세계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자신의 조형언어를 작품 안에 간직하고 행하고자 노력해온 그는 삶의 연륜과 경험의 성숙에 비추어 볼 때 늘 기대치 이상의 좋은 작품을 보여주었다. 작가 홍은앙의 화면은 서정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이 돋보이며, 강렬한 붓터치로 이미지화해 관객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들인다. 특히 그의 화폭에는 스토리가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움, 사랑, 행복, 희망, 고독, 배반 등 인간의 복합적인 감성이 작품 속에 배어 있으며, 고독한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작가 내면의 울림은 빛의 멜로디로 치환된다. 이는 대상으로서의 도시 야경이 아닌, 감정이입의 대상으로 취하고 포옹한 작가의 흔적이다.

또 단순히 주어진 조건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탈피하여, 자신의 시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조형세계를 창출하려는 그의 강한 의지이기도 하다. 그림만 그리기도 바빠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다는 작가는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 욕심도 많다. 덕분에 포도, 꽃, 홍콩 야경, 파도, 여명 등 그림 소재의 폭도 넓다. 또 기법도 구분 없이 마음과 손이 가는대로 구상에서 비구상, 추상에서 반추상까지, 재료도 아크릴과 유화, 크로키까지 넘나든다. 작가 홍은앙은 “그릴 수 있는 모든 걸 다 그리고 싶어요. 한 가지만 하는 건 성이 차지 않아서 다양하게 접해보고 경험하고 싶어요”라며 “그 중에서 나에게 맞는 걸 찾고 싶기 때문이죠. 오히려 구상보다 비구상이 더 쉽게 다가와요. 구상은 세밀한 부분까지도 다뤄야 하는 점이 있지만 비구상에 더 많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뛰어난 실력과 노력으로 주목받는 여류화가로 자리매김
어릴 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던 작가 홍은앙은 결혼 후 남편의 격려로 붓을 들었다. 미술을 시작한 후 짧은 기간 동안 작가는 뜨거운 열정으로 실력이 일취월장했으며 꾸준한 연습과 개인전을 통해 주목받는 여류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결혼 후 독일에서 7년 간 생활하고 가족들과 유럽 등 세계여행을 다니며 보고 듣고 경험했던 다양한 작품과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시각은 그가 작품 활동을 하는데 밑거름이 되어 현재의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때로는 예술을 통해 삶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가치관을 느낄 때 더욱 넓은 시야로 관조할 수 있도록 소박한 여유를 가져봅니다.

독일에서 오랜 생활들에 익숙하듯이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들을 정직하게 받아들이자 했기에 그림을 그린다는 일은 언제나 또 하나의 즐거운 고통이었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작가에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일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또 하나의 긴 여정이기도 했다. 현장 사생을 통한 한국의 서정적 풍경을 화폭에 담는 것은 물론 마음가는대로 구상과 추상의 구분 없이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나혜석미술대전, 경향신문미술대전,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등 수많은 공모전에서 입상했으며, 지난 2008년 열린 제1회 서울미술관미술대전 서양화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의 그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현재 분당과 판교에서 갤러리앙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그림에 정답은 없어요. 내가 좋으면 그게 좋은 거죠. 작가든 관람자든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좋으면 그걸로 돼요”라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은 지치지 않고 기쁨으로 해나가는 일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해요. 취미로 시작하건, 전문 미술 작가를 꿈꾸건 인생의 행복은 종착역이 아닌 과정이라고 한다면 열정이 있는 한 미술활동의 행복이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있어요”라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