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작동할 수 있는 진단기기로 최근 ‘제2의 청진기’라고도 불리는 초음파 진단기기는 초음파가 생체 조직에 따라 반사되는 정도가 달라지는 점을 활용해 환자 상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방사선 노출이 없어 인체에 무해하고, 심장, 복부, 산부인과 진단을 비롯해 혈관의 구조와 혈류 상태 진단 등 넓은 범위에 사용된다.

이종서 기자 jslee@

▲ 류정원 대표는 “앞으로 초음파 진단 기기뿐만 아니라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 글로벌 리더로 발전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초음파 진단기기의 세계 시장규모는 약 44억달러(약 4조원)이며, 국내 시장규모는 약 808억원(2011년 기준)으로 2015년에는 89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은 성숙기 시장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휴대용 제품과 무선형 제품 등 새로운 제품들의 출시로 성장률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치료의 효율성 높이고자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 제작
최근 작고 가벼운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기 개발에 성공한 (주)힐세리온이 주목을 받고 있다. 힐세리온은 무선 초음파 진단기기와 응용프로그램으로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초음파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영상의료 장비 중 초음파 진단기기는 통증 없이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고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초음파 진단기기는 의료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중요성이 더욱 증가되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질병의 조기 진단 검사 등에 있어 사용 범위를 넓혀 가는 추세다. 그러나 워낙 고가인데다 크기도 커서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려면 여간 불편하지 않다. 이에 류정원 (주)힐세리온 대표는 기존 초음파 진단기기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무선 초음파진단기기 제작에 뛰어들었다. 또 가천대 길병원·가천대학교와 MOU를 체결함으로써 모바일 무선 초음파 개발을 지원, 산학 협동 연구를 통한 의료 서비스 향상, 공동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성과 기술력으로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8억원 투자유치 성공
류정원 대표는 “기존 초음파 진단기기는 약 135kg으로 이동성이 낮고 가격적인 부담으로 인해 도입이 어렵다”면서 “또한 세계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의 71%를 외산 초음파 진단기기 회사들이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Top3 업체의 점유율이 약 55%를 차지해 시장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모바일 의료기기 시장의 급속한 성장 추이가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힐세리온이 개발한 포켓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기는 유선 대신 무선 방식으로 휴대가 간편하다.

▲ 가천대 길병원·가천대학교와 MOU를 체결한 (주)힐세리온 류정원 대표(가운데)

초음파 해상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진료용으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가격이 기존 제품에 비해 10-20%정도 수준에 그쳐 정식 출시 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작년에 마젤란투자기술, 엠벤처, 소프트뱅크벤처스, 그리고 길병원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성과를 거뒀다. 투자를 담당한 소프트뱅크벤처스의 김동환 수석심사역은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 분야는 1960년대 후반부터 형성돼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완만하게 성장해온 시장”이라며 “그러나 힐세리온은 스마트기기의 등장으로 인한 휴대성과 사용 용이성에 착안해 초소형 사이즈의 제품을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해냄으로써 스마트시장을 혁신해 나가고자 하는 도전의지가 충만한 기업이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IT기술과 의학지식, 그리고 도전정신 등을 모두 갖춘 혁신리더
학부에서 물리학,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의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류정원 대표는 지난 2006년 우주인 선발대회에서 최종 10인에 선정되는 등 IT기술과 의학지식, 그리고 도전정신 등을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설립된 힐세리온은 사업기간은 짧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작년 투자유치에도 성공한 힐세리온은 중기청이 주관한 2012년도 창업경진대회에서 실전창업리그 대상팀으로 선정되었다. 지난번 수상은 ‘실전창업리그-슈퍼스타V’라는 주제로 열린 대회에서 6개월 동안 1500개 기업과 자웅을 겨룬 끝에 얻은 결과다. 현재 힐세리온은 벤처캐피탈 및 길병원의 투자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이나 패드, 태블릿 등을 활용한 초소형 초음파진단기기의 양산에 전념하고 있다.

중기청 주관 창업경진대회 '2012 실전창업리그-슈퍼스타V' 대상 수상
이를 바탕으로 국제 의료기기 인증을 거쳐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 중기청 주관으로 2012년도 창업경진대회 ‘실전창업리그-슈퍼스타V’에서 대상 수상

아울러 힐세리온은 게이츠&멜린다 재단이 후원 중인 모성 사망 줄이기 캠페인, 현장 진료 인력 교육 프로그램인 ECHO 프로젝트, 국제기구 연계 등 국제적인 코즈 마케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류정원 대표는 “경제적 문제로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에 현장 진료용으로도 보급해 생명을 살리는데 일조하고 싶다”며 “앞으로 초음파 진단 기기뿐만 아니라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 글로벌 리더로 발전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