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1년을 맞은 가운데 전국 성인의 54%가 직무 수행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한국갤럽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질문한 결과, 54%는 긍정 평가했고 35%는 부정 평가했으며 11%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6%).

황인상 기자 his@

▲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655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외교/국제 관계'(17%),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14%), '열심히 한다/노력한다'(11%), '대북/안보 정책'(8%), '전반적으로 잘한다'(8%) 순으로 나타났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416명)는 부정 평가 이유로 '소통 미흡'(18%)을 가장 많이 들었고, '공약 실천 미흡/공약에 대한 입장 바뀜'(13%),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1%), '독단적'(8%), '국정원 문제(대선개입/대화록)'(8%) 등을 지적했다.

외치와 위기관리에서 긍정적 평가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취임 1년간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온화한 여성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외교안보 등 ‘외치’와 북한 도발 등 ‘위기관리’에서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와 원전 부품비리 등 대내외 악재가 터질 때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원칙과 뚝심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논란, 여야 갈등, 이념 대립 등 험난한 정치 지형 속에서 박 대통령이 안정적인 국정 지지도를 얻는 힘이 되기도 했다. 내치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민생을 생각하며 외교안보 현안을 잘 관리하고 원칙을 중시했다”는 점만큼은 박근혜정부 1년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외교안보 부문에서 박 대통령은 미국 중국을 잇달아 방문하며 상호 신뢰 관계를 획기적으로 넓히는 중대 계기를 마련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는 확고한 신뢰를 기초로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로 업그레이드했다. 양 정상은 이를 ‘린치핀(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바퀴축에 꽂는 핀)’이라고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6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무려 7시간30분 동안 정상회담·오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만나 굳건한 신뢰와 우의를 다졌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에 대해 시진핑 주석에게 ‘북핵 불용’이라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에서 가장 강력하고 일치된 인식을 공유했다. 정치인 시절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를 비켜가지 않고 위기의 본질을 시정하려 했던 그의 원칙은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위협에서 빛을 발하기도 했다. 그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고위 당국자 회담 논의 때 양국 수석대표 직급을 두고 이른바 ‘격(格) 논쟁’을 일으켜 ‘협상의 판을 깨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걱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을 상대로 한 치 양보 없는 줄다리기 협상은 지난 8월 마침내 남북 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상화를 위한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부조리에 메스를 대는 박 대통령 특유의 리더십은 집권 2년차인 2014년 원전비리 척결과 공기업 비리, 방만경영 부문 등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민생 안정시키고 국가적 역량 집중해 나갈 것
박근혜 대통령이 “힘차에 달리는 말의 해를 맞이해 활력이 넘치고 희망이 샘솟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새해에는 반드시 국민 여러분들 삶에 활력과 희망이 넘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한 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신뢰와 믿음을 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 그 신뢰와 바탕 위에서 희망과 변화의 싹을 틔워낼 수 있었다”며 “새해에는 그 변화와 결실을 맺어 국민 한 분 한 분의 생활이 좀 더 풍족해지고 행복한 삶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경기회복의 불씨를 반드시 살려내 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서는 빈틈없는 안보태세와 위기관리체제를 확고히 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면서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과거 우리 사회 곳곳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정상화 개혁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변화의 미래를 열어 가는 길에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