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오늘날 글로벌 톱5 자동차 브랜드가 되기까지는 정 회장의 품질경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는 품질과는 거리가 있는 브랜드였다.

황인상 기자 his@

▲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세계 각 국 시장에서 드러난 잔고장과 정비망 부족 등의 ‘미흡한 품질’은 현대차를 “그저 그런 차”로만 인식하게 만들었다.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현대차의 이미지는 이대로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품질최우선 경영으로 글로벌 시장 성공적 진출
1999년 취임한 정몽구 회장은 ‘품질 최우선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증가는 물론 본인이 직접 모든 현장에 출동해 부품 하나하나를 낱낱이 훑어보는 수고마저 아끼지 않았다. 2002년 6월 현대차 연구진은 전장부품 때문에 엔진이 멈춰서는 결함을 발견했다. 이미 부품업체 등이 생산과정에서 모든 검사를 마쳤기 때문에 뚜렷한 원인을 알기 힘든 상황이었다. 보고를 받은 정 회장은 자동차 모든 부품을 일일이 검사할 수 있는 ‘전수검사 시스템’을 1000억원 이상 들여 회사 모든 공장에 장착하라고 지시했다. 이때부터 현대차는 전장부품의 결함은 물론 사소한 불량까지도 잡아낼 수 있었다. 현대차의 품질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조직안팎에서 정 회장의 품질에 대한 집착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량이나 개선점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까지 보고를 받고 직접 달려가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일상적인 업무가 돼버렸다. 그가 현대차의 수장이 된 이후부터 ‘품질’은 매년 빠지지 않는 화두가 되고 있다.
1999년 정 회장은 생산·영업·애프터서비스 등 부문별로 나누어져 품질 기능을 묶어 ‘품질총괄본부’를 구성했다. 매달 두 번씩 그가 직접 나서 회의를 주재하면서, 임원들을 질책하고 독려하는 일도 늘었다. 하지만 성과는 분명히 나오기 시작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 속도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히 판매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고객에게 제공했던 인센티브를 줄이는 등 ‘제값 받기’가 동반됐기에 현대차의 성장은 더욱 빛을 발했다. 2005년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 현대차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현재까지 현대차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현대차의 발전은 속도위반 딱지를 뗄 정도”라며 “정몽구 회장의 품질, 기술 중심 전략과 꾸준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도 “현대차가 비약적인 품질 혁신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자동차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정 회장은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 행사를 통해 “세계 명차와 당당히 경쟁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경쟁상대로는 BMW, 벤츠의 플래그십 차량을 제시했다. 과거 미국, 일본브랜드를 제쳤다면 이제는 독일브랜드까지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의 표출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정 회장의 품질혁명을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다. 각국의 자동차 브랜드와 소비자들도 정 회장과 현대차를 주시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 배당금 작년보다 5억 6987만원 더 받아

▲ 현대차그룹은 고급 소재(특수강, 철 분말)를 개발해 현대·기아차의 품질 경쟁력 상승을 기대하고 있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이사회의 결산배당에 따라 222억2200만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지난 1월 23일 현대차는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950원, 종류주식 2050원의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8조3155억원)이 2012년 보다 1.5%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액(87조3076억원)이 3.4% 증가해 보통주에 대한 배당금을 50원 늘렸다. 결산배당으로 지급되는 배당금은 모두 5344억900만원이며, 현대차 주식 1139만5859주(5.17%)를 보유한 정몽구 회장은 모두 22억2200만원의 배당을 받는다. 이는 지난해 216억5213만원보다 5억6987만원 많은 액수다. 지난해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1900원의 현금배당을 해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200억원이 넘는 216억여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 2012년에는 199억원을 받았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보통주 6445주와 우선주 298주를 보유하고 있어 1300만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445주, 398주를 가지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은 363만3650원의 배당을 받는데 그치며, 삼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와 그의 배우자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은 각각 보통주 3125주, 우선주 298주와 보통주 7000주 보유해 670만4650만원과 1365만원의 배당금이 지급된다.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4578만2023주(20.78%)을 갖고 있어 모두 892억7500만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