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보다 사포닌 성분이 풍부한 황칠은 학명도 덴드로 파낙스(Dendro-panax), 즉 나무 인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 일부 지역, 서남해안에서 주로 자라는 귀한 나무로 우리나라 고유의 수종이다.

황태일 기자 hti@

황칠은 오래전부터 황금빛 천연 도료로서 생산량이 매우 적어 황실, 왕실에서나 사용했다.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가 황칠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져오고 있고, 다산 정약용은 황칠나무를 우리나라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옛 문헌상의 약리효과기록 등을 토대로 다양한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면서 황칠나무의 효능이 증명되기도 했다. 건강기능식품 원료화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고, 순수한 황칠나무를 비롯한 황칠진액, 황칠환, 황칠차 등 여러 황질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황칠의 세계화 위해 ‘세계황칠축제’ 추진

▲ 이근식 이사장

이근식 서남해안황칠협동조합(이하 서황협) 이사장은 오랜 시간 효과와 효능을 입증해온 황칠나무를 천연건강식품으로 가공해 보급해온 인물이다. 국내 최초의 황칠 협동조합인 서황협은 전국 황칠나무의 99% 이상을 재배하는 전남 7개 지부와 제주·서귀포 1개 지부 등 전국 8개 지부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이근식 이사장에 의하면 마구잡이 벌목으로 우리나라에 거의 멸종위기에 처했던 황칠나무는 전라남도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10여년 전부터 복원이 본격화됐다. 이에 전라남도는 산림자원연구소와 천연자원연구원을 통해 여수·순천·벌교·해남·장흥 서남해안 해안지역과 완도·보길도·흑산도·추자도 등 섬 일대 황칠나무 자생지를 파악, 보호하는 노력을 전개해오고 있다.

서황협은 전남도의 이러한 노력에 한발 더 나아가 황칠나무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제1회 세계 황칠포럼 및 황칠문학 발기인 대회’도 개최했다. 또한 희소성과 정제방법의 어려움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접근성이 높은 황칠나무를 직접 보고, 만지고,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세계황칠축제’의 개최도 준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이근식 이사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차박람회’에 참가하며 황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첫 걸음을 떼었다. 또한 현재 조합원 6.000여 명 정도 되는 ‘세계황칠조직위원회’를 구성, ‘세계황칠축제’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장보고황칠문학 2차 임시총회도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장보고 황칠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황칠을 일반인에게 문학으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장편소설, 단편소설, 수필문학에 문학상을 제정하여, 추후 발간 예정인 <황칠나무처럼>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장보고황칠문학 예술부문에도 많은 양을 할애하여 순수문화종합교양지의 성격을 띤 최초의 문예지가 되도록 노력하고, 이근식 이사장은 이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근식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황칠(黃漆)’이라는 시를 통해 궁복산에 가득한 황칠나무와 채취량이 적은 황칠의 소중함을 후세에 전한 기록도 있다”면서 “황칠의 중요함을 문학을 통해 널리 알려보자는 취지로 ‘세계황칠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칠의 우수성 알리기 위해 총력 기울여
출범 이후 황칠 대중화와 발전을 선도해온 서황협은 저온추출과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공법으로 가공의 전문성을 도모해왔다. 황칠 고유의 지표물질과 유효성분을 최적화시킨 100% 발효순액을 직접 제조해 장보고발효황칠순액골드, 장보고발효황칠Q, 장보고발효황칠보단 등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을 선보여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서황협. 자체 연구뿐만 아니라, 전남대학교 등의 전문기관, 단체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으며 끊임없는 노력을 거듭해온 서황협은 현재 30여명에 이르는 박사급 자문 위원들을 두고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국내 최초의 미생물을 이용한 황칠 발효액 연구로 벤처인증도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ISO 인증을 획득하며 수출이나 기업 간 거래에도 원활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제품 가치를 향상시키는 토대를 마련하는 등 기술 개발 및 수출 산업 육성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천시 여성단체 협의회장, 16개 여성단체와 희망나눔 협약식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황협은 희망나눔을 추진하고 개발하며 제천시 여성단체는 홍보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이근식 이사장은 “이번 협약은 만년의 신비 장보고황칠을 좋은 제품으로 승화할 수 있게 만들자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어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식물자원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황칠나무는 우선적인 토종자원화가 가능한 작물”이라며 “한방은 물론 양방에서의 임상학 검증을 통해 황칠의 우수성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