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옥 전주 상산고등학교장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해 9월 상산고등학교장으로 부임한 박삼옥 교장은 세계적인 연구와 학술활동으로 국내 지리학계에 학술적 기여는 물론, 세계지리학계에 한국을 알리고 학문적 위상을 고취시키며 세계 지리학계의 발전을 선도해왔다.

▲ 서울대학교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전국 국공립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협의회장, 서울대학교 최종의결기구인 평의원회 의장을 역임한 박삼옥 교장

전주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으로 유명한 홍성대 이사장이 1981년 창학한 전주의 명문 사학이다. ‘웅지, 성실, 탐구, 합리’를 교훈으로 하는 상산고는 대학입시에서도 큰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2002년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한 이후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여 지방 사학의 한계를 극복하며, 급성장을 거듭해온 상산고는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국내 주요 3개 대학에 진학하며, 30%가 넘는 졸업생이 의·치대에 진학하는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율적이고 유연한 교육과정에 초점 맞춰
박삼옥 상산고등학교장이 내로라하는 대학총장자리를 마다하고 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주변에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박삼옥 교장은 서울대 평의원회 의장으로 일하던 4년여 동안 학부강의를 거의 못하다가 정년퇴임 후 명예교수로 강의를 할 때, “수강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고교교육에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홍성대 이사장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고 말한다”. 이어 “똑똑한 학생들이라 하는 서울대 학생들도 토론수업을 어려워했다. 웹에 올려놓은 자료에 대한 토론은 곧잘 적응하지만 책상 앞에서는 어려워했다”면서 “교육에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토론은 창의적인 발상을 끌어올리는 측면 뿐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교에서 잘 배워야 대학교육도 발전하고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가 양성되어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 교육자로서의 길이 대학에만 있는 게 아니다”고 배경을 밝혔다. 박삼옥 교장은 상산고에 부임 후 자율적이고 유연한 교육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건학 이념에 따라 지성과 덕성, 야성이 조화된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양서읽기, 과제연구, 명사초청특강, 문화체험활동, 수련활동 등 전인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생선택의 기회도 확대했다. 자율과 창의가 숨 쉬는 학교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심화-보충형 교과 특강, 상시 질문-응답 체제 구축으로 학습능력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자치기구 활동의 자율권 확대로 학생의 자치능력을 신장하고, 관심과 흥미에 따라 동아리, 소그룹, 스터디그룹, 지역사회 초등생 멘토 활동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교장과 학생과의 대화” 등 자유로운 토론과 논의를 통한 민주시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학업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정규수업 이외에 특강이 진행되는데, 방과 후와 방학 기간 중에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 박삼옥 교장은 “특강을 원치 않으면 학기 중 방과 후는 자율학습을 하고, 방학기간에는 학교 또는 자택에서 자유로운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주말에는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며 축구, 농구, 배드민턴, 요가, 스포츠댄스, 넷볼, 등산, 볼링, 수영, 스쿼시 등 다양한 종목을 선택하여 활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1시간 30분의 긴 점심시간과 주말을 이용하여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개성 신장을 돕고, 건전한 취미생활을 장려하며, 집단 활동을 통한 민주적 생활태도를 기르고자 학생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상산고는 또한 교과과정에서 균형 잡힌 교육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균형 있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하여 전국에서 농어촌 학생들과 탈북학생 등 어렵지만 공부할 의지가 있는 학생들을 특별전형으로 모집하여 지도하기도 한다. 이들을 단순히 입학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 개별적인 보충지도 등 특별한 교육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이들은 이미 서울대 등 명문대에 들어가서 꿈을 이루어가고 있기도 하다.

전북지역의 인재 양성 위해 총력 기울이다

▲ 전주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으로 유명한 홍성대 이사장이 1981년 창학한 전주의 명문 사학이다

서울대학교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전국 국공립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협의회장, 서울대학교 최종의결기구인 평의원회 의장을 역임한 박삼옥 교장은 한국에서 취약했던 경제지리학의 영역을 개척하고 사회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국가 석학으로 선임되었다. 이제 전주 상산고에 교장으로 부임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박삼옥 교장. 그는 평생에 걸쳐 경제지리학을 연구해온 그간의 활동과 대외적 네트워크를 모두 활용해 전북지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전북지역에 선진교육을 도입, 경제적 수요를 창출해내겠다는 그는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균형 잡힌 교육을 통해 인류에 공헌하는 인재로 키워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부모의 요구대로만 살아가는 게 아닌, 자신의 길을 설계해 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개성을 살려 미래의 진로를 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부모와도 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대화와 설득을 통해 진로는 아이의 재능을 가장 잘 아는 담임과 상의 결정하도록 하려 한다. 대입 실적에만 몰두하지 않고 아이들이 먼 장래를 내다보고 큰 꿈을 이루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큰 기쁨은 없다. 명문사학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함께 상산고가 세계적인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