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자본도 없고, 기술도 없던 우리가 오늘날과 같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온 국민의 뜨거운 교육열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육의 질이 미래 삶의 질과 동일시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황인상 기자 his@

▲ 이대영 교장

교육자란 선생의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선생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기능인이나 직업인이 아니다. 적어도 교육자라는 이름에는 성직자나 사회의 책임 있는 어른의 지위에 걸맞은 순수하고 신성한 무엇이 있으므로 사회는 교육자들이 교육자의 길에 놓여 있는 성스러운 사명의식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 주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 교육에 대한 무한책임을 느끼며 교육자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여전한 지지와 신뢰를 보내주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오늘이다.

교육 행정의 요직 거쳐 교단으로 돌아가다
요즘처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교육다운 교육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자의 품성에 사람에 대한 예의, 더불어 사는 유쾌한 관계를 형성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소중함은 아주 기초적인 덕목이다. 때문에 지난해 3월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을 마치고 서초고등학교장으로 부임한 이대영 교장의 행보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대영 서초고등학교장은 평교사 신분으로 서울의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감 권한대행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난 2011년부터 서울시 부교육감으로 재직하던 중 곽노현 교육감이 구속되자 두 차례나 권한대행을 맡아 혼란에 빠질 뻔 했던 서울 교육을 지켜내기도 했다. 지난 20여 년간 서울지역 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친 그는 교사시절 EBS스타강사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2001년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 장학사와 학교혁신팀장, 공보담당장학관으로 근무한 그는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 홍보담당관, 대변인, 2011년 10월부터는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이후 교육감 권한대행에 이르기까지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교육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그는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시절 충분한 논의와 각계각층의 사회적 합의를 중시해 교육정책에 상호공조와 협력을 이끌어내는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행정과 현장 교육자로서 평생을 바쳐왔던 그가 교육감 권한대행을 마치고 교단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교육행정의 요직을 거친 인물들은 더 높은 위치에 오르고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이었기 때문. 이대영 교장은 “교육에 대한 해법은 학교 현장에 있다. 학교장 책임 하에 학교가 운영되도록 각종 교육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교육감 한 사람이 자신만의 소신이나 철학을 내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한 사람의 의지로 서울교육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모든 구성원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서울교육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학교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에서 지시하고 강요하는 행정이 최소화 되어야 한다. 조금 늦더라도 학교장을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서로 의견을 모아가며 학교가 운영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지원, 조장하는 역할이 커져야한다.” 실제로 서초고에는 그가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교원, 학부모, 동창, 지역인사로 구성된 발전협의회가 학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생활 속 나라사랑 교육 실천
교육행정의 요직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교단으로 돌아온 이대영 교장은 인성교육과 진로진학지도 등을 ‘서초교육’의 핵심 목표로 삼고 관련 사업을 추진 해왔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진로진학정보임을 설문조사를 통해 간파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를 초빙하여 학부모, 교사 그리고 학생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부모에게는 큰 만족도와 함께 약 3억원의 사교육비를 절감해준 것으로 평가되었다. 다른 학교에서는 시행된 적이 없는 혁신적인 학교운영의 한 사례로 평가되며, 11회 운영된 학부모 프로그램에는 관내 중학교와 타 고등학교 학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의 벽을 허물어 버렸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와 MOU를 체결, 우수 교육프로그램을 교류하고 학생들의 교육력을 높여 바른 인성을 함양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어 지난 12월에는 필리핀 마리키나교육청과의 협약을 체결, 국제교육 활성화를 위해 상호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사이버상에서 교육 콘텐츠를 상호 이용하는 등 글로벌화 된 교육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교육기회를 확대해 나가게 된다. U-Learning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 유비쿼터스 학습환경 설치, 국제교육협력을 위한 자원활용, 교환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의 사업을 함께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서초고는 학생들에게 생활 속 나라사랑 교육도 실천 중이다. 학교현관에 독도 실영상 중계기를 설치하고 교사건물 벽면에 나라사랑 걸개그림을 설치했으며 국내 최초로 학교 내에 위안부 소녀상을 건립하기도 했다. 또 관련 시화전을 열어 입상한 학생 작품을 기념우표 및 관제엽서로 발행했으며, 학생 및 교직원이 모은 성금과 위안부 소녀상 기념 우표 발행으로 모은 성금은 (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전달했다. 또한 독도 및 위안부관련 영화제작 참여 제안이 들어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사)미래희망기구와 업무협약을 체결, 국내외 빈곤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할동과 국내 청소년들의 글로벌 리더십 향상을 위한 교육활동 관련 정보를 서로 교류하고 봉사활동 및 봉사지원 프로그램과 연관된 제반사항에 대해 지원하며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 협력하게 되었다. 이대영 교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학생들이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를 가져 자신이 가진 행복을 남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학생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나라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나라사랑 인류사랑’ 교육을 계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