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어디에나 있다. 예술이란 것은 도처에 살고 있고 수시로 출몰하며 유령처럼 배회하고 사람들의 삶에, 감각에 너무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런데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 예술이란 자신이 만든 양식도 버리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작업이다는 양태석 화백.

많은 사람들이 예술이란 것이 특정한 소재를 특정한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라는 막연한 상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반드시 아름다운 것이라고 확신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예술은 정해진 소재를 동일한 방식으로 재현하거나 아름다움이란 것을 강박적으로 구현하는 그 어떤 것이 결코 아니다.

한국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작품세계 구축
한국 화단의 ‘화수(畵隨)’로 불리는 청계 양태석 화백은 화가이자 수필가로 지난 50여 년간의 화력과 함께 <경험의 산책 생각의 바다>, <화필에 머문 시간들> 등 총 13여 권의 저서를 출간한 원로 화가로, 한국 미술계의 큰 대들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붓과 함께 즐거움으로 작업하며 완성된 작품을 마주할 때는 행복으로, 또한 각고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양태석 화백은 장수, 부귀, 행복, 평화 등을 주제로 인간의 근원적인 염원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화려한 오방색을 이용해 강렬하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한 그는 한국의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작품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부귀’ ‘장수’ ‘행복’ ‘사랑’ ‘평화’ 등의 명제는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기원적 의미와 무관하지 않다. 즉 그림을 통해 자연의 진면목을 이해하게 되고,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양 화백이 자연을 제재로 작업을 하는 것도 자연이 내포하고 있는 생명의 아름다움 및 존귀함에 대한 절대적인 동의에서 비롯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신의 작품이 기원의 부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남 산청출생으로 일찍부터 미술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며 세간의 이목을 받았던 양태석 화백은 경남 최초 국전 특선의 영예를 안으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해냈다. 이후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공간과 자기만의 차별화된 작업스타일을 구축하고자 노력해왔던 양 화백은 전통회화의 창조적 모색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 평화

특히 그의 작업은 필묵의 운용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여백의 대비를 통해 화면을 구축, 정적인 함축미와 절제미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유려한 필선과 격조 높은 화면은 양태석 화백만의 차별화되고 주관화된 내면을 드러내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현대 한국화의 실험적 양태와는 또 다른 고전적 심미관의 발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오방색을 주색으로 사용하고 주제를 행복, 장수, 부귀 등의 의미를 담는 작품을 창작함으로써 소박함과 걸출한 멋으로 오랫동안 집에 걸어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작품을 표방함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편안함과 행복감을 전달한다.

한국 미술의 활성화에 부단한 노력 기울여

▲ 부귀,장수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화풍으로 담아내 세인들의 가슴에 조용한 감동을 일깨워주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양태석 화백은 화단에 입문해 도를 구하듯 끊임없는 고뇌와 인내, 창작의 열정으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펼쳐왔다. 인사동에 위치한 상록갤러리도 양태석 화백이 작품 활동을 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전문 작가의 입장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기존 상업 화랑과 차별화된 곳이다. 특히 양 화백은 상록갤러리를 통해 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 작품의 회화성과 장래성을 고려해 구입·판매하고,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전시·판매하면서 미술애호가들이 안심하고 수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근 후학양성에도 힘써 수많은 문하생을 배출하고 있는 그는 국전특선과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한국산수화회장, 한국미협, 삼원미협, 종로미협, 해청미술관 고문으로서 한국미술의 활성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화가인 동시에 문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화가로서 삶과 글을 쓰면서 지냈던 문인의 삶은 행복 그 자체다. 작가는 혼이 배어 있고 인격과 성품이 담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가만의 독자적인 시각과 감성의 표현 양식을 가져야 진정한 예술이 창조될 수 있다. 지난 50여 년에 걸친 화업은 문학적 테크닉과 회화의 상상력을 극대화해 한국화와 서양화의 기교를 한 화면에 일치시키는 조화로운 세계로의 도전이었다”며 “예술이란 자신이 만든 양식도 버리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작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예술은 창작이다. 앞으로도 변화와 창조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미술문화의 세계화를 이루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