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핍박, 그리고 학정으로 망국의 한을 품고 조국을 떠나야 했던 고려인들, 그들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민의 역사를 이어가며, 고려인 후손이라는 자긍심 하나로 조국을 기다리며, 어떤 때는 고려인의 운명을 저주하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조국을 원망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안상호 기자 press83@

▲ 남경우 (사)세계한민족공동체연합 대표는 한민족이 함께 번영하고 평화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연해주에 첫 고려인 마을을 형성한 후 조선 말기 가난과 탐학을 피해 러시아로 몰려간 고려인들은 탄광·철도공사 등 노동을 하면서 연해주 수십 곳에 고려인촌을 건설하였다. 그들은 을사늑약 이후 7만여 명이 의병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1910년 한일합병으로 국권을 빼앗겨 항일운동이 본격화되었을 때 오로지 조국만을 생각하는 독립운동의 인적, 물적 기반이 되었던 구국 고려인이었다. 정부는 항일운동을 누구보다 앞장서 했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쳤던 그들과 후손들의 국적회복과 고국 왕래를 자유롭게 함으로써 고국의 품에서 살아갈 ‘천부적 권리’와 고려인 동포들의 안전한 정착을 위한 법적 시행과 제도적, 경제적 지원을 무엇보다 먼저 서둘러야 할 것이다.

버려진 고려인의 처절한 삶
우리나라는 세계175개 국가에 70만 명이 넘는 해외동포가 세계 곳곳에 거주하고 있다. 고려인은 선조가 같은 우리의 동포형제들이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 동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그들은 유대민족과 같은 유랑의 삶을 이어가며 아직도 대를 이어가며 처절하고도 슬픈 삶을 살아가고 있다.
1930년 대 일본군의 연해주 침략에 당시 소련은 고려인은 시베리아의 매서운 삭풍 속에서 민족교육도, 민족문화도 철저히 금지 당한 채 수 십년간 집단 강제수용소 생활을 하였고, 1945년 일본의 전쟁패배로 고려인은 농사나 상업에 종사할 수 있었으나 대부분 탄광과 벌목, 제지공장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험난한 삶을 살았으며, 황무지를 개척하면 토지를 몰수당하고, 벌목장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인종차별과 박해로 현지인들 보다 2배로 일하면서 형편없는 소작료를 받았고, 급여는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열악한 삶을 이어왔다. 

아직도 국적 없는 고려인 실질적인 손길 필요

▲ (사)세계한민족공동체연합은 한민족 고려인들과 현지인 청소년들에게 한글교육과 예절, 풍습, 문화, 역사 등의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1945년 이후 패망한 일본군은 자국민과 함께 귀환하면서 강제이주를 당하고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려인은 무국적자로 한 맺힌 역사 속에서 소련에 남겨졌고 심한 인종차별로 인해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신변의 보호를 받지 못하였다. 이들은 러시아 대륙에서도 거주할 수 없었고 정해진 고려인들의 외곽 거주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도 못했다. 게다가 교육과 취업도 제한적이었고 현지인들과 동등한 위치를 가진다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에 와서도 소연방 해체 후 독일·일본 등이 강제 이주된 자국민들을 귀환시켜 포용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한국 정부는 고려인들이 조국에 들어오는 기회를 제한하고, 불법체류라는 이유로 추방을 일삼고, 임금체불, 인권유린에도 무관심했다.
남경우 (사)세계한민족공동체연합 대표는 지난 세기 수난과 고통의 시기를 맞은 우리 민족은 구국정신으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번영을 이루었다.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이 함께 번영하고 평화와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고려인의 현실을 파악하고 정부와 기업은 활발한 지원 있어야
무국적 고려인들은 국적이 없어 학교를 다녀도 국가가 졸업을 증명해줄 수 없고 대학 진학도 불가능하다. 직장에서 정규직을 얻는 것도 불가능하며 나이가 들어도 노인연금을 받지 못한다. 게다가 국적상실/무국적 문제는 부모당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대물림되므로 어린 자녀가 병이 나도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고 취학 연령이 되어도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민족공동체연합이 심혈을 기울여 펼치고 있는 국적회복지원사업이 각계각층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나 현실적인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현지에서 법률적인 도움을 받아 국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무료법률센터를 운영하고 또 정기적인 의료봉사단을 파견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적회복에 필요한 최소한의 행정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나 많은 고려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 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민족의 얼과 마음을 하나로
(사)한민족공동체연합은 ▲한민족 동질성 회복과 신뢰구축 ▲문화교류 ▲해외동포 지위 향상 및 청소년 한글아카데미와 모국어연수, ▲한민족 재외동포들을 모국 대한민국에 초청하는 모국방문사업과 국제한글 아카데미, 문화교류 등 한민족 재외동포들에게 모국의 실정을 널리 홍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외교통상부에서 허가받은 사단법인 한민족공동체연합의 남경우대표는 최근까지 4,500여 명의 러시아, 중앙아시아 지역 고려인들의 모국 방문과 문화교류를 수행하고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선도국가로 떠오른 위상에 맞는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8천만 한민족의 얼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앞장서고 있다. 
고려인은 구국을 위한 항일투쟁의 선봉이었으며 한 번도 조국을 잊지 않고 살아온 우리의 동포형제이다. 이제는 국가가 이국만리 먼 땅에서 핍박받으면서 살아온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