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물의 순환이치, 그리고 땅의 형성 과정과 지질적 여건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풍수학이다. 지질, 일조, 기후, 풍향, 물길, 경관 등의 자연 요소를 음양오행론에 맞춰 관찰하고, 이들이 사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파악하여 좋은 것만 생활에 이용하는 생활풍수가 현대 주거공간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재원 기자@

▲ 추영애 교수는“사람의 주거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바로 포괄적인 의미에서 생활 풍수의 대상이다”고 설명한다.

근대화 이후, 우리의 주거문화는 크게 변모하였다. 일상적인 생활문화가 사라졌으며, 도시가 주된 생활 근거지로 자리 잡으며 반영하는 현상이다. 생활문화의 변화와 함께 가족 구조도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우리는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높은 담과 든든한 빗장으로 외부 세계와 분리된 삶을 살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자연 속에서 이웃과 벗 삼아 살던 우리 삶의 형태가 달라진 것이다. 요즘 들어 이러한 공간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 대안으로 풍수가 떠오르고 있다. 참신한 감각과 첨예한 학풍으로 생활풍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추영애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를 만나 생활풍수의 원리와 그 의미에 대해 알아보았다.

생활풍수의 대상은 주거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사람은 태어나 자란 지역 환경에 적응하도로 체질이 유전적으로 변화했다. 주택은 사람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인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건물의 주요 구조부가 방위별로 서로 조화롭지 못하다면, 질병과 재산의 손실 그리고 인명의 피해 등 여러 불행한 일이 생긴다고 본다. 이러한 풍수 이론은 건축의 방위론, 즉 공간에 대한 동양의 철학적 해석이란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과거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집을 짓고 살면서 생활 속에서 터득한 경험을 법칙화한 것이다. 생활풍수는 조상의 묘자리로 자손에게 길흉이 미친다는 음택풍수와는 구별되며, 사람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택·사무실·사업장 등의 양택을 그 대상으로 한다. 추영애 교수는 “생활풍수의 목적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극대화 하여 좋은 기(氣)를 생성하고 이를 통하여 인간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며 “사람의 주거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바로 포괄적인 의미에서 생활 풍수의 대상이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생활풍수는 도시계획에서부터 테마파크, 대형빌딩 신축, 주택과 사무실의 공간 배치, 그리고 풍수기물을 이용한 실내 인테리어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데, 그 효과는 즉각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기(氣)의 흐름에 맞게 공간을 선택하여 가구를 배치하고, 가족 구성원 각자의 운기에 따라 실내의 색상을 선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의 긍정적인 작용을 일으켜 삶을 윤택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사주에 맞추는 것

▲ 당나라 패철

추영애 교수는 “양택풍수에서는 일단 용이 들어와 혈장 즉, 용진혈적한 국이 형성되고 사신사가 격을 이루면 물의 파구에 따라 향이 정해지게 된다”면서 “45도 각도 내에서 양택의 향이 정해지게 되는데, 살아야 되는 사람의 택명에 따라 45도를 54개 방향으로 나누어 가장 좋은 방향을 추려 택의 향을 정해 내부를 살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되, 기왕이면 풍수적으로 사는 사람에게 환경 상생적 공간의 모양과 배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때 가장 고려해야 할 중점 사항은 물의 방향은 이 주택이 요구하고 있는 방향에 위치해야 하고, 집안 주위의 물이 역수를 이루어 배수하고 있도록 하며 채광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베란다와 창문의 위치가 중요하다. 그 다음은 집안의 구조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관례적으로 ‘양택3요’와 현공비성 풍수지리법을 적용하여 문.주.조.측과 각 구성을 선택했다. 그러나 실제 우주통신위성의 첨단시대에도 ‘양택 3요’의 지침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실정은 제고해 봐야한다. 추영애 교수는 “양택3요에 청운풍수지리‘주택풍수’를 접목해 세밀히 정단하여 택명자(사는 사람)과의 ‘궁합(宮合)’을 최우선으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통적으로 집의 모양은 정방향이 이상적인 모양으로 설계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원형이나 타원형이 자연의 순환요구와 맞는 것이다”라며 “따라서 집의 모양도 사각이 아닌 원을 기본으로 잡고 건물의 골격도 ‘원 방향’으로 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한 건축재료 역시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능한 환경과 동일한 색깔이거나 환경과 결합되는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위의 환경과 택명자에게 순작용을 하는 집의 모양과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색깔 또한 부합되는 공간이라면, 풍수지리에서 요구하는 명당의 요건이 두루 갖추어진 셈이며 이것이 자연 풍수라는 것이다. 추 교수는 “지금까지 큰 틀에서 구조풍수를 논했다면, ‘정밀 공간 이용’에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을 쓰고 있는 식구들의 풍수적인 조건이 충족될 수 있도록 ‘개인의 공간’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관에서 거실, 주방과 화장실, 베란다 등 공간의 모양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사주에 맞추어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풍수학은 ‘미신’이라는 오명을 벗고 주거 공간을 ‘건강 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풍수학을 우리의 주거공간에 접목시킨다면 생활환경이 좀 더 자연 친화적으로 변모되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