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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큰 별,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서거
2014년 01월 02일 (목) 20:37:33 황태희 기자 webmaster@newsmaker.or.kr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화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평생을 바쳤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향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2월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만델라의 영혼이 평화로운 휴식에 들어갔다며 그의 타계 소식을 알렸다.

장정미 기자 haiyap@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만델라 전 대통령이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사망에 따라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으며 국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마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큰 별을 잃었다”며 “만델라 전 대통령이 고이 잠들길 바라고 아프리카에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델라 장례식 전세계 TV통해 생중계
남아프리카공화국 ‘민주화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인권 투쟁과 인류 평화를 위해 헌신한 삶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만델라 장례식이 12월15일(현지시간)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이스턴케이프주 쿠누에서 국장(國葬)으로 치러졌다. 임시로 설치된 타원형 돔 모양의 대형 천막에서 진행된 장례식은 남아공은 물론 전 세계에 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만델라의 시신이 든 관은 국기로 덮인 채 군 포차에 실려 장례식장으로 운구됐으며 이를 군 의장대가 행진하며 선도했다. 21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만델라 관은 8명의 군인에 의해 장례식장에 입장한 뒤 연단과 객석 중간에 놓였다.
장례식에는 만델라의 두 번째 부인 위니 마디키젤라, 세 번째 부인 그라사 마셸 등 만델라 가족들을 비롯해 조문객 4500여명이 참석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국 찰스 왕세자,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미국의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당초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만델라의 오랜 친구이자 투쟁 동지인 데즈먼드 투투 주교 역시 참석해 동지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장례식은 돈 다불라 주교의 기도를 시작으로 만델라의 손자 등 가족과 친구들이 추도사를 한 데 이어 AU 순회의장인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에티오피아 총리,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순회의장인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 자카야 음리쇼 키퀘테 탄자니아 대통령이 차례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만델라가 복역한 로벤섬에서 그와 함께 26년간 복역했던 민주화 투쟁 동지 아흐메드 카스라다는 추도사를 통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자유를 향한 먼 여정을 달리고 남아공에 존엄함을 복원한 당신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작별을 고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추도 연설에서 “오늘은 남아공의 자유 투사였으며 공복(公僕)이었던 만델라의 95년에 걸친 영광스러운 여정이 끝나는 날”이라며 “우리는 민주화된 남아공을 건국한 고인의 마지막 길에 동참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경의를 표했다. 장례식 후 만델라의 시신이 든 관은 인근 가족 묘원에 옮겨져 땅에 매장됐다. 다만 장례식 이후 진행된 매장식은 만델라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만델라의 가족 및 친구 450여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만델라 관이 매장되는 동안 남아공 군 헬리콥터들이 국기를 매단 채 상공을 날았으며 군용기들이 편대비행을 하면서 그에게 마지막 예의를 표했다. 지난 12월5일 만델라가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95세를 일기로 타계한 뒤 선포된 10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에 진행된 국가적인 추모 행사는 모두 종료됐다. 앞서 12월10일 91개국 정상과 10만여명이 참석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도식을 치른 데 이어 11일부터 13일까지 프리토리아 정부 청사인 유니언빌딩에서 진행된 시신 공개에는 조문객 10만명이 찾았다.

전 세계 각지에서 애도 이어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타계 소식에 전 세계에서 애도가 이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 시대의 위대한 빛이 졌다”며 애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12월5일(현지시간) 총리관저 앞에 나와 발표한 긴급성명을 통해 “만델라 전 대통령은 우리 시대의 비범한 인물이자 신화였고 세계의 진정한 영웅이었다”라며 “은혜의 현신인 고인을 모두가 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고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큰 영예 중 하나였다”고 떠올리며 “고인의 가족과 남아공 국민, 고인의 용기를 통해 변화된 세계인과 함께 슬픔을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유엔을 대표해 남아공 국민들과 특히 유가족들에게, 그리고 지구촌 식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넬슨 만델라는 정의로운 거인이었고 우리에게 감화를 주는 소박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만델라의 도덕적 힘은 남아공의 흑백분리 정책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그는 27년간의 투옥생활에서 일어서 대화와 화해에 기반 한 새로운 남아공을 건설하기로 굳은 결심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반 총장은 지난 2009년 만델라와의 만남을 떠올리며 만델라로부터 깊은 감동과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 총장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삶이 남긴 모범을 따라 더 정의롭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좋아하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다시는 볼 수 없다”며 자신의 정치적 영웅에 대해 깊은 슬픔의 뜻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위해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그는 인간에게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용기 있는 인물 한 명을 잃었다”며 “그는 우리곁을 떠났지만 여전히 한 시대 속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나는 만델라로부터 영감을 얻은 수많은 사람 중 한명으로 그가 없었던 내 인생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며 “살아있는 한 그에게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만델라 전 대통령은 남아공을 상징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를 단합하게 하고 긍지를 느끼게 한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은 특별한 저항 운동가였다”면서 “그의 메시지는 절대 사라지지 않고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사들을 고무시키고 훌륭한 대의와 보편적 권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도 애도를 표했다.

‘남아공’을 흑백 화합의 길로 이끈 첫 흑인 대통령
남아공 역사상 첫 번째 흑인 대통령이었던 만델라는 인종차별정책에 항거하다 27년간 감옥에 수감돼 강제 노역에 시달리면서 폐결핵 등을 앓게 됐다. 만델라는 폐 감염증으로 지난 6월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에 입원해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이후 병세가 호전되며 9월 퇴원했으나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 외에도 만델라는 수감생활 중 눈, 전립선 등의 질환에 걸려 고통을 받았다. 그는 불의에 저항하는 투사였으며, 두 개의 인종으로 나뉜 남아공을 하나로 합한 위대한 정치인이었다. 남아공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격리)에 맞서 격렬히 싸웠다. 만델라는 초기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비폭력 평화 투쟁을 전개했지만, 남아공 정부가 무자비한 폭력으로 흑인들을 탄압하자 사보타주(sabotage·태업) 등을 벌이며 적극적인 저항의 길을 걸었다. 남아공 정부는 그에게 내란의 혐의를 적용해 체포,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는 정치범으로 27년간의 수감 세월을 저항운동으로 보내면서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에 대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의 수감시절은 남아공에 사는 흑인들에게 있어서 자유를 찾기 위한 투쟁의 기간이었으며, 남아공 바깥 사람들에게는 외면할 수 없는 양심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었다. 석방된 뒤에 만델라는 분열된 조국을 하나로 만들어 그가 꿈꿨던 무지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했다. 그는 수감시절 남아공을 새로운 나라로 만드는 것은 폭력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라는 것을 깨닫고, 여러 색깔이 함께 어우러진 무지개처럼 남아공의 모든 인종을 끌어안는 조국을 꿈꿨다.
그는 자신을 석방한 프레데리크 데클레르크 대통령과 함께 흑백 화합의 길을 열었다. 남아공을 다인종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시키는 헌법적 기틀을 만든 공로로 만델라와 데클레르크는 199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만델라는 흑백 분열의 갈등을 치유하는 한편으로 흑흑 갈등 해결에도 앞장섰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민통합 및 화해촉진법을 제정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망각하지 않는 용서’를 실천에 옮겼다.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는 남아공의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며, 남아공 경제 부흥을 위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투자를 호소했다. 대통령에서 퇴임한 이후에는 중동 문제 및 에이즈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발언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만델라 타계 이후 남아공의 향방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신적 지주’였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타개한 이후 남아공 사회의 행로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즈(NYT)는 12월6일 ‘만델라의 죽음으로 남아공이 도덕적 구심 없이 남겨졌다’는 기사에서 그의 죽음이 남아공 사회의 고통스러운 자기반성의 시기 동안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 1년 반 동안 남아공 사회가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가장 심각한 소요를 겪어 왔다고 전했다. 광산업계의 파업과 이에 대한 경찰의 무력대응,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내부의 지저분한 권력쟁탈전, 빈부격차로 정부와 서민층간 깊어진 골 등이 남아공 사회의 폐부로 지적된다. 지난 해 8월 러스틴버그 광산지대에서 발생한 마리카나 참사는 극심한 빈부 격차와 흑인 서민의 불만이 분출한 예로 거론된다. 마리카나 참사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광산 근로자들의 불법 집회를 경찰이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집회 참가자 3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극심한 빈부 격차와 실업률로 인한 청년 실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흑인 서민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 같은 파업이 시민봉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 돼 왔다. 현지 일간 소웨탄은 마리카나 사태를 다룬 사설에서 “남아공 사회의 시한폭탄이 터졌다”며 사태가 악화하지 않기 위해 근본적인 조치가 강구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아공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1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프라 확충 등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기로 한 계획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남아공 사회에 만연한 부패문제 척결도 남아공 사회의 우선 과제다. 남아공 국민들에게 잠재 된 부패한 공직자를 향한 불만이 사회적 소요의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콥 줌마 대통령 역시 최근 부패 스캔들에 휩싸여있다. 수백만 랜드의 공적자금을 사택의 수영장, 시설을 짓는데 사용했다는 혐의다. NYT는 “의회 원로 의원들까지 연루된 일련의 부정부패 스캔들은 거의 성인에 가까운 만델라의 투쟁의 유산들이 자신의 영위를 먼저 챙기는 새로운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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