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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21일 잠복, 고병원성 AI 전국 확산
상시 AI발생 현실에 따라 대응 지침 수정해야
2017년 07월 09일 (일) 11:30:1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겨울,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히며 사실상 종식됐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2달여 만에 다시 발생,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었으나 2주일 만에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AI가 종식되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6월 2일, 제주도 제주시 소재 뒷마당 토종닭 7수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축이 신고됐다. AI 의심축 농가 신고는 지난 4월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에 제주도는 의심축이 신고된 농장 주변의 이동을 제한하는 한편, 반경 500m 내 농가에서 사육하는 가금류 1만2790마리를 살처분했다. 지난 6월3일에는 전북 군산 오골계 농가에서도 AI 의심축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계절 상관없이 AI 발생, ‘AI 상시국’ 되나
제주에서 신고된 AI유전자형은 H5N8형으로, 지난겨울 최악의 피해를 입힌 H5N6형과는 다른 것으로 분류된다. H5N8형은 지난 2014~2015년 창궐한 유전자형으로 닭과 오리 24000여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겨울 기승을 부린 H5N6형보다는 병원성이 약하지만 잠복기가 길어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발견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그만큼 2차 감염의 위험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14년과 2015년 발생한 H5N8형 AI도 발생 초기 농가에서 농가로 이미 전염된 상태였다. 가금농가에서는 기르던 닭이나 오리가 폐사한 뒤 신고를 하는데 이때는 이미 바이러스가 감염된 상태에서 가축을 타지로 출하하거나 입식하기 위해 이동한 경우가 많다. 이에 H5N8형 바이러스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2014~2015년에는 세 차례에 걸쳐 무려 669일 동안 발생했다. 당시 가금류 매몰처리 규모는 2477만여마리를 넘어섰다. 지난해 3~4월 13일 동안 발생하기도 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H5N8형 AI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약해 농가를 일일이 다 검사해봐야 하는 등 발견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AI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AI 상시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AI는 겨울에 기승을 부리다 여름에 사라지는 형태가 반복됐다. 이에 AI 바이러스는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철새가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를 옮겨 겨울이나 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식품부에서도 AI의 발생원인으로 철새의 이동을 꼽았으며, AI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잘 적응을 하지만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을 견디지 못하고 사멸한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이는 1년 내내 섭씨 30도를 웃도는 아열대 기후인 동남아에서 연중 AI가 발생하는 상황을 설명하지 못한다. 현재 방역당국에서는 올해 재발한 AI의 경우 최초 감염원으로 지목받는 군산 종계농장을 통해 전통시장, 가든형 식당, 소규모 농가에서 순환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민연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기온이 높아지면 AI 바이러스가 혼자 살기는 힘든 조건이므로 사람 간 감기를 옮기듯 가금류 몸에 바이러스가 기생하고 있다가 순환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철새 등 외부 유입 요인이 없어도 잠복해 있다가 적절한 환경에서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AI 대응 매뉴얼인 긴급행동지침(SOP)가 계절적 요인이 골격을 이루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AI 상시 발생 현실을 받아들여 대응 지침을 적극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당국, 한때 AI 위기 경보수준 ‘심각’ 격상
두달만에 재발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 H5N8I로 확인됨에 따라 한때 정부는 정부가 AI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또 전국 모든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됐다. 정부는 지난 6월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농식품부,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 환경부 등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6월6일 0시부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위기경보가 네 단계 중 가장 최고 수위로 격상됨에 따라 농식품부의 ‘AI 방역대책본부’가 범정부적 ‘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되며,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가 설치됐다. 특히 가금류 종사자 및 차량 일제소독을 위해 7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다만 육계농가는 AI 발생빈도가 낮고 사육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이동중지 명령 대상에서 제외됐다. 방역 조치도 대폭 강화됐다. 6월7일부터 전국 가금농가에 대해 주 1회 일제소독을 실시했다. 특히 소규모 농가 등 취약농가는 농협 공동방제단을 활용해 집중 소독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도축장과 사료 공장 등 축산 관련 시설 등의 잠정적인 폐쇄 조치도 단행했다.

농식품부는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 만큼 가금농가 농장주들은 소독·예찰과 출입통제를 강화하면서, 사육하는 닭, 오리 등 가금에서 AI 의심 증상, 폐사율 증가 등이 보이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6월5일일 저녁까지 AI 양성반응이 확인된 농가는 울산, 군산, 제주, 양산, 부산, 파주 등 6개 시·군 8개 농가. 이 중 지난 6월2일 최초 의심신고를 한 제주시 이호동의 토종닭 농가와 애월읍의 중간유통상 등 2곳은 H5N8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군산의 종계농장에서 오골계를 사들인 제주 지역의 2개 농가가 모두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만큼 군산을 비롯한 다른 역시 고병원성으로 확진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농가들은 군산 농장에서 유통한 ‘AI 오골계’를 직접 사들이거나 중간유통상, 재래시장 등을 통해 구매했다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 6천900마리 가운데 3천600마리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유통 경로가 확인된 지역은 제주, 경남 양산·진주, 경기 파주, 부산 기장, 충남 서천, 전북 군산·전주, 울산 등 7개 시·도, 9개 시·군이다. 이 중 상당수가 중간유통상으로, 제주(100마리), 파주(35마리), 양산(331마리) 등 지역 내에서 재판매된 오골계 가운데 626마리는 최종 소비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양산의 경우 재판매 농장은 AI 음성 판정이 나왔다. 다른 지역의 물량 역시 전문사육농장보다는 식당 또는 자가소비형 등으로 주로 공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역학 관계가 확인된 전체 18농가 3만1천913마리는 AI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매몰처분됐다.

질병관리본부 고위험군에 예방조치 시행
질병관리본부는 AI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AI 인체감염 예방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매몰 처분 작업에 참여했던 사람이나 AI 발생 농가 종사자와 같은 고위험군에 대해 항바이러스제 투약 등 예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발생 농장지에서는 개인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이 끝난 뒤에는 열흘 정도 발열 증상 등을 면밀히 관찰해 이상이 있으면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I 인체 감염 역학조사반을 확대 편성하는 한편, 의심 환자 발생에 대비해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 가동을 준비하기도 했다. AI는 감염된 조류의 분변이나 분변에 오염된 물건을 손으로 접촉한 후 눈, 코, 입 등을 만졌을 때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지난 6월9일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간 세계 각국에서 1722명이 AI에 감염, 45.6%인 78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의료 수준이나 위생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저개발국에서 나왔다.

올 초 국내에서도 발생한 H5N6형의 인체 감염 사례는 중국에서만 보고됐다. 2013년 H5N6형의 존재가 알려진 뒤 중국인 17명이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10명(58.8%)은 숨졌다. 하지만 최근 제주, 전북 군산 등에서 유행 중인 H5N8형의 인체 감염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 방역 당국은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물 실험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H5N8형의 병원성과 전파력이 매우 낮아 사람에게 감염될 우려가 적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이론적으론 얼마든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질본은 농장종사자, 살처분 참여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AI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질본은 이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잠복기(10일) 동안 발열 등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AI 인체감염 역학조사반을 확대 편성하고, 의심 환자 발생에 대비해 국가 지정 음압 격리병상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 살아있는 가금류를 접촉하거나 가금농가를 방문하는 등의 행위는 자제하길 바란다”며 “가금농가를 방문해 가금류를 만져 10일 이내 발열이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할 경우 관할지역 보건소나 질본 콜센터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I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필요
최근 발생한 AI는 소규모 일반 농가를 중심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이번 AI는 전북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전북지역은 AI의 발원지이자 온상이 되다시피 했다. 전북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금류 농장이 가장 많이 있어 그만큼 AI 바이러스 오염원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AI는 같은 달 10일 전북 익산시 만경강에서 포획한 흰뺨청둥오리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가와 충북 음성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시작됐다. 지난 6월3일 발생한 이번 AI도 제주 농가에서 처음 신고가 들어왔지만, 진원지는 전북 군산의 오골계 농장이었다. 지난 6월8일 현재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전국 10개 농가 가운데 5개 농가가 전북에 위치해 있고, 6월6일 이후 8일까지 의심신고 한 12개 농가 중에도 11개가 전북지역 농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산란계와 육계, 오리 사육농장은 모두 2677개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 9만9720㎢를 감안하면 37.3㎢당 가금류 농장이 1개씩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전북지역은 8067㎢ 면적에 등록된 가금류 농장만 무려 558개로 14.5㎢당 농장 1개씩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남과 경북, 경남, 전남지역도 AI 바이러스를 피해갈 수 없는 지뢰밭이기는 마찬가지다. 또 다른 AI 주 발생지인 충남지역은 8214㎢ 면적에 가금류 농장이 369개로 22.2㎢당 농장이 1개가 있다. 전남지역은 28㎢당, 경기지역은 29.7㎢당 농장 1개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이들 4개 지역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가금류 농장의 밀집도가 월등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재래시장 가금류 판매시설과, 가든형 식당, 통계에 잡히지 않는 10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까지 포함하면 면적 대비 AI 바이러스 오염원은 더욱 촘촘하게 붙어있다.

AI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제기된 이유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까지의 정부의 AI 대책은 살처분과 이동제한 등 차단 방역 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의 AI 대책은 발생 자체를 예방하기 보다는 발생하면 살처분하거나 이동통제하고 차단방역을 실시하는 사후대책에 집중해왔다. 때문에 AI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8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대책이 의례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변종 AI가 포착되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근원적인 대책을 만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일단, 지난 3월에 마련한 개선대책을 바탕으로 AI 백신접종과 방역인력 확대 방안 등을 재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농식품부는 지난 3월 발표한 가축전염병 개선대책을 통해, 무허가 축사를 강제 철거하고 철새 도래지 주변 농장은 단계적으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축산업 신규허가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정치권이 반대하면서 추진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상황이다. 지역 유권자인 농장주들의 집단 반발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육환경 개선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과 이전 대상지 주민들의 민원 제기 등 실행 과정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지인배 박사는 “우선 당장 이전할 장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동네에 축사가 들어온다고 하면 좋아할 주민들이 어디에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전염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밀집돼 있는 사육환경을 분산시키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국회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대해서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연간 생산되는 닭과 오리가 10억 마리가 넘고, 백신 접종비용이 1마리 당 500원 정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에 따른 소비자 가격 인상도 부담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AI는 바이러스 유형이 144개로 이에 맞는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며 “더구나 AI는 인수공통전염병이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할 경우 계속해서 바이러스 변종이 진행돼 자칫하면 사람에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접종에 대해 위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내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현실적인 방안으로 지금의 차단 방역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현행 축산 관련법은 농장에 울타리를 치고 소독시설과 전실을 설치해 사람과 차량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설치비도 많이 들어가고 불편하기 때문에 농장주들이 차단방역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은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인배 박사는 “평소에 농장들을 방문해 보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우선 당장 지방의 방역 관리 인력을 늘리고, 농식품부에 별도로 수의방역국을 설치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계란 수급 안정 위해 태국산 계란 수입 허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발생하면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정부가 신선란 수입 등 가격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나선 가운데 방역체제 정비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일 30개들이 특란의 평균 소매가는 7967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AI가 극에 달하던 올해 초(1월 12일 9543원)에 비해 낮지만, 1년 전(5216원)보다는 52.7%(2751원)나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인천 현대시장(9300원), 수원 지동시장(9060원) 등 지역별로는 계란 한 판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지난겨울 발생한 AI로 알을 낳는 산란종계가 대규모 살처분된 까닭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미국산 계란의 수입이 중단되면서 공급이 줄고, 일선 학교의 급식 재개로 급식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제주, 군산 등지에서 AI가 재발함으로써 계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계란값의 안정을 위해 태국산 계란 수입을 추진 중이다. 이에 태국산 식용란의 수입위생평가, 수입위생요건 및 수출위생증명서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태국산 식용란 수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식용란 수입허용국가도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스페인, 태국 등 총 7개국으로 늘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6월 초 수입이 허용된 태국산 계란은 지난 6월19일부터 매주 230만개씩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국산 계란 수입이 허용됐고 AI 재발생에 따른 산란계 농장의 계란 반출 제한조치 등이 없었기에 조만간 계란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태국산 식용란도 수입 이후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 식용란의 수입은 국내 산란계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수입란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신뢰 역시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산 계란의 수입만으로 부족한 계란 공급량을 충족할 수 있을지 역시 미지수다. 식약처 현지실사과의 한 관계자는 “수입물량은 수입업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AI가 발병하고 있다는 점 역시 수입 계란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킨다. 실제로 지난 3월6일에는 한국의 계란 수입 비중이 가장 큰 AI가 확인되면서 수입 중단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가장 수입비중이 높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AI가 발병해 수입을 통한 대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찌됐든 AI 확산을 막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닭고기의 경우 7~8월이 되면 예년의 95%수준의 공급량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데, 계란 수급 부족 및 가격안정 문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가금류 등에 대한 이동제한조치 강화는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내 축산 및 방역 조직을 개편 등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대 교수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는 군사작전처럼 이뤄져야 하는데, 3일쯤 지나서 이동을 제한하는 건 너무 늦은 대응”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방역개념이 부족한 소규모 농가를 통한 질병 확산은 손 쓸 수 없게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AI와 같은 질병방역업무를 담당할 조직을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농림부 축산정책국은 축산정책과, 축산경영과와 방역총괄과, 방역관리과 등을 함께 두고 있다. 조 교수는 “질병대책에 있어선 부서간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선 안 된다”며 “질병을 막는 부서와 축산산업을 진흥하는 부서는 별개로 두고 서로 역할을 나눠 견제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6월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중소기업청과 협의해 AI 재확산 방역조치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조치 일환으로 전통시장 등에 살아있는 닭과 오리 등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면서 가금류 판매상인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사육농가의 경우 AI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제한 조치 등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주는 차원에서 소득안정자금을 지원해 왔지만 전통시장 등의 가금류 판매상 등에 대한 지원은 없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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