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혹은 외식의 대명사인 치킨은 현재 우리 삶에서 중요한 존재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총 2만4,453개로 전체 15개 업종 가운데 가장 많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동네 개인 치킨집까지 더하면 현재 4만 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오늘날 치킨은 하느님에 비유되는 ‘치느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치맥’(치킨과 맥주), ‘1인 1닭’, 불타는 금요일을 뜻하는 ‘불금’을 아예 ‘치킨데이’라고 할 정도로 치킨과 관련한 용어들은 이제 유행어를 넘어 일상적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1석5조 찜치닭’으로 치킨마니아 사로잡다

▲ 임형재 대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임형재 ㈜엠브로컴퍼니 대표는 치킨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심각한 레드오션 업종 중 하나인 치킨업계에서 경쟁이 아닌 상생을 추구하는 임 대표는 다양한 마케팅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숙명여자대학교 인근에 론칭한 브랜드 ‘치킨대학교’는 대학교 컨셉으로 꾸며 고객들로 하여금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매장 곳곳에는 대학교 슬로건을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하고, 메뉴판 역시 대학교 직책과 조직도를 활용해 디자인했다. 치킨마니아들을 사로잡는 맛은 치킨대학교의 가장 큰 강점이다. ‘친숙한 것이 최고’라는 슬로건처럼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요리인 찜닭, 치킨, 닭볶음탕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찜치닭’은 누구나 생각하는 ‘맛있는 그 닭 맛’이면서도 ‘다양한 구성’으로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임형재 대표는 “친숙한 요리들을 만족스럽고 재미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찖닭, 치킨, 닭볶음탕은 하나씩 놓고 보면 평범하고 친숙한 음식들인데, 이것을 한데 합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단한 비법이나 이색적인 요리는 아니지만 나름의 새로움이 있기 때문이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특히 이 찜치닭에는 한 냄비에 모든 메뉴를 다 넣어서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라면과 볶음밥까지 먹을 수 있어 ‘1석5조 찜치닭’이라고 불린다. 주목할 만한 점은 MSG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림으로써 한번 맛보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좋은 음식이란 그 재료 자체가 되는 것이 훌륭한 음식이다”고 강조하는 임형재 대표의 강한 신념 때문이다. 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여러 재료를 첨가하려고만 한다. 새로운 재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 기존의 음식보다 더 훌륭한 건 아닐 텐데 흉내내기, 따라하기에 집착하게 되면 요리사 자신이 자꾸만 복잡해질 뿐이다”면서 “반면 재료 본연의 맛은 아주 단순하다. 가장 익숙한 것의 가장 완벽한 조화, 가장 완벽한 것의 가장 익숙한 조화, 그것이 바로 치킨대학교 메뉴의 주제다”고 강조했다.

외식업과 문화 융합하는 CCP 진행

▲ 창작지원금 전달식(이학 작가)

최근 일본 니혼테레비 등 해외 각국에서도 취재를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치킨대학교는 외식업과 문화를 융합하는 프로젝트인 CCP(Change Chicken Project)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유망한 작가를 선정하여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일정 수익금을 창작지원금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공간이 필요한 버스커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해주고 그들의 아름다운 음색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있다. 임형재 대표는 “버스킹팀은 자유롭게 공연하며 자신들의 곡을 알리고 손님들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치킨과 함께 공연을 즐긴다”면서 “노래 역시 버스킹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치킨대학의 이색 프로그램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나의 꿈 스피치’는 치킨대학교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이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5분 가량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나의 꿈 스피치’는 스피치가 끝난 후 소정의 상품도 증정한다. 또한 CCP활동간 발생하는 수익금을 치킨 칩(Chicken-Chip)으로 전환하여 보육원 등 도움이 필요한 개인이나 단체를 후원하는 ‘함께 재능나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치킨대학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임형재 대표는 “누구라도 자신의 재능을 시험하고 도전해볼 수 있다”며 “치킨대학교도 뜻 깊은 경험을 만들고자 이러한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과 사람, 공간과 문화가 결합되고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NM

▲ 팀원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