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치유자로, 때로는 스승으로 자연은 항상 우리의 곁에 존재해왔다. 자연은 오래전부터 예술작품의 원천 중 하나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해왔으며 아직까지도 풀어내지 못하는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자연의 물음에 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미궁 속에 있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은 여전하다. 이러한 현상에는 상상력이 깃든다. 상상력은 정신을 풍요롭게 했고, 예술을 기름지게 만들어 왔다. 이를 자양분 삼아 자라난 대표적인 예술이 상징주의다. 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자연 현상을 그냥 넘기기에는 미심쩍었던 예술가들이 찾아낸 돌파구였던 셈이다.

추상적 형상 속 존재하는 뚜렷한 형태감
작가 이수민의 행보가 화제다. 계명대학교 회화과,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한 자연을 극대화시키거나 추상화시킨 독특한 조형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 이수민은 6월28일부터 7월5일까지 KBS시청자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진다.

그의 작품세계는 외향적으로는 추상표현이지만 모체는 어디까지나 자연이다. 지금까지 작가가 추구한 조형세계는 ‘현대회화에 있어서 우의적인’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화면을 3차원적인 입체로서가 아니라 2차원적인 평면으로 전개시키고 그와 같이 전개되는 화면에 질량을 구축하고 표현된 화면에 일종의 우화의 세계를 실현시킨다. 작가 이수민은 이를 통해 많은 이야기가 그것도 보는 사람의 주관에 호소하면서 최대한의 공약수를 얻고자 한다.

작가 이수민의 작품의 시점은 형식적으로는 추상표현 속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운 감각, 예를 들면 자유롭게 그어 내려간 선이라든가 자유롭게 마련한 면이라든가 그리고 자유롭게 칠한 색채의 세계가 아무런 구속도 없이 흘러가듯 화면에 전개되어 독특한 아름다운 세계에 도달한다. 부드러운 색감은 그의 작품에 느낌을 결정지어주며 속도 있는 붓의 움직임으로 화면에 흔적을 남긴 터치는 마음의 흔적을 아로새긴다.

작가가 이번 KBS시청자갤러리 초대전에 선보인 작품들은 근작들로서 화가의 익어가는 감성의 농도가 짙다. 어느 화면은 옅게 칠하는 바람에 바탕이 되고 있는 캔버스의 질감이 보일만큼 얇은 층을 형성하고 있다. 어느 작품은 소용돌이치는 색채의 유동 때문에 형상의 정착이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작품이든 간에 그의 얇은 화면의 층은 굳건하게 계획된 구조의식 때문에 뚜렷한 형태감을 조성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순수 추상적인 이들의 화면은 자세히 보면 자연을 모체로 해서 그의 또 다른 표현 즉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자연의 영원한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하여 부드러운 터치와 매혹적인 화면의 리듬은 보는 사람의 기억상을 더듬어 인생의 어느 과정에서 경험하거나 만난 일이 있는 것을 되살려주는 작용을 한다. 또 발랄함과 생명의 젊음을 느끼게 한다.

남다른 심미안으로 독창적 세계 구축
작가 이수민은 지금까지 총 4번의 개인전을 가진 작가 이수민은 ‘예경전’, SOAF,대전국제아트쇼, 국제플래카드아트, 신구상모색전, 난원전, 창작미협 수상작가 초대전, 대구청백여류화가 회원전, EXPO국제판화제, 현대판화미술제·46번가판화가회 창립전 등의 단체전에 참가하여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탁월한 미적 감각과 남다른 심미안으로 독창적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 이수민의 작품은 현재 토탈미술관, 우방스포츠센타, 맥향화랑, 석화랑 등에서 작품을 소장 중이다. 자연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사색하고 탐구하는 작가 이수민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

▲ 작가 이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