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 주요한 행사일이나 면세점에서 선물로, 그리고 호텔에서 고객접대용으로도 사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초콜릿이다. 하지만 단순한 초콜릿을 넘어서서 이제는 생, 수제 초콜릿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한 번 맛을 보면 그 달콤함과, 부드러움과 깊은 맛을 잊을 수 없는 수제초콜릿! 최근 ‘쇼콜라티에’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초콜릿 아티스트, 일명 ‘쇼콜라티에’는 여러 종류의 초콜릿을 재료로 블렌딩과 부재료 첨가 등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초콜릿공예·문화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
화려한 감각과 열정으로 한국 초콜릿 문화를 이끄는 쇼콜라티에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김선희 엘리의 초콜릿 대표. 김선희 대표는 지난 11월 대한민국을 빛내는 미래창조 신지식인 특별기획 캠페인에서 초콜릿공예·문화 분야의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번 수상은 김선희 대표가 수제 초콜릿 대중화와 예술적 가치를 알리는데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앞서 지난 10월 30일부터 5일간 개최된 ‘살롱 뒤 쇼콜라 파리’에서 동료들과 함께 한국 대표 쇼콜라티에로 참가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살롱 뒤 쇼콜라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2014년 살롱 뒤 쇼콜라 서울 패션쇼’에 초청받은 바 있다. 살롱 뒤 쇼콜라는 1995년 파리에서 처음 개최된 후 11개국 20개 도시에서 매년 열리는 초콜릿 쇼다. 김선희 대표는 초콜릿 보드에 초콜릿 색소와 카카오 버터를 섞어 그림을 그려 유채화 느낌이 나면서 먹을 수도 있는 작품과 초콜릿 장식으로 만든 꽃병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렇듯 세계적인 쇼콜라티에로 거듭나고 있는 김선희 대표는 자신의 초콜릿을 백화점이 아닌 스트릿 카페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동안 고급 수제 초콜릿은 주로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던 것을 생각해보면 가히 파격적인 선택이다. 김선희 대표는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수제 초콜릿 가게를 만들고 싶었다”며 “단순하게 맛있는 초콜릿을 ‘판다’는 의미를 넘어 각양각색의 초콜릿이 주는 감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플로리스트 자격증도 취득했다.

김선희 대표는 “주로 초콜릿을 포장할 때 꽃을 사용한다”며 “초콜릿을 선물하는 감성과 꽃을 선물하는 감성이 맞닿아 있어 두 가지를 선물한다면 기쁨도 두 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래서일까. 서울 화양동에 위치한 엘리의 초콜릿은 초콜릿가게라기 보다 차라리 꽃가게인 것 같기도 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꽃으로 사로잡고, 가게 안은 멋진 공간디자인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입안에 넣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달콤한 맛을 남기며 사르르 녹아버리는 수제 초콜릿의 맛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최고다. 엘리의 초콜릿에서는 카카오 52~80%의 스위스 펠클린 초콜릿으로 만든 60~70여 종의 수제 초콜릿과 함께 초콜릿 음료 및 17종의 다양한 초콜릿 디저트 메뉴가 갖추어져 있다. 김선희 대표는 “제가 만든 초콜릿으로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길 바란다”며 “사람들이 초콜릿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면서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나누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초콜릿의 제대로 된 가치 알리는 외식전문경영가

▲ ‘엘리의 초콜릿’김선희 대표

국내 온라인 쇼핑몰 1대 CEO이기도 하자 잘 나가던 패션디자이너 출신인 김선희 대표. 그는 파리 콜렉션 등 외국 출장 때마다 명품 초콜릿의 맛에 황홀해하던 초콜릿 마니아였다. 달콤한 초콜릿의 맛에 푹 빠진 그는 단순히 초콜릿의 맛을 보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김선희 엘리의 초콜릿 대표는 “업무차 파리를 오가는 일이 많았는데, 파리라는 도시와 가게들이 하나하나 정말 아름다웠다. 그 중에서도 초콜릿의 모양이 예뻐서 제 눈에 띄었다”며 “초콜릿의 맛에 매료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 이거 나도 할 수 있겠다. 내가 더 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마도 처음 의상을 공부할 때 익힌 미적 감각들이 접목되는 작업이라 여겨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패션 디자이너 시절의 경험과 감각을 살려 초콜릿 메뉴를 디자인하고, 초콜릿에 새길 로고와 제품 케이스,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김 대표는 단순한 기호식품으로서의 초콜릿이 아닌 오감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예술품으로서의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공부도 틈틈이 계속하고 있다. 또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세종대학교 외식경영 대학원을 다니며 학업에도 열심이다. 현재 대학원에서 ‘발렌타인데이가 초콜릿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논문으로 선행 연구 중이며 그 후 박사 과정 때에는 아프리카 지역에 따라 ‘카카오 빈 관능 검사 5감(five sensory science) 연구’를 하여 카카오 빈에 과학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제가 꿈꾸는 초콜릿 문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 외식경영전문가로서 초콜릿의 제대로 된 가치를 알려 초콜릿 문화가 국내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게 하겠다. 이를 위해 뜻이 맞는 동료들과 초콜릿협회의 설립을 추진하는 중이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