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생각하는 인생의 3가지 즐거움 중에 첫째가 ‘평안’이다. 그 다음이 ‘형통’이고 마지막이 ‘절대자와의 접속’에서 오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이 땅에서 부자든지 권력자든지 맘 편한 사람은 별로 없다. 세상 연락은 마치 바닷물과 같아서 들이킬수록 목마름이 더할 뿐이다. 부자 되려고 사업하지만, 돈을 쫓으면 결국 돈으로 시달리게 되고, 권력을 쫓으면 권력 때문에 피흘리게 된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인생 말년에 ‘모든 것이 헛되다.’라고 내 뱉었다. 그것은 술로도 여자로도 부와 권력으로도 진정한 평안을 찾지 못한 절대자의 때늦은 후회와 고백인 것이다. 

 내 나이 마흔다섯이란 이른 나이에 ‘참 평안’을 얻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인생 최악의 늪에서 허우적댈 때였다. 절망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천수답처럼 하늘만 바라보다가 홀연히 고난의 의미와 인생의 목적을 깨달았다. -‘임사무사(臨死無邪)’
바로 그 때 이 세상이 줄 수 없는 엄청난 ‘평안’이 내 마음에 찾아왔다.
그래서 ‘평안’이란 서체주변에 마치 십자가에서 흐른 핏방울처럼 어지럽게 낙관을 찍었다.

<인생김치이야기>저자/ 창작서예가 솔현  심드림/goldizz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