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관객들에게 그날에 대한 정확한 답을 드리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친구>의 풀리지 않은 뒷이야기를 그린 <친구2>가 관객들을 찾는다.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이동하던 차 안에서 스토리를 떠올린 곽경택 감독은 영화제 기간 중 트리트먼트의 절반을 완성해냈을 만큼 강렬하고 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친구>가 그의 연출 인생에 큰 획을 그은 대표작인 만큼 <친구2>에서는 더욱 깊이 있는 스토리와 노련한 연출력을 발휘, 전작의 명성을 이을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신세영 기자 ssy@

영화 <친구2>가 제작보고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며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2001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820만 관객을 기록,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 영화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영화 <친구>. 그리고 드디어 돌아온 후속작 <친구2>가 지난 10월 17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성황리에 제작보고회를 마쳤다.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오성과 김우빈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낸 이번 제작보고회는 수많은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진정한 한국형 느와르의 귀환을 기다리는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날’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친구2’ 출발점
박경림의 매끄러운 사회 속에 진행된 이번 제작 보고회는 유오성과 김우빈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관객들이 뽑은 <친구>의 명대사 순위를 확인하는 코너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배우 김광규의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가 선정되며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실제로 김광규는 이날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를 외치며 무대로 깜짝 등장해 <친구2>를 응원하는 ‘몰래 온 손님’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음 이어진 ‘키워드 토크’ 시간에는 ‘친구’, ‘그날’, ‘남자들의 도시’, ‘아버지’ 등 <친구>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 감독과 배우들의 진솔한 대화가 이어졌다. 동수가 죽은 ‘그 날’에 대해 유오성은 “‘그날’ 준석이 동수의 죽음에 관여했느냐는 궁금증이 바로 <친구2>의 출발점”이라고 답했다. 김우빈은 “그 날이 없었다면 <친구2>는 제작되지 않았을 것이고, 나도 <친구2>에 출연하는 영광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장동건 선배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라며 남다른 소감을 말했다. 곽경택 감독 역시 “<친구>의 성공 이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바로 ‘그 날’ 준석이 동수를 죽였느냐에 대해서다. 나 역시 관객들에게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답을 드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친구2>를 제작하게 되었다”라고 밝히며 <친구2>의 제작 의도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날’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지며 열광적인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제작보고회를 마치며 2013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친구2>는 오는 11월 14일 관객들을 찾아 올 예정이다.

더 거칠고 더 뜨겁고 더욱 진하다!
<친구2>의 큰 틀은 바로 ‘동수’(장동건) 살해 혐의로 복역한 ‘준석’(유오성)의 17년 후 이야기다. 부산을 접수했던 ‘준석’이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마주한 새로운 세상, 그리고 ‘성훈’(김우빈)을 비롯한 준석의 새로운 인연과 그에게 찾아 온 또 다른 위기. 여기에 ‘준석’의 아버지이자 60년대 부산의 전설적인 건달 ‘철주’(주진모)에 대한 회상이 더해져 시대를 초월한 남자들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또한 부산, 울산, 심지어 일본까지 무대가 확장된 <친구2>는 2001년 <친구>보다 더욱 깊이 있어진 스토리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세 남자의 뜨거운 삶을 담아낼 예정이다. 특히, <친구2>는 곽경택 감독이 ‘노스탤지어 느와르’라고 전하는, 한마디로 ‘향수가 있는 거친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1년 <친구>의 키워드가 남자들의 우정과 갈등, 배신이었다면 2013년 <친구2>는 거친 삶을 살아간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정과 갈등, 배신은 물론 과거에 대한 회한과 거스를 수 없는 숙명까지 그려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 곽경택 감독

# Interview 1. 곽경택 감독

Q. 영화 <친구>가 조폭을 미화하는 측면이 있지 않느냐는 논란이 있는데…
- 얼마 전 조폭 중 한 분이 나에게 “사실 조폭은 굉장히 비겁한 사람들이다. 왜 그렇게 영화에서 멋있게 만들어서 우릴 피곤하게 만드냐”고 했다. 그때 나는 “<친구>라는 영화를 통해서 친구의 우정을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걸 담게 된 그릇이 보통사람 보다는 강한 드라마를 가지고 살게 되는 조폭이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대부> 역시 가족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소재는 갱스터를 사용한 영화다. <친구>라는 영화가 굉장히 센세이션했고, 그 속편이기 때문에 조폭을 사용하게 되었지만 이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일 뿐이다.

Q. 전편이 부산 올로케였는데 이번엔 울산이다. 울산을 영화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 영화에 부산 이외의 도시가 필요했는데, 우연히 울산에 사는 친구가 추천해주었다. 울산을 돌아다니다 보니 내 기존 생각과는 달리 많은 매력들이 있어서 정하게 되었다.

Q. 왜 12년이 지난 지금에 속편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나?
- 사실은 <친구>를 만들고 나서 정말로 많은 제안을 받았다. 조직 생활을 하셨던 분들이 본인의 이야기로 <친구2>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조폭영화 감독으로만 비춰질 것 같아서 고사했다. 이번 <친구2>의 시나리오는 부산국제영화제 내려가는 차 안에서 순간 떠오른 얘기였다. ‘만약 동수의 아들이 살아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상상이 꼬리를 물고 물어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12년 동안 축적된 에피소드들이 제 머릿속에 가득했기 때문에 쉽게 제작할 수 있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굉장히 크다. 많은 분들은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친구1>보다 호평 받을 자신은 없다. 35살의 패기 넘치는 젊은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따라잡긴 쉽지 않을 것 같다.

Q. 배우 유오성과 11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챔피언>을 찍을 때의 유오성과 <친구2>를 찍을 때의 유오성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 오성이하고는 전생에 뭐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그렇게 사이좋게 지내다가 싸우기도 하다가 또 다시 뭉쳐서 영화를 하게 되었다. 세월이 주는 미덕 중 하나가 조심성인 것 같다. 저도 현장에서 많이 조심스러워진 것 같고 유오성 역시 굉장히 진중해진 느낌이다.

# Interview 2. 배우 유오성

Q. <친구>에 비해 <친구2>에서 달리 연기한 부분이 있는지, 후배 김우빈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 따로 연기법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연기는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로 준비한 건 없고, 배우라는 존재 자체가 끊임없이 배워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라 인생의 경험치가 조금은 녹아 있지 않을까 한다. 김우빈에 관해서는 ‘내가 지금 김우빈 나이인 25살이었다면 지금 저 친구처럼 연기할 수 있었을까?.’ 조금 질투도 나면서 저 친구와 동년배가 아니란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다.

Q. 장동건이 출연하지 않아서 아쉬운 부분은 없나? 친구는 남자 영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쏟아지는 비슷한 장르의 영화와 다른 차별점은?
- 만약 동수(장동건)가 살아서 <친구2>가 이어졌다면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목표의식이 모두 뚜렷해서 그래도 이번 영화에 대한 자신감은 있다. <친구>가 인상적인 영화였다면 <친구2>는 조금 더 인생의 깊이가 들어있는 음미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 Interview 3. 배우 김우빈

Q. 스크린에 처음 데뷔하는 소감은?
- 일단 첫 영화로 <친구2>를 만나게 된 게 굉장히 영광이었다. 매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습다.

Q. 전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경상도 사투리를 굉장히 잘했다. 힘들지 않았는가?
- 나한테는 외국어 같은 느낌이었다. 연습할 때 높낮이를 그려가며 준비했다. 감독님께서 촬영 전에 녹음테이프를 주셔서 그걸로 연습했고, 극중 친구 역으로 나오는 배우들이 울산 출신이어서 그 분들께 배우기도 했다.

Q. 거친 액션이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 영화를 준비하는 기간에 무술 감독님께 지도를 많이 받았다. 워낙 큰 신들이 많아서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 그래도 무술팀 형들이 잘 지도해주셔서 큰 사고 없이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에서 오토바이를 타야 하는 장면이 있어서 2종 소형 면허를 따기도 했다.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생겨서 감사한 마음이다.

Q. <친구>에서는 누구 하나 모를 리 없는 명대사들이 나왔다. <친구2>에서는 뜰 것 같은 대사가 있다면?
- 친구의 명대사가 12년이나 기억 되다 보니 나도 욕심이 났다. 그래서 감독님께 12년짜리로 하나 부탁 드렸다. 내가 선택한 대사는 ‘분위기 창출 되네’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