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도자(陶瓷)는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현대미술의 정수 가운데 하나이며 생활의 향기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경기도 이천은 공예분야, 특히 도자로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아 세계 창의도시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도자와 관련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 한얼 이호영 (주)한얼도자기 도예가

한류의 영향에 힘입어 각 분야의 세계화 노력이 한창이다. 이에 뛰어난 심미안을 바탕으로 도자 예술 미학의 정점을 선보인 한 도예가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수광리 도예촌에서 창작에 전념하는 (주)한얼도자기 대표인 이호영 도예가가 바로 그 주인공.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분청 평면도자기의 새로운 기법 개발
도예가 한얼 이호영은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은 예술가로, 그의 부친은 도예분야의 1세대인 故 이현승 선생이다. 1950년대 경기 이천시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이천 3개의 가마 중 한곳인 조선요를 설립해 청자와 칠기를 생산한 이현승 선생의 맥을 잇고 있는 작가 이호영은 이천 도자기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는 한편, 선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기존의 청자, 백자, 분청 한국도자전통기법에서 탈피한 분청 청자 평면도자기의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작가는 지난 1985년부터 새로운 시각으로 미적 세계를 탐색하며 장르와 콘텐츠의 접목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그 결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존의 둥근 도자예술에서 벗어나 평면 도자기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그가 선보인 평면도자기는 도자기용 태토로 쓰이는 고령토를 세로 220cm, 가로 80cm, 두께 0.7~2cm로 만든 작품으로, 건축조형물, 대형벽화, 공원벽화, 신축건물, 리모델링, 고품격 인테리, 식탁, 소파 테이블, 좌탁 등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이다. 작가 이호영은 “실험작업을 거치는 과정에서 1300도의 열을 가하게 되면 흙의 갈라짐, 뒤틀림, 색감 변화 현상이 발생해 시행착오를 수없이 반복했다”며 “초벌과 재벌 과정에서 변화되는 현상들을 극복해 소지(흙) 선택에서부터 배합하는 비법을 고민하고 시험하던중 이제 타도예가가 흉내낼 수 없는 분청과청자 평면도자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청자평면자기기법은 둥근 도자기를 식탁처럼 편평하게 제작하는 기법으로, 작가는 지난해 대형평면도자기 제조 방법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이 작가는 이를 통해 ‘분청도판형상물’, ‘천년의미소문양 바닥도판’, ‘도자기벽화와 도자기현판’, ‘대형고려청자’, 2010년에는 성남모란민속공예전국대전에서 평면도자기 청자테이블로 금상수상’ 등의 작품을 전국 각지에 설치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천시 곳곳에는 작가 이호영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설봉공원 내부에 일명 ‘장미공원’이라 불리는 곳의 바닥에는 평면도자로 꾸며진 그의 도자기가 설치되어 있다. 작가 이호영은 최근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평면 도자기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통해 명성을 떨치고 있다. 유명 화가인 세정 곽원주, 연세희씨 등과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 황량한 다리에 새 생명을 불어 넣기도 했다. 이천 환경공원에서도 ‘진입문주조형물’을 비롯하여 학습가벽, 조명등, 벽면에 이르기까지 작가 이호영은 그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들을 곳곳에 설치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도자예술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다.

전통 상감청자 기법으로 도자예술을 꽃 피우다

▲ 작가 이호영은 “도자기 벽화는 건축물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줄 수 있는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조형물”이라고 강조했다.

상감청자기법으로 평면도자기 벽화의 신화를 이루고 있는 작가 이호영. 전통 도자기 기법으로 새로운 도자예술을 꽃 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식탁, 테이블, 의료용 테이블, 벽화, 조형물, 도자기 액자 등 평면 도자기 작품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가 이호영은 “도자기 벽화는 건축물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줄 수 있는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조형물”이라고 강조했다. 장인의 예술혼과 작품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지난해 일본 아즈마덴키 창립 90주년 행사에 초청되어 작품을 선보인 자리에서 크게 호평을 받았으며  11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작품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며  일본 진출의 길도 열리고 있다. 올해 안산김홍도미술전국 공모전에 특선하는 쾌거를 거둔 작가 이호영은 “앞으로 자주 해외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한국 최고의 노하우와 우리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창작 작가 작품의 지적재산권 보호가 시급하다고 말하는 그는 “여러 해 동안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서 작품을 개발해 탄생시키면 다른 업체에서 모방해 도예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도예재단이나 관련기관 도자기 조합을 중심으로 신기술 지원과 창작 작품을 보호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