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백지화로 피해를 호소하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을 만나 “당장 모레부터 현장 지원 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10월 29일이날 용산구 이촌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현장 센터에) 서울시 공무원 7명, 용산구 공무원 3명을 배치하고 맞춤형 정책을 내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은 “무엇보다 (주민들이) 적어도 굶지 않도록 얼어 죽지 않도록 저희들이 어떤 방법일지는 모르겠지만 전기와 물이 끊기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이번 간담회는 박 시장이 지난 1일 용산구 현장 시장실에서 서부이촌동 주민들을 만나 현장 방문을 약속하면서 마련됐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이촌동 아파트 단지와 상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을 둘러본 뒤, 오후 7시부터는 간담회장을 메운 주민 200여명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박 시장은 이날 “시간이 걸릴지라도 제대로 개발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개발 가이드라인과 도시 계획도 주민들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장 공관 은평뉴타운으로 임시 이전
서울시가 오는 12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관을 은평뉴타운 미분양 아파트로 임시 이전한다고 10월 30일 밝혔다. 1981년부터 33년간 서울시장들의 거처가 됐던 혜화동 공관은 한양도성 성곽 복원을 위한 보수·정비를 거쳐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다. 박원순 시장이 연말부터 새로 거주할 임시 공관은 2010년 은평뉴타운 우물골 7단지에 준공된 전용면적 167㎡의 복층 구조 아파트다. 서울시는 이 아파트를 소유한 SH공사와 2억8200만원에 1년 전세 계약을 맺고, 12월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 성곽에 자리한 혜화동 공관은 오래전부터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대체 공관이 마땅치 않아 이전을 미뤄왔다. 이에 시는 지난해 11월 시 재산인 백인제 가옥으로 시장 공관을 이전하기로 했지만 논란이 일자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백인제 가옥은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친일파였던 이완용의 외조카 한상룡이 1913년 세운 개량한옥으로 시장 공관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거셌다. 서울시는 이후 기존 시유재산을 활용하거나 민간주택을 매입하는 방안 등 몇 가지 대안을 검토했으나, 적합한 곳을 찾지 못해 우선 재정 부담이 적은 은평뉴타운 아파트를 임시 공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우선 1년 계약을 맺고 임시로 공관을 이전한 뒤 계속해서 정식 공관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경기 행정국장은 “시장 공관은 내빈 방문과 비상업무 등 업무추진 기능과 시민들과의 소통기능도 담당해야 한다”며 “단독주택 형태의 공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16개 시도 중 일부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공관을 개방한 곳도 있지만 시민 갈등과 이해관계가 첨예한 대도시의 시장이라는 측면, 입주 공관 주변에 주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서울시는 공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혜화동 공관 건물은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한양도성 보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일부 존치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한양도성 방문자 안내센터’나 시민들이 쉴 수 있는 ‘탐방안내센터’, 주민카페 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1940년 지어진 혜화동 공관은 1959~1979년 대법원장 공관으로 활용되다 1981년 18대 박영수 시장 때부터 서울시장 공관으로 사용됐다.

▲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

정책결정 현실화로 시민의 삶 변하는 모습 보며` 보람 느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월 24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짧은 임기인데 정책을 새로 만들고 추진할 것들이 많아 굉장히 숨 가쁘게 달려왔다. 19개 구를 다니며 그리고 여러 영역과 주제별로 현장 시장실을 운영했다. 그때 만났던 분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고 정책적 역량도 배웠다”면서 “스스로 좌절감이 든 순간도 있었지만 정책결정이 현실화되어 많은 시민의 삶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 한없는 보람을 느낀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참 중요하다. 예를 들어 국회 국정감사는 서울시 사업들을 검증받는다는 면에서 참 즐거운 시간 이었다”고 밝혔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 시장은 지난 10월 27일 취임 2년을 맞았다. 박 시장은 “국회가 무상보육 예산 분담에 대한 중앙정부안(서울 30%·정부 70% 부담)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회에 계류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서울 40%·정부 60% 부담) 통과를 재차 촉구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현재의 민주당 당적으로 서울시장 재선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선 “국회에서 노력하고 계시니 여기에 맡긴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박원순 고유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시장과 서울시 공무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양한 일들을 해결해 가야 한다. 많은 일들이 비정상 궤도에 있어 이것들을 정상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부실의 공화국이다. 아무리 큰 성을 쌓아도 이 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면 무슨 소용인가”며 “서울시만큼은 깨알같이 꼼꼼히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완벽주의로 가야 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정신으로 어느 한 곳도 손대지 않은 곳이 없는 정말 깨알같은 꼼꼼한 행정으로 2년 8개월 임기를 제대로 일 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