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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경제 ‘J노믹스’ 시대 열리다
2017년 06월 07일 (수) 02:35:2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보수 정권 10년이 막을 내리고,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의 시대가 열렸다. 이번에 새로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J노믹스의 골자는 일자리 창출과 재벌 개혁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구상인 J노믹스는 ‘사람 중심의 경제’로 요약된다. 혁신·공정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과거 정부에서 대기업 중심 성장의 혜택이 가계로 흘러가는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이제는 그 한계가 드러났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정부 시장 개입과 민간 자율성의 균형 잡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재벌 가운데 10대 재벌, 그중에서도 4대 재벌(삼성·현대차·SK·LG)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서면투표제 ▲대표소송 단독주주권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혁과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 ▲재벌의 확장력 억제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 등을 도모하고자 한다. 재계는 특히 ‘상법 개정’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와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은 커다란 파장이 우려된다는 것. 집중투표제는 이사들이 투표해 과반 이상을 획득한 이사만 선임하는데, 후보 수만큼의 투표권을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다. 과거 칼 아이칸이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KT&G 이사 한 명을 선임한 사례가 있다. 집중투표제가 법제화하면 소액 주주나 일반 대주주가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이사를 이사회에 진출시킬 여건이 마련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감사위원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제도다. 이 경우 지분 소유 계열사가 하나밖에 없는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비지주회사보다 경영권 방어가 곤란한데, 이는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던 기존 정책과 어긋나게 되는 셈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에 재계의 입장은 다중대표소송제의 경우 주주 간 이해가 상충할 소지가 있고 불필요한 소송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공약 중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을 규제하는 부분 역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지주회사는 상장사 지분을 20%, 비상장 회사는 40%까지 보유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의 공약은 이를 각각 10%포인트씩 올려 지주회사를 이용한 재벌 총수 일가의 손쉬운 경영 승계나 지배력 남용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 정책이 현실화하면 현재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롯데를 비롯, 앞으로 체제 전환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은 지분 확보를 위해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재벌 개혁을 명분으로 한 규제 강화가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하는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결국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과 민간의 자율성 가운데서 적정한 균형을 찾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갑의 횡포를 엄벌하는 을지로위원회 확대
문재인 대통령의 J노믹스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남다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국내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한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13년 5월 더민주당 의 당내 조직으로 출범했던 을지로위원회는 해 ‘갑의 횡포’에 맞서 ‘을’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온 기구다. 범정부 차원으로 확장되는 을지로위원회는 검찰·경찰·국세청·공정위·감사원·신설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참여해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부당 내부거래 등 재벌의 횡포를 조사, 엄벌하는 기구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을 현행 최대 3배 보다 더 강화하고,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현행 2조8000억원 규모인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을 임기 내에 2배로 확대하고, 신산업분야에 대해 우선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쇄신, 벤처기업 성장의 장애를 없애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을 공정거래법상 ‘담합’에서 제외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주는 약속어음제도도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뿐만 아니라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 등의 특별보증을 통한 금융기관 대출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인의 발목을 잡아온 연대보증제를 완전히 폐기할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 신규 채용을 지원하는 ‘추가고용지원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이 청년(15~34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 2명 신규채용 후 3번째 채용직원의 임금 전액을 정부가 3년 동안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준비 중이다. 이러한 문재인정부의 움직임에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월10일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문 대통령의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기억하고 있다”며 “새 정치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부 승격 등의 정책들이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반영돼 한국경제가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혁신을 통한 성장, 일자리 중심의 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권력과 재벌이 자행한 반칙과 특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소상공인들도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는 사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채 발행 없이 추경예산 10조원 편성
정부가 적자국채를 찍지 않고 올해 더 들어올 세금만으로 추가경정예산 10조원을 편성한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지난 5월12일 기획재정부는 ‘5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추경 등 적극적 거시정책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때 “집권하자마자 10조원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취임 이후 추경 편성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올해 계획보다 더 들어올 세수를 중심으로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조세재정연구원 추산에 의하면 올해 초과 세수 범위는 10조원 내외”라며 “지난해 계획보다 더 들어온 세금(세계잉여금) 1조1,186억원에다 기금 조정으로 1조~2조원도 조달할 수 있어 나랏빚을 늘리지 않고 추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선에서 세수를 추계하는 국세청의 한 고위관계자도 “올해 초과 세수가 10조원 정도는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정부는 ‘빚 안 내는 추경’이라는 점을 앞세워 국회 통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여 추경의 법적 요건(대량 실업, 경기 침체 등)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가 부채를 늘리지 않고 더 걷은 세금을 돌려준다는 취지를 전면에 부각해 명분을 세운다는 것이다. 기재부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경기가 그렇게 좋지도 않은데 정부만 배부를(세수 호황) 필요는 없다”며 “더 들어온 세금을 경제 전반에 풀겠다면 국회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에도 국가부채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D1)는 지난해 38.3%로 정부는 올해도 38~39%대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0%대), 일본(약 240%)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금융정책 기조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지난해에만 140조 넘게 늘면서 지난해말 기준 1344조원에 달한 가계부채 대책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 대비 150%를 넘지 않도록 제한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혀 가계부채 총량관리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또 금융당국이 도입 추진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대출 기준 지표로 활용할 전망이다. 가계대출에서 소득심사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총량관리제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새 정부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핵심은 정책과 감독의 분리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기획재정부로 흡수되고,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이 전담하는 체제가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소비자보호 기구를 금감원에서 별도로 분리해 신설할 것으로 여겨진다. 금산분리는 지난해부터 금융당국 등에서 제기된 완화 방향이 아니라 거꾸로 강화 기조로 흐를 확률이 높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었다. 이미 국회에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의결권지분 보유 한도를 34~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계류하고 있는 상태지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은산분리 완화를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은행 외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타 금융권으로도 금산분리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피력한 바 있다. 당장 금융권 전체적으로 산업자본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 이미 여러 재벌그룹이 소유 중인 증권사, 보험사, 카드가 등은 경영에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업계 재편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을 현 1.3%에서 1%로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율 기준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중소가맹점의 경우 3억원에서 5억원으로 각각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27.9%인 대부업체 최고이자율은 20%로 하향조정될 전망이다.

세대별·소득별 맞춤형 주거정책 추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서민 주거 복지 강화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대별·소득별 맞춤형 주거정책’으로 국민의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을 덜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연간 10조원대의 공적 재원을 투입해 매년 100개 동네씩 총 500개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재생하겠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 인상은 시장 안정을 고려해 공약에 직접 언급하지 않고, 중장기 과제로 여지를 남겼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시장은 과잉 공급, 가계부채 증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경착륙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며 “따라서 새 정부는 기존 정책의 틀을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 추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공공임대주택 13만 가구와 민간의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 가구 등 매년 17만 가구의 공적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주택 정책 공약도 제시했다. 임기 중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65만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골자로, 이 경우 임대주택 재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8%)를 웃도는 9%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수

도권은 신규 택지 확보가 어려운 만큼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임대주택을 확보하고 매년 30만개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도시재생 후보지역이 2015년 말 기준으로 전국 2241곳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구도심의 노후 주거지 개발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득별 주거 안정 대책도 내놨다. 임대료가 저렴한 영구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은 저소득 노인과 장애인 가구 등 사회취약계층에 우선 공급하고, 주거급여 지원 액수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것. 매년 13만 가구씩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 중 30%인 4만 가구(5년간 20만 가구)는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된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월세 30만원 이하의 쉐어하우스형 청년 임대주택 매년 5만실 공급도 약속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주택 정책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의 역세권을 개발해 시세보다 낮은 청년주택 20만실을 확보하고 대학 소유 부지 및 인근 지역 개발 등을 통해 기숙사 입주 인원을 5만명(수도권 3만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세입자간 권리표준임대료 고시,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제, 임대료 상한제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할 계획이다.

현행 독점 형태의 전력시장구조 개편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경제정책 중 에너지 분야는 신재생에너지의 획기적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전력공급의 52.1%를 차지하는 원자력과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는 대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확대해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이 문 대통령의 계획이다. 지난 5월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정부 목표인 ‘2025년 11%’와 비교할 때 2배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신재생에너지의 획기적인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판매시장 개방을 통한 민간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원자력과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발전원을 중심으로 한 발전자회사들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대폭 확대할 재원 및 유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력판매시장이 개방되면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전기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팔거나, 전문판매회사가 등장해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기를 사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행 제도는 민간이 전력판매시장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을 구매할 때 수수료가 한전의 수배에 달하는 등 비합리적인 요소가 있어 유명무실한 상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력판매시장을 민간에 개방해도 현재 전력산업구조로는 민간의 참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원가를 밑도는 전기료와 비합리적인 제도 등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 실제 현재의 전력산업구조는 기저발전으로 분류돼 가동률이 높고 발전단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화력, 원자력 발전사업자가 초과이익을 얻는 구조다. 이러한 전력산업의 비합리성을 깨기 위해서는 한전 및 발전자회사가 독점하는 현행 전력시장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관건은 공공성을 띄는 전력시스템 제어(SO) 및 송배전(TO)를 한전에서 독립시키는 일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우리 전력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해 한전의 판매와 송배전 부문 분리를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전력시장의 개방이 이뤄지면 에너지원 간 결합서비스나 에너지원과 타상품 등 부가가치 서비스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과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의 확산을 위한 초석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미 세계 각국은 전력시장 개방을 통해 정보통신(IT)·금융·유통 등 비에너지 기업이 ICT 기술을 활용해 전력산업에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전기차·수요반응·스마트홈 등 저탄소 기술을 토대로 신사업을 창출한다. 한전의 조환익 사장도 세계 전력시장의 흐름을 언급하며 “프랑스의 전력회사인 EDF는 최근 6년간 영업이익이 14% 줄고 시가총액도 66% 떨어졌고, 독일의 전기·천연가스 공급회사인 RWE 역시 104%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ICT로 무장한 ‘뉴 플레이어’가 전력산업에 야금야금 침투하면서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경우도 전력시장 개방을 통한 전력산업의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2000년부터 2000㎾ 이상 대용량 수용가에 전력시장을 개방해 지난해 4월 일반 가정을 포함한 전력 소매시장을 전면 자유화했다. 그 결과 통신과 전력을 결합한 서비스(소프트뱅크)나 케이블 TV와 전력을 결합 판매하는 서비스(J:COM) 등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 2025년부터 예정된 가스 도매시장 민간 개방도 활력을 띄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가스 도매시장에 진출한 민간 사업자가 전력시장에도 함께 진출한다면 원가 절감과 함께 소비자에 다양한 요금제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 교수는 “민간의 전력시장 참여를 유도하려면 판매시장이 완전 자유화 돼야 한다”며 “한전 이외 다른 사업자도 판매하도록 하고 소비자도 발전사업자와 직거래하는 시스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전문가도 “한국처럼 독점적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없다”라며 “경쟁하고 개방을 시켜 새로운 산업이 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국민 74% “문 대통령 잘할 것” 기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경제 부양책이 일찌감치 나라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임기 시작과 동시에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소탈하고도 파격적인 행보와 함께 경제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5월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투자은행(IB)들은 대선 이후 경기부양책이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탠다드차티스(SC)와 노무라증권 등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새 정부의 외교관계 개선,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내수심리가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작년 세수 확대, 양호한 정부부채 비율 등을 감안할 때 확장적 재정정책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사회복지 지출 중심의 내수진작 노력이 수출주도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다만 노무라증권은 “향후 5년간 재정지출을 매년 7.0% 늘리면 중기적으로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및 과세 비중이 OECD 평균까지 확대될 소지가 있다”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가계부채, 고령화, 낙후된 기업 지배구조 등이 잠재성장률 제고의 장애요인”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문 대통령 당선으로 실행능력 있는 정부가 구성된 것은 중기적으로 한국 주가의 상승 요인이라고 꼽았다.

국내 연구기관도 문재인표 경제정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새 정부의 경제 및 대북 정책 기대효과’ 보고서를 통해 “일자리 질 개선방안과 재원조달 방식 등을 둘러싼 불협화음 최소화를 위해 섬세한 정책 집행과 사회적 대타협 달성이 우선 필요하다”면서도 “가계소득 증대와 신산업 혁신 등으로 저성장 기조 탈출과 성장잠재력 확충, 적절한 분배 달성이 기대되며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대감은 국민들에게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CBS라디오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국 성인 1007명 가운데 74.1%가 ‘문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1.08%보다 두 배 가까운 수치로 국정운영을 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은 16.1%에 그쳤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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