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에서 유래된 컬링은 올림픽 빙상 종목 중에서 '섬세함'을 가장 많이 요구한다. 빙판 위에서 속도전을 펼치는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 예술성을 겸비한 피겨 스케이팅과 달리 컬링은 얼음을 브룸(broom)으로 닦아내 스톤(stone)이 지나가는 길을 만드는 방식으로 경기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동계올림픽에서는 지난 1998년 나가노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컬링은 올림픽 무대에서 정식종목이 됐지만 한국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소치올림픽을 통해 국내에도 제법 알려지게 됐다. 여자컬링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여자대표팀은 전통의 강호들과 경기에서 밀리지 않았다.

열악한 컬링의 훈련환경 개선에 총력 기울여

▲ 신성욱 협회장

컬링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비인지 종목이었고, 국제무대에서도 한국 컬링은 주목을 받지 못하며 변방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시니어와 주니어 모두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신흥 컬링 강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대중화된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훈련장을 찾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훈련할 장소가 없어 일반 빙상장에서 훈련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얼음의 상태에 따라 스톤의 활주 방향과 속도, 거리, 휘어짐 등이 예민하게 바뀌기 때문에 여타의 빙상 스포츠보다 빙질의 상태와 습도가 중요하다. 습도가 높으면 컬링 시트 표면에 오돌토돌하게 붙어 있는 작은 입자인 ‘페블’이 쉽게 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빙상 경기장은 보통 40∼50%의 습도를 유지하지만, 컬링 경기장이 35%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간 국내에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었던 국가대표팀의 경우 일년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훈련을 진행해왔는데, 이는 비용적인 면에서도 선수들의 피로도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다. 신성욱 부산광역시체육회 컬링협회장은 “가까운 일본만 해도 1500개에 달하는 컬링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단 4곳밖에 없다”며 “특히 부산은 컬링 시스템이 약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활동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선수들의 역량에 비해 훈련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2010년, 주위의 권유로 컬링연맹을 이끌어 온 신성욱 회장은 컬링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부산광역시·부산광역시체육회·신세계·필라·KB 등 지자체·기관·기업들의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며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아울러 컬링이 생활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코치와 선수, 전 임직원이 컬링 인구 저변 확대 및 인프라 구축, 우수 선수 발굴 및 육성, 선수층 확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팀 간의 단합과 동호회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기별로 친선대회를 개최해 지역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스포츠맨십이 강조되는 컬링 경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제고하는 등 국내 컬링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한국 여자 대표팀이 경북 의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협회 소속 일반부 남자 컬링 선수들이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신 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별화된 기술력 바탕으로 건설업계 선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신성욱 회장은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서 선진기술을 습득 후 지난  2008년 표준종합건설(주)을 설립했다. 설립 이후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사업 등 다양한 건설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표준종합건설은 시공능력과 건축, 토목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기술자들을 바탕으로 송월타월, YK스틸, 넥센, 한국선재 등 부산을 대표하는 우수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다양한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김해 상동에 위치한 인계의료법인 의료원, 대연동의 노후된 건물들을 도시형으로 탈바꿈한 100동 이상의 생활주택, 녹색환경 개선 사업에 동참해 시공한 남산중학교, 제주도 서귀동에 위치한 호텔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발주한 공사 등 200여건이 넘는 공사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3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수질개선장치의 신기술인 유체의 자화장치와 자화방법을 도입, 청결하고 효율적인 수질관리 시스템으로 영구급수관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국내 최초로 배관부식억제 장비 특허 등록도 마쳤다. 신 회장은 “앞으로도 안전성·친환경성·편의성·실용성·심미성 등을 두루 고려하며 건축물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겠다”면서 “장애인 컬링 팀과의 친선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 아울러 한국 컬링 선수들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도 선전하고 국위를 선양하도록 협회 차원에서 내년에 국제 대회 기준에 맞는 빙상장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