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보면 ‘착한’ 나라가 더 잘산다. 지금의 선진국들은 현재 한국과 비슷한 소득수준이던 20~30년 전부터 약자배려, 공정성, 개방성, 시스템 규율 등의 선(善)인프라를 더 잘 갖추고 있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과거 이기적인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자원을 확보하고 경쟁자들을 다 죽이고 나 혼자 살겠다는 경쟁, 자원을 착취한 뒤 극대화 한 이윤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등 좋은 일 하는 시대는 끝이 났다. 이제는 선한 목적과 의도가 협력과 공헌을 바탕으로 상생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다·나·루’1호점

▲ 황재원 대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강쇠낙지마을’은 다함께 나누고 누리는 세상(다·나·루) 1호점이다. 사업 시작 후 지역사회 장애인을 위해 청주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에 지속적으로 후원해온 이곳은 지난 4월, 청주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부터 ‘다·나·루’ 현판을 전달받았다. 강쇠낙지마을의 가게 앞에 붙은 이 현판은 지역사회 장애인을 위한 후원 사업에 동참하는 식당이라는 인증인 것이다.

황재원 강쇠낙지마을 대표는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강쇠낙지마을의 대표 메뉴는 ‘낙지 보쌈’. 낙지를 강한 불에 초벌한 뒤 양념과 함께 다시 익혀 낙지의 식감과 불맛을 살린 요리다. 여기에 생과일과 고춧가루 등이 들어간 양념장을 고온에서 숙성시켜 사용해 적당히 매우면서도 모든 맛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어 환상적인 맛의 하모니를 이룬다. 특히 낙지의 경우 왕소금으로 세척한 뒤 강한 불에 더덕과 함께 볶기 때문에 그 탱탱한 식감이 남다르다.

이곳의 음식을 맛본 누리꾼들도 ‘매콤한 낙지더덕보쌈과 시원한 동치미가 잘 어울린다’ ‘자연스러운 불맛이 일품이다’ ‘부드러운 수육과 향긋한 더덕이 통통한 낙지와 최고의 삼합이다’ ‘묵은지에 보쌈과 낙지를 싸먹으면 너무 잘 어울린다’고 극찬할 정도다. 밑반찬으로 내는 동치미 하나도 30통씩 직접 담글 정도로 황 대표가 메뉴에 들이는 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집보다 가게가 더 편하다는 그는 명절을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쉬지 않는다. 멀리까지 찾아온 손님이 한 번이라도 그냥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황 대표는 “언제나 신선한 재료만을 선별하여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청주 대표맛집이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과 실패 속에서 깨달은 인연의 소중함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하는 황재원 대표. 젊은 나이에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던 그는 그 과정 속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대 중반, 동네에서 시작한 작은 포장마차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던 누나와 매형의 요청으로 자신의 사업을 접고 가족의 가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자신의 장사에 대한 ‘재능’을 깨달은 그는 단기간에 눈부신 매출 성장을 이루었고 그렇게 마련한 자금과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자신만의 두 번째 사업을 시작했다.

인근 대학의 통기타 동아리를 섭외하고, 식사시간 이후에는 리믹스 음악을 활용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진 두 번째 가게는 외국인 손님들이 단골이 되면서 이색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시골에 없던 명소로 주목을 받았다. 시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면서 황 대표 역시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꿈에 그리던 ‘오픈카’를 타고 다닐 정도로 ‘성공한 청년’이 되었다. 하지만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도 사람이고, 다시 그를 일으켜 세운 것 역시 사람이었다. 성공의 단꿈에 젖어 있을 때 믿고 있던 지인의 속임수로 인해 사업으로 벌었던 돈보다 더 큰 돈을 잃게 된 황 대표는 10여 년의 긴 세월동안 좌절과 방황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그를 일으켜 세운 것 역시 사람이었다.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지인으로부터 힘을 얻은 황 대표는 산속으로 들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 후로도 또 다시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는 결코 무너지지 않고 오늘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다. 반복되는 성공과 실패 속에서 사람으로 인해 웃고 울며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는 황 대표는 “가게 한편에는 그간 손님들이 남기고 간 명함이 만 오천장 이상 있다”며 “먼 훗날 저의 건물을 지어 낙지도 먹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을 때 초청할 귀중한 손님들의 명단이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