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국내에서 처음 방영된 미국의 인기 드라마 ‘CSI’의 영향으로 과학수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 관심은 2011년에 한국 최초의 법의학 드라마 ‘싸인’으로 이어지며 과학수사가 단순한 관심의 대상이 아닌 미해결 사건을 풀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 채홍기 소장은 독자적인 연구를 통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성장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였다.

과학수사란 사안의 진상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하여 현대적 시설·장비·기자재와 과학적 지식·기술을 활용하는 수사법을 말한다. 이러한 과학수사의 범위는 점차 넓어져 최근 해상범죄 해결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채홍기 해양경찰연구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해양사고와 범죄의 법과학적 감정기법 연구
효율적인 경찰 임무수행을 위한 장비 개발, 해양사고·범죄 관련 과학수사지원, 오염물질 감식·분석능력 고도화, 해양배출 폐기물 관리 등을 위해 2007년 설립된 해양경찰연구개발센터는 지난 2010년 해양경찰연구소로 승격되었다. 해양경찰연구개발센터는 2008년 자체 개발한 무선주파수인식(RFID)기를 탑재한 첨단 라이프 재킷(구명조끼)를 개발한 바 있다. 또 매년 독자적인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해양 분야 전문가 초청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국내외적인 공신력을 인정받아 해양경찰연구소로 승격될 수 있었다. 이후 해양경찰연구소는 전문적인 해상치안활동 지원과 국내외 해양 종사자 등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연구를 활발히 수행해왔다. 현재 해양경찰연구소는 기획관리과와 장비개발연구팀, 과학수사연구팀, 유출유분석팀, 배출물연구팀 등 1과 4개 연구팀, 총 27명의 연구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채홍기 해양경찰연구소장은 “해양특화의 법과학적 감정기법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해양오염물질의 감식 및 분석 연구결과 공유를 위해 <유지문 도감집>을 펴냈으며 에멀젼 특성변화 핸드북, HNS(위험유해물질) 도감집도 제작 중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부임한 채홍기 소장은 해양경찰치안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적 연구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연구기관과의 기술교류와 학술활동을 강화해왔다. 산학연공동연구 심포지엄 개최, 양식장 무기산 현장감식기법 도입, 유처리제 사전 테스트도구 활용의 이해, 해양배출폐기물의 업종별 생태독성시험에 관한 고찰 등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으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석유관리원, 서울대, 인하대, 부경대 등과 연구 교류 협력 및 네트워킹을 활성화하고 중국?일본 해양치안기관과의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제적 교류도 개척하였다. 이와 함께 해양배출 오염물질관리에 대한 체계적 대응에도 나섰다. 해양배출폐기물 전문감사기관 27개소에 대한 분석능력 평가와 분석정확도 경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해양폐기물에 대한 생태독성분석시스템도 구축?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재난 대응시스템 연구개발 추진과 해상수색구조 지원시스템 개발 및 유출유 실시간 추적기술을 연구하고 나아가 해상범죄 대응장비, 구조·구난 장비, 해양교통·통신장비도 개발을 추진 중이다.

법과학 국제공인 인증으로 국제적 공신력 높여
해양경찰연구소는 2013년 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법과학 국제공인 인증을 받았으며 증거물 분석에 대한 국제적 공신력도 높아졌다.

▲ 해양경찰연구소는 2013년 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법과학 국제공인 인증을 받았으며 증거물 분석에 대한 국제적 공신력도 높아졌다.

채홍기 소장은 “휴대용 인명구조 키트 등 인명구조장비 및 경찰관 외근조끼 개발 등 특허 18건을 등록하는 등 해상치안 장비 개발을 통한 지식재산권을 보유 중”이라며 “해양경찰청 최초로 2014년부터 4년차 사업으로 국가R/D예산 70억원을 확보함으로써 불법어로 진압장비 및 해양생물 DNA 분석 등 증거물 감정분야의 획기적 발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금년도에는 12.3억원 중소기업청 구매조건부 예산을 확보하여 해양경찰 특수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장비 개발 사업을 추진, 방검·부력조끼, 영상·음성 일체형 헬멧, 함정용 멀티펌프 등 4건의 과제를 발굴하여 중소기업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해양경찰연구소는 2011~2012년에는 연구과제 20건을 추진하여 해양경찰 업무 발전을 지원하였으며, 올해는 해양경찰활동에 필요한 연구과제를 19건으로 확대 선정하여 결실을 맺고  있다. 이 외에도 2011년 8월 한국석유관리원 녹색기술연구소와 업무협약 양해각서 체결, 2011년 10월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간 업무협약 체결, 2013년 8월 경찰청 치안정책연구소와 업무협약 체결 등 유관기관 연구소와의 MOU체결로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등 해양치안 기술력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도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연구기관으로의 성장 비전 제시
채홍기 소장은 지금까지 해양경찰연구소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연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의지로 극복해 왔다며 “해양경찰 창설 60주년을 맞아 『글로벌 해양종합 연구기관으로의 재탄생』이라는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고, 해양경찰의 미션인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기 위하여 ‘국제해양질서 변화에 따른 해양경찰청의 역할과 해양주도권 강화방안 등의 치안정책연구 강화’와 ‘국가과학기술 연구개발(R&D)사업 확충 뿐만 아니라, 미래형 해양치안장비의 개발’ 등 해양경찰 임무의 특성을 고려한 독자적인 연구를 통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성장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 넘을 것”이라고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였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