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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예산안 발표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
2013년 10월 07일 (월) 16:20:3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9월 26일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총지출 357조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 의결했다. 총지출 규모는 올해 본예산(342조원) 대비 4.6% 늘어난 수준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총수입은 올해보다 1조9000억원 감소한 370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세외수입 감소로 세입예산이 줄어든 까닭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를 뺀 관리재정수지는 25조9000억원 적자다. 올 추가경정예산안 적자(-23조4000억원)보다 많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3조2000억원 적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357조7000억원 규모 예산안 심의, 의결
2014년도 나라살림 규모가 357조 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8%로 올해 추가경정예산 수준을 유지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6.5%로 최근 누적된 세수부진 등으로 추경보다 소폭 상승했다. 역대 정부 최초로 수립한 공약가계부를 바탕으로 △경제활력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 △국민안전 확보와 든든한 정부 구현 △건전재정 기반 확충과 재정운용 개선 등 5가지 과제를 집중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정부는 9월 26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4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하고 10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대비 4.6% 증가한 357조 7000억원으로 짜여졌다. 총수입은 국세수입 증가율 둔화와 세외수입 감소 등으로 올해보다 -0.5% 감소한 370조 7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국가재정운용계획상의 총지출 증가율(3.5%)을 총수입 증가율(5.0%)보다 1.5%p 낮게 관리해 중장기 재정건전 기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관리재정수지를 2013년 GDP 대비 -1.8%에서 2017년 균형수준인 -0.4%까지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국가채무비율도 GDP 대비 30%대 중반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이 8.7%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액이 가장 많은 분야도 ‘보건·복지·고용’으로 105조 9000억원이 편성돼 처음으로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정부는 당초 공약가계부 이행을 위해 경제분야 예산을 대폭 줄이려 했으나, 경제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농업’을 2000억원 늘리고 ‘SOC’와 ‘산업’은 각각 1조원과 2000억원을 축소하는데 그쳤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재정의 경기대응 역할을 위해 올해 추경 수준의 재정수지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총지출을 최대한 확대해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를 살려 국민이 행복하도록 해야 할 일을 다하면서도 재정원칙을 바로 세우고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 나라살림을 알뜰하게 꾸려가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분야 100조원 예산 투입
기초연금 지급,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박근혜정부의 주요 복지공약 실현을 위해 내년도 보건복지 분야에 100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보건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2014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노동 분야에 105조8726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 97조4028억원에 비해 8.7% 증액된 금액이다. 늘어난 예산을 토대로 추진되는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현행 기초노령연금 제도가 내년 7월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기초연금 제도로 바뀌면서 예산이 3조2097억원에서 5조2002억원으로 늘었다.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 관련 필수 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도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올해 연간 본인부담액 94만원을 2016년까지 최대 34만원으로 경감하겠다는 목표다. 저소득층의 연간 의료비 본인부담 상한액도 2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낮아진다. 내년부터는 75세 이상 노인들의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현재 아이에게 필수예방접종을 맞힐 경우 1회에 5000원 정도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도 내년부터 전액 면제된다. 따라서 전국 만 12세 이하 약 600만 명이 B형간염·수두·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등 11개 백신을 무료로 맞게 된다. 중증 장애인에게 매달 지급되는 장애인 연금액은 기초연금 시행 시기에 맞춰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의 2배인 20만원으로 늘어난다. 월 2만~28만원의 장애인 연금 부가급여도 계속 지원된다. 관련 예산도 올해 3440억원에서 내년도 4460억원으로 증액됐다. 내년 10월부터는 7가지 종류의 급여를 일괄 제공하는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맞춤형 개별급여 체계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받는 전체 대상자가 83만가구에서 약 100만가구로 늘어난다. 또 저소득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희망키움통장 사업에 취·창업 수급자뿐만 아니라 1만여가구의 차상위 계층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이 낮아진다. 이 사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 등이 통장을 만들어 매달 10만원씩 저축하면 정부가 근로장려금 명목으로 매칭금을 지원해 자산 형성을 돕는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1177명을 확충해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내고, 사회복지통합정보망 개선에 289억원(올해 16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복지 재정 누수 차단에 나선다.

2014년 예산안 ‘이색사업 45’
정부가 9월 26일 발표한 2014년 예산안에는 국민들의 눈길을 끌 만한 이색사업이 적지 않다. 정부는 ‘내년 예산, 이런 사업도 있습니다’란 제목 아래 이색사업 45개를 소개했다. 우선 남극 제2기지 건설 및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예산을 꼽을 수 있다. 남극에 세종기지에 이어 장보고기지를 건설하고, 기후변화 대응시스템 및 지질환경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574억원을 지원한다. 북극항로 개척과 함께 자원·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114억원이 투입된다. 울릉도와 흑산도에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 신설돼 기본계획 수립용역 비용에 예산 35억원이 배정됐다. 현재 수도권에서 각각의 섬까지 편도 약 7시간이 소요되나 공항이 들어서면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필수 보건의료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의료취약지(분만취약지)에 외래 산부인과 등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52억을 지원한다. 특히, 강원도 인제·철원·양구 지역에 대한 산전 진찰 및 분만 이송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분만취약지란 관내 분만율이 30% 이하면서,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으로부터의 접근거리가 1시간 이상인 지역이 30% 이상인 시·군을 말한다. 올해 기준 48곳에 달한다. 예산 1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중소병원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펀드를 조성한다. 보건복지부 외 정책금융기관 및 국내·외 투자자의 추가 출자로 총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DMZ 내 1㎢(약 30만평) 부지에 남북과 UN 등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는 사업도 눈에 띈다. 기반 조성을 위한 지뢰제거 및 조사설계에 392억원, 연구개발에 10억원을 투입한다. 농촌지역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을 리모델링해 장날 목욕탕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내년부터 새로 시작한다. 관련 예산은 9억원이 책정됐다. 이밖에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 조성 △자동차 튜닝산업 지원시스템 구축 △수도권 안전운전 체험센터 건립 △중소기업 장기재직자 공제제도 △영상지도 제작 △영농 비닐쓰레기 수거함 설치 △웹툰(만화) 지원 △마을변호사 시범사업 운영 △3D 얼굴인식 검색시스템 도입 등도 눈에 띄는 이색사업이다.

2014년도 적자예산 25조 9000억원 규모
정부는 2014년도 25조9000억원 규모의 적자예산을 편성했다. 2008년 이후 7년 연속 적자 재정이다. 적자 규모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크다. 박근혜 정부 임기내 균형재정 포기도 공식화했다. 이명박 정부·박근혜 정부 ‘10년 적자’를 예고한 셈이다. 또 기초노령연금을 비롯하여 반값등록금 등 굵직한 대선 공약을 수정 및 반영했다. 이에 따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재정건전성, 공약 후퇴 등을 둘러싼 논란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515조2000억원)는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한다. 또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적자가 이어진다. 임기 마지막해인 2017년 적자 규모는 7조4000억원, 국가부채는 610조원이다. 예산안을 분야별로 보면 복지 예산이 8.7% 증가한 105조9000억원으로 ‘복지 예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기초노령연금은 소득하위 7분위까지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됐고 반값 등록금 등 대선 공약도 ‘단계적 시행’ 형태로 조정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3조3000억원으로 1조원(-4.3%) 감소했다. 당초 대폭 축소가 예고됐지만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감소폭을 줄였다. 4대강 예산 규모를 제외한 SOC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예년보다 늘어난 수준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또 경부·호남 고속철도, 원주·강릉 복선전철 등 국가기간망 철도 조기 완공도 지원한다. 교육(50조8000억원), 국방(35조8000억원), 연구개발(17조5000억원) 예산은 증가했다. 반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관련 예산은 소폭 감소했다. 내년 국세수입은 218조5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3.9%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 성장률 3.9%를 전제로 했다. 세외수입은 정부 보유 주식 매각 계획이 사라지면서 올해 본예산(36조9000억원)보다 10조원 이상 줄어든 26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정부는 10월 2일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초노령연금 공약 수정을 두고 여야간 공방전이 시작된 데다 여타 복지 공약의 이행을 둘러싼 논란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균형 재정 등 재정건전성 역시 야당이 벼르고 있는 이슈여서 예산안이 정치적 다툼의 매개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가 2014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3.9%를 기본전제로 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성장률 하락으로 세수 부족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러한 성장률 전망치에 근거한 세입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201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세 수입은 218조5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본예산과 비교하면 2조1000억 원(1.0%),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비교시 8조1000억 원(3.9%)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세입 증가 예상은 내년 성장률이 3.9%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오를 때 세수가 2조 원 더 걷힌다는 연구결과(조세연구원)를 감안하면 이러한 세입 예상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올해 2.7%, 2014년 3.9%로 1.2%포인트 오른데 반해 세입 규모는 8조 원 넘게 늘려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다른 기관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6%, 한국경제연구원은 3.4%로 잡고 있다. 10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성장률 전망치는 8월 말 현재 3.7%로 전월(3.8%)에 비해 하향조정됐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잡고 있고, BNP파리바는 3.6%,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3.5%로 예상하고 있다. 스위스연방은행(UBS)의 경우 3.0%에 불과한 상태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등 하방요인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재가 현실화되면서 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올해와 같은 세수부족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안민석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세수 실적은 92조1877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3%나 줄었다.

민주당 “공약사업 외면한 무책임한 예산안”
정부가 올해보다 4.6% 늘어난 357조 7000억 규모의 새해예산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경제활성화와 대선공약이행, 재정건전성 사이에서 고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규모에도 불구하고 공약 사업을 외면한 무책임한 예산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향후 국회심의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지난 9월 27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란히 출연, 정부가 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상당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우선 방 실장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경제 살리기와 공약이행을 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되기 때문에 이런 세 가지 목표를 두고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총량적으로만 보면 금년도 세입이 작년보다도 내년도 세입이 금년 예산보다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재정지출 증가율을 올리는 게 어렵다”며 “그러나 경제를 먼저 살리기 위해 금년 재정적자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확대해서 경기회복세를 뒷받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방 실장은 세 가지 목표가 상충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2012년도 실질경제성장률이 2.1%였고 금년도 예상치가 2.7%이며 내년도 목표로 잡은 내년도 전망치가 3.9%인 점을 언급하면서 “잠재성장 수준까지 점차적으로 성장률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제를 살려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정 건정성 유지 방안에 대해선“경제를 살려서 성장률을 회복하고 세수를 증대시켜서 재정건전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들이 기본생각”이라며 “다만 이것 외에도 재정수반 법률안을 제안할 때 재정대책도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 하는 페이고(Paygo) 법안을 마련하는 등 재정준칙을 강화하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정부가 내놓은 새해 예산안이 △재정파탄이 걱정되는 예산 △공약 사업을 외면한 무책임한 예산 △지방죽이기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복지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인해서 2008년부터 7년간 147조원에 이르고 국가채무도 216조나 증가한 천문학적인 숫자의 재정적자가 발생했으며 내년에 적자 규모가 26조원이고 국가채무가 35조나 증가하고 있다”면서“기초노령연금 공약을 이행하려면 5년 동안에 약 한 30조가 들어가는데 정부가 지난 5월 31일 날 발표한 공약가계부에는 17조만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초노령연금 공약 지키기 위해서 그동안 많이 노력한 것처럼 어제 사과를 했지만 실제는 지난 5월 이전에 공약 포기를 결정해놨다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는 돈이 없어서 공약이행을 못하는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데 이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고 복지공약에 대한 의지와 철학이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더라도 비슷한 복지공약과 관련한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참여정부 마지막해인 2007년에 조세부담률이 21%였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19.3% 까지 떨어졌다”며 “우리가 정권을 잡았더라면 부자감세는 철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인당 조세부담은 550만3000원
박근혜 대통령의 당초 공약보다 복지 예산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할 복지예산 지출 증가로 정부가 재량껏 운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갈수록 떨어질 전망이다. 9월 27일 정부의 ‘2013∼201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 의무지출(법률에 의해 지출 의무와 지급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경직성 지출) 내에서 복지 관련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0%대에서 오는 2015년에는 4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 예산 중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오는 2016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경기 상황에 맞게 정부가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정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올해 정부 의무지출 규모는 본예산 대비 158조4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복지 관련 의무지출 비중은 39.7%를 차지한다. 내년부터는 이 비중이 40%를 넘어서게 돼 2014년 41.2%(의무지출 168조8000억 원, 복지 분야 69조5000억 원)로 늘어나고 2015년에는 4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16년과 2017년에도 각각 42.4%, 4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관련 예산의 의무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9.1%로, 전체 나라 예산 중 의무지출 증가율(6.9%)을 크게 웃돈다. 기초 연금의 경우 연평균 의무지출 증가율이 27.8%에 달하고 공적연금도 12.0%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이전재원 의무지출 연평균 증가율도 5.7%로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 전체 예산 가운데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증가해 오는 2016년에는 전체 예산의 50%를 넘어선다. 올해 본예산(342조 원)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6.3%이지만, 내년에는 47.2%, 2015년에는 49.1%를 기록하고 2016년에는 50.7%를 차지해, 예산의 절반 이상이 정부가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없는 지출이 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정부가 재량껏 운용할 수 있는 재량지출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기간 중 평균 0.4%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강도 높은 세출절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증세 없이는 정부가 재량껏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국민 한 사람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평균 약 55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세금부담이 크지만 기업 실적과 국민 소득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은 19.7%로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9월 26일 내놓은 ‘2014년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는 올해 대비 8조100억원(3.9%) 늘어난 218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방세는 59조원으로 예상된다. 국세와 지방세를 합친 총 조세수입은 277조5000억원이다. 내년 예상 인구가 5042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조세부담액은 550만3000원이다. 올해 추경안 국세 수입이 210조4000억원, 지방세가 59조원 등 총 조세를 270조원을 보면 1인당 조세부담액이 538만원. 약 12만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물론 총 조세의 약 22%를 법인세가 차지하는 등 기업 등이 부담하고 있고 근로자 중 40% 정도가 면세점 이하로 한푼의 소득세도 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세금 부담액은 차이가 있다. 정부는 소득대비 세금부담률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다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내년 조세부담률이 19.7%로 올해 조세부담률 19.9%에 비해 낮아진다는 것이다.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본 셈이다. 정부가 이번 예산을 편성하며 3.9%의 긍정적인 경제성장 전망을 반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요 세목별로는 소득세가 54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조5000억원(9.0%)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국세 증가분의 절반을 소득세가 차지하는 셈이다. 경기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 고용확대 등의 효과로 풀이된다. 법인세(46조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부가가치세는 민간소비 증가(3.6%), 수입액 증가(6.5%)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4조2000억원(7.4%) 증가한 60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개별소비세(5조7000억원), 상속증여세(4조6000억원) 등은 올해에 비해 세수가 소폭 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증권거래세(3조9800억원)는 5400억원(-12.1%)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정부는 내년 세외수입으로 26조7000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36조9000억원)에 비해 27.6%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예산편성 때 대규모 세외수입을 추산했다가 세입경정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정부 보유 주식 매각을 재검토하면서 세외 수입이 줄었다. 기업은행 지분 매각분(1조7000억원)은 올해 세외수입으로 잡혀져 있다. 연내 매각에 실패하면 내년 세외수입으로 다시 잡을 가능성도 있다. 또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한 한은잉여금도 줄어 내년 세외 수입 반영분이 축소됐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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