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남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지난 4월 3일 북한의 일방적 통행제한 조치로 시작된 개성공단 사태는 133일만에 종결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본격적인 의미의 첫 남북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장정미 기자 haiyap@

남북 대표는 8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7차 실무회담에서 재발방지책 및 발전적 정상화 방안 등을 담은 5개항의 합의서를 채택했다. 합의서는 최대 쟁점인 재발방지책과 관련하여,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최대 쟁점인 재발방지 보장의 ‘주체’ 문제에서 ‘북’ 단독을 고수하던 우리 측의 양보된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이나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등 모든 것이 다 북한이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합의서 앞에 남북이 (주체로) 되어 있지만 내용은 사실상 북한이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설 협의기구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성
지난 8월 타결된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와 관련, 남북은 상설 협의기구인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와 그 산하에 분과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는 가동중단 사태 재발방지와 남측 인원 신변안전, 국제화 추진 등은 물론 이번 가동 중단 사태로 인한 기업 피해 보상과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 해결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중책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은 3통 문제 해결과 관련, ▲ 상시적 통행보장 ▲ 인터넷·이동전화 통신보장 ▲ 통관절차 간소화 ▲ 통관시간 단축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고 실무적 문제는 공동위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또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해 ▲ 외국기업 유치 적극 장려 ▲ 노무·세무·임금·보험 등 관련 제도의 국제적 수준 발전 ▲ 공동 해외투자설명회 추진 등에 합의했다. 남북은 공동위원회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 재가동 시점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14일 타결된 합의서는 우리측 실무회담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서명했다. 김 단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와 관련하여 “개성공단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남북 당국이 함께 협의하는 방식”이라며 “북한이 일방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실무회담 타결 소식을 보고 받은 직후 “오늘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남북관계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더불어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해 남북한이 함께 노력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는 남북공동위에 달려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지만 유사 사태의 재발방지와 발전적 정상화 여부는 앞으로 구성될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의 손에 달렸다. 합의서는 큰 틀에서의 원칙적 합의일 뿐, 민감한 현안의 세부적으로 협의는 공동위에서 시작한다. 공동위는 가동중단 사태 재발방지와 남측 인원 신변안전, 국제화 추진은 물론 이번 가동 중단 사태로 인한 기업 피해 보상과 3통(통신·통행·통관) 문제 해결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중책을 맡게 됐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8월 14일 회담 타결직후 “이번 합의서 체결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선 피해보상과 관련, 수천억원에 달하는 입주기업 피해를 현실적으로 북한이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를 생각해 보면 상황은 그리 여의치 않다. 3통 문제도 2007년 장성급 회담에서 이미 합의해 놓고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동위를 통한 추가 논의가 실효성을 발휘할지 지켜봐야 한다. 다만 남북이 이번에 3통 문제를 군사회담이 아닌 문민 차원인 공동위에서 다룰 의제로 돌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도 가능하다. 추후 공동위가 어떻게 구성될지도 중요한 문제다. 공동위 설치는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결정하고 민간기구인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개성공단 운영방식의 대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남북이 앞으로는 합의해서 운영한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8월 15일 “공동위가 구성·운영되면 일방에 의해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사라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판문점 채널을 이용한 문서교환을 통해 ‘공동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 내용에 대한 협의를 가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위원장을 고위급 인사가 맡을 경우 공동위가 책임 있게 운영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공동위는 개성공단에 설치될 사무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산하의 분과위원회를 두고 위원들이 필요시 회의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즉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기구가 될 예정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출입체류 ▲3통 문제 ▲기업활동 문제 ▲투자자산 보호문제 등을 다룰 분과위를 공동위 산하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북 양측 당국자들로 구성될 공동위가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정치와 완전히 무관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구성과 운영 등 공동위의 내용물을 채우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할 경우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악화될 것이 뻔한데 이럴 경우 공동위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칙과 신뢰’로 개성공단 정상화 발판 마련
남북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8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오늘 회담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짧은 입장을 냈다. 또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해 남북한이 함께 노력해 가기를 기대한다는 바램과 오랜 시간 정부를 신뢰하고 기다려준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남북이 133일만에 개성공단 정상화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은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칙과 신뢰’가 남북관계에서도 통했다는 분석이다. 그간 박 대통령이 국내정치에서 보여준 특유의 뚝심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중단하고 북측 근로자 전원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4월 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멀쩡하게 잘 돌아가던 개성공단을 중단시키겠다고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개성공단 가동중단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위기를 조성한 후 타협과 지원, 위기를 조성한 후 또 타협과 지원, 끝없는 여태까지의 악순환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겠나”며 남북관계에서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이후 개성공단 문제를 푸는 우리측의 ‘바이블’ 역할을 했고, 북측의 ‘책임 있는 입장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2대 선결조건으로 구체화됐다. 하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를 논의하는 실무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박 대통령의 과도한 원칙주의가 남북 양측의 운신의 폭을 좁혀 사태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원칙만 고수한 것은 아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주체를 ‘남과 북’으로 한 것은 북한의 체면을 세워줌으로써 결국 회담타결의 결정적인 열쇠가 됐다. 개성공단 가동중지 사태가 133일만에 정상화를 위한 가닥을 잡으면서 박 대통령은 원칙과 신뢰에 기반해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주인공이 되게 됐다. 특히 첫 관문인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두번째, 세번째 관문인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할 기반도 마련했다. 이에 박 대통령이 주창한 DMZ 평화공원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합의문 타결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게 됐고, 국내적으로는 세제개편안 파동으로 빚어진 수세 국면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됐다.

입주기업 “개성공단 정상화에 1~2개월 걸릴 것”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8월 14일 남북 실무회담이 타결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남북 양측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 입주기업인들은 이번 회담에서 극적으로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이끌어 준 우리 정부와 북측 당국을 진심을 담아 환영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우리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을 ‘화합과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남북경제협력의 작은 통일 마당’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정상화를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우리 정부, 북측 당국과 근로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며 “개성공단이 국제적 경쟁력을 키워 전 세계가 투자하고 싶은 공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입주기업들은 다 함께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기섭 비대위 기획분과위원장은 “북측을 우리 상식에 근접하게 끌어들인 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기업들의 타격은 한번쯤 거쳐야 할 아픔이었다. 장기적으로는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죽다가 살아난 느낌이다. 마음의 상처를 복구하는 게 기업인 몫이다. 개성공단을 새롭게 열었다는 생각으로 다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회담 타결 직후 “남과 북이 서로 조금씩 양보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논평을 냈다. 중기중앙회는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고 개성공단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는 그동안 많은 피해를 감내한 입주기업들이 조속히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복귀할 수 있게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즉각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실질적인 개성공단 정상화에는 1~2개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하고 원자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옥성석 부회장은 “개성공단 조업 중단으로 피해를 본 바이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게 중요한데 기업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가 안심하고 주문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에 ‘긴급경영자금’을 조속히 집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8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업에 돌아간 자금은 600억여원 정도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8월 15일 “지난 4개월 간의 태풍을 막고 이제는 복구작업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당장 기업들이 숨이 멎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내에서 긴급경영자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창근 비대위 대변인은 “(제7차 남북 실무회담 타결로) 개성공단 정상화가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그동안 입주기업들은 태풍을 막느라 4개월이 넘는 시간을 보냈고, 그간의 피해를 복구하려면 이보다 더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는 “합의문에도 명시돼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남북경협 차원에서 기업이 연명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바이어 재유치를 위한 자리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개성공단에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남북 당국이 신뢰를 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면 입주기업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직·간접적인 홍보와 광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북경협보험금 수령 여부에 대해서는 “약관에 언제 보험금을 반환해야하는지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통일부에 따르면 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 140개사 중 수령을 원하는 기업은 109개사로, 지난 8일부터 현재까지 총 6개사에 230억2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밖에도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팀 출입 및 체류 허가 ▲남북공동윈원회 투자기업 참여 등도 요청했다. 향후 비대위는 시설과 원자재 등 지난 4개월 간의 피해규모를 집계하는 등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에 대한 정치권 반응
여야는 8월 14일 남북당국의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미세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여당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높이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야당은 향후 남북관계 추가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8월 14일 가진 논평에서 “계속되는 무더위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마치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청량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6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타결이라 더욱 뜻 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협상 타결을 이끌어낸 정부 관계자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아울러 지금껏 마음 졸이며 개성공단 재가동을 기다려온 입주기업 관계자들께도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상 타결은 그동안 신뢰와 원칙을 대북정책의 첫번째로 강조해온 박근혜정부의 대북관이 그 결실을 거둔 것이라고 본다. 또 혹시라도 개성공단이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보여준 유연성도 높이 평가한다”며 정부의 대응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 유 대변인은 남북당국에 “개성공단 재가동을 계기로 남북 당국은 앞으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이산가족문제를 비롯한 각종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 또한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당 역시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향후 남북관계 추가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그동안 남북 평화와 화해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중단으로 입주기업들은 물론 국민들의 염려와 걱정이 컸다. 7차 실무회담까지 가는 동안 양측의 신경전과 완강한 태도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결국 남북 당국이 한발씩 양보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점에서 협상 대표단의 노고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 대변인은 남북당국에 “우선 개성공단 재가동 날짜가 지정되지 않은 문제를 빨리 해결해 입주기업의 불안감을 종식시키고, 가동중단으로 발생한 입주기업들의 피해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통해 정상적인 경영복귀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남북당국은 이번 합의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문제에 관해서도 머리를 맞대는 계기를 마련해 남북화해협력시대 재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논평에서 “8·15기념일을 하루 앞둔 오늘 진행된 7차 남북간 실무회담은 국민들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을 안겨줬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대변인은 “개성을 출발로 금강산도 열고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향한 담대하고 포괄적인 해법을 만들기 위해 중단 없이 남북관계를 열어가기 바란다”고 남북당국에 당부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현안논평에서 “앞으로는 개성공단이든 남북관계든 절대로 뒷걸음쳐서는 안 된다. 오직 평화와 통일을 향한 한 길로만 계속 전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많이 남아있다.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항구적인 평화로, 분단체제를 넘어 통일한반도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오늘의 합의가 그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개성공단 조업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타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개성공단이 남북경제공동체 주춧돌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핵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 가능할까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북핵 6자 회담 재개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남북 대화와 비핵화 대화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이지만, 남북 대화의 진전이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대화 의지가 확인되면서 비핵화 대화와 관련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 문제를 놔둔 채 남북관계 개선이 폭넓게 이뤄질 수 없는 연유에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8월 15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북한이 대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비핵화 대화 재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남북대화가 북한이 희망하는 북미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면 미국이 먼저 북한과 북핵문제를 의제로 한 대화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의 신병처리 문제가 이런 북미 접촉의 단초가 될 가능성도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비핵화 대화 재개 여건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기회를 활용해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동력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움직임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이후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핵화 대화 성사의 관건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에 달렸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을 비롯한 각종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은 밝혔지만 비핵화 문제에는 나머지 5개 참가국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5자와 달리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핵 군축 차원의 대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 사전조치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한미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활동 유예),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이른바 ‘2·29 합의 플러스 알파(α)’의 사전조치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비핵화 대화가 얼마나 빨리 될지는 이런 입장차가 얼마나 빨리 좁혀지느냐에 달렸다. 일단 한국·미국·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5자간에 구체적인 대화 재개론에는 입장차가 있는 만큼 앞으로 대화 재개 국면을 만들기 위한 5자 간의 활발한 물밑 접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언제 어떤 식의 태도 변화를 하느냐가 비핵화 대화 재개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이다. 이와 관련,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8월 14일(현지시간) 한·러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후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등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확실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북한이 아직 이를 이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회담이 재개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