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품을 표현하는 말 중에 ‘대쪽같다’라는 말이 있다. 절개 있고 심성 곧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충성심과 절개, 강직함을 가지고, 부정부패와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 법률연구를 통해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여 분쟁해결을 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는 구도일 변호사

최근 홍콩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RC) 보고서에서 아시아 각국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인들을 상대로 현지 부패 수준을 조사했다. 한국은 아시아 선진국 중 최악으로 평가됐다. 또, 현재 한국 부패 지수는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다. 우리보다 부패한 국가는 중국, 미얀마, 인도 정도며 태국, 말레이시아보다 못한 청렴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일본, 호주, 홍콩 등과 비교하면, 최소 2~3배 부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 그대로 ‘대쪽 같은’ 인재가 필요한 시대다.

판사시절부터 소신 있는 판결로 정평
최근 구도일 법률사무소의 구도일 대표변호사의 행보가 화제다. 1970년 제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몸을 담았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대한민국의 법정의를 바로세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 온 인물이다. 구도일 변호사는 지난 1992년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로 재임하던 시절 진폐증과 관련하여 소신 있는 판결로 각종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서울 상봉동 강원산업 소유의 삼표연탄공장 주변에서 12년간 살아오다 진폐증에 걸린 이모씨가 강원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그는 “대기중 분지의 양이 산업안전보건법상 허용치인 입방 m당 5mg을 넘지 않는 1.5~2.9mg인 점은 인정되나 이씨가 연탄공장 주변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석탄 분진을 장기간 흡입해 허용치의 초과 여부에 관계없이 진폐증이 석탄가루에 의해 발병된다고 인정된다”며 강원산업이 이씨에게 430여 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또 재직 중 척추결핵에 걸린 김모씨가 리오가구공업(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 회사의 작업장 환경에 대해 실제 측정한 결과 유해화학물질의 대기 중 농도가 공해허용 한계치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피고회사의 작업환경이 김씨가 걸린 척추결핵을 발병시켰다는 가능성은 인정되므로 마땅히 회사쪽이 책임져야 한다”며 “회사는 김씨에게 2,450만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구 변호사는 “작업장의 공해가 기준치를 넘어서서 근로자가 피해를 입게 되면 회사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기준치가 넘어서지 않았다 할지라도 근로자가 질병을 얻게 되면 이 또한 회사의 책임이다. 저는 판사로 있던 시절 기준치 이하의 공해가 적법하다 해도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질병을 얻으면 회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고 판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판사 재임시절 강직한 판결은 강경대 고문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명지대에서 시위 도중 경찰에 맞아 숨진 강모군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강군이 시위도중 전경들에 의해 구타당해 숨진 사실이 인정되는 만큼 피고는 원고측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국가에 1억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조계의 일꾼이자 노동자’ 구도일 변호사
민사36부에서 재직하며 재판장까지 역임했던 구도일 변호사는 1973년부터 판사복을 벗던 지난 1993년까지 그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정도로 법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다. 그의 강직함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그를 영입하기 위한 러브콜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치계의 입문 대신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때의 다양한 경험 덕분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 후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그는 의뢰가 들어온다고 해서 무조건 선임하지는 않는다. 보다 냉정하고 철저하게 일처리를 하기 위해 기록을 보거나 의뢰인의 자초지종을 들은 후 선임한다. 구 변호사는 “승소율이 적다 결론을 내리면 선임을 하지 않고 의뢰인에게 정중하게 패소가능성에 대해 설명한다”며 “판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판사의 감으로 승소율을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로스쿨제도에 대하여 “사법시험이 존재해야 한다”며 “로스쿨 학비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돈 없는 사람은 법조인이 될 수 없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쿨은 미국의 사회발전과 함께 만들어진 법조인 양성제도인데, 우리나라에서 사회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제도만 도입했기 때문에 불만이 끊이지 않고 나온다는 것. 구 변호사는 “현재 젊은 변호사들의 사고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 볼 수 있다”며 “우리 법문화는 미국의 법문화와 다른 점이 많다. 때문에 사법시험을 수정해가며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골프 못하는 법조인으로 법조계의 일꾼이자 노동자로 불리는 구도일 변호사. 현재 그의 사위와 아들 모두 법조계에 몸을 담고 있다고. 하고 싶은 법률연구를 하며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여 분쟁해결을 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는 구도일 변호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법률생활을, 그리고 법도생활을 계속하면서 법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겠다”며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통해 사회봉사(사회환원)를 하겠다. 아울러 업무도 바르게, 생활도 바르게 열심히 살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