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우리의 낙원

▲ 예초 정정순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어린 나뭇잎
큰 나무는 꿈적 않는데
어린 가지는 온 몸을 흔들며
나풀나풀 재롱을 떤다

바람이 흔드는 건지
할아버지나무가
가르치는 건지
하늘같은 그 은덕 어찌 알리오

새소리가 흥에 겨운 산
자녀를 키우며
즐거움을 얻듯
모든 진리를 얻을 수 있는
평화로운 산은 우리의 낙원.

식무구포(食無求飽)

공자님 말씀 달리
맛좋은 음식 찾아다니며
미식가인 남편 덕분
배불리 잘 먹고 살았다

하지만 좋고 나쁜 것 반비례 한다
매끼니 신경 쓰이니 보통 일 아닌 듯
의식주(衣食住)의 식(食)을 주장하는
최상의 입맛 남편비위 맞추며
사랑도 행복도 부질없다

식주의를 주장하던 남편
의식주를 주장하던 아내
식(食)은 남편이 신경 쓰고
의(衣)는 아내가 신경 쓰고
천상궁합일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야 늦철 들어  
의(衣)보다 식(食)이 우선이라는 생각
나이 탓인가 생각 차이인가
맘껏 호강 못한 아쉬움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