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서예는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표현해주는 인간 성찰의 예술로 알려져 있다. 서예는 작가의 사상과 미적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동양의 전통예술이다.

윤담 기자 hyd@

서예는 정신적 메시지를 명확하고 바르게 전해준다. 단순히 문자를 이용한 예술이라기보다는 인격도야의 수단이 되어 힘들었던 정신을 쉬게 해주고 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준다. 먹을 갈고 붓을 움직여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마음을 정화시켜주며 중용을 깨우치도록 도와준다.

 수불석필 (手不釋筆)의 정신으로 서예 수행에 매진

▲ 이화자 선생

지당 이화자 선생의 행보가 화제다. (사)한국서가협회 김포시지부장과 대포서원 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지당 선생은 6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회원전 및 국내외 유수의 초청전으로 활발할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전 초대작가로서 국전을 비롯한 각종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유년기 시절, 유달리 허약하여 손떨림 증상이 있었던 지당 선생은 손떨림 증상을 보완시키기 위해 아버지의 권유로 붓을 잡기 시작했다. 이후 한양대학교 사범대학에 진학하면서 동방연서회 여초 김응현 선생 문하여 입문하여 본격적으로 서예의 수학에 들어선 지도 올해로 46년 째. 긴 세월을 지당 선생은 쉼 없이 서예를 연마하고 탐구하며 생활의 일부로 함께 하고 있다.

지당 이화자 선생은 “언젠가 주민등록증을 갱신하려 동사무소에 갔을 땐데 지문이 없다는 거예요. 뭐하는 사람이냐는 물음에 막노동한다고 했죠(웃음)”면서 “수불석필, 즉 손에서 붓을 놓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살아왔어요. 그렇게 서예에 매진하다 보니 머리엔 백설이 내리고 손끝의 지문은 다 닳아 없어졌어요”라고 말했다. 서예 5체 중 특히 예서체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당 선생 예서체의 특징은 유연하고도 마치 정제된 듯한 느낌을 전달하는가 하면 폭발적인 필력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먹의 번짐에 있어 “비백의 미”를 최대한 발휘하는 가운데 여유로움과 웅혼한 힘을 강조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지당 선생은 전형적인 유교가정에 태어나고 자라 작품의 글감을 유교경전에서 발췌하여 즐겨 쓰고 있다. 그는 서예에 있어 현란한 기교보다 정법에 충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담대하고 장대한 필법을 구사하고 있다. 원로 서예가인 동강 조수호 선생은 이러한 지당 선생의 글씨를 두고 “중국에서는 어떤 글씨가 잘 쓴 글씨냐를 평가하는 기준에 있어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느끼게 하는 글씨가 잘 쓴 글씨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면서 지당 선생의 글씨가 바로 편안함을 주는 글씨라고 최고의 평을 하기도 하였다.

서원이 생긴 이래 최초의 여성 서원장 으로 활동 
 눌재 양성지 선생의 유덕과 명망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대포서원은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으나, 살아있는 공간으로 되지 못하고 단순한 과거의 유적으로만 여겨져오던 서원을 현재에 맞는 콘텐츠로 눌재 선생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선양의 참 의미라 생각해서 서원의 기능을 시대에 맞추어 활용할 수 있도록 지당 이화자 선생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역의 서예문화 발전과 대중화에 기여
자신의 기교와 내적 정신을 작품을 통하여 알리는 것이 본분이라 믿고 있는 지당 이화자 선생. 그는 자신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 사회에 자신의 능력과 자산을 활용하여 자기 주변의 문화 예술의 수준을 함께 증진시키는 것이 작품 활동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당 선생은 김포지역의 서예문화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사우동 눌재회관 4층에 지당서예실을 갖추었다. 이와 함께 서예문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을 위해 장맹룡비집자의 ‘사자소학’을 펴내고 김포대학에서의 강의를 하고 있으며, 20년 넘게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재소자들에게도 서예를 지도하는 등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김포 현인 중 한 분인 문양공 눌재 양성지선생을 기리는 전국서예대전을 13년 넘게 개최하고 있는 등 서예 보급과 전파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당 선생은 김포시 문화상, 김포대학 교육공로 표창, 경기도 여성상, 법무부장관 표창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당 선생은 “현재 지니고 있는 서예에 대한 지식과 기능을 후학들에게 전수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후학들이 전통 서법을 쉽고 올바르게 배울 수 있도록 전통 서법에 충실한 서책을 연속 발행하고, 서예 발전과 후학 양성에 모든 열정을 쏟아 후대에 남을 수 있는 서예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