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맥가이버’로 일컬어지는 산업잠수사들은 수중교각설치는 물론 기초부두 및 방파제 축조, 해난구조, 화력 및 원자력발전소 냉각시설, 선박접안시설, 유조선터미널 시설 건축 등 해저 속의 수많은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육상에서도 쉽지 않은 작업들을 수중에서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수중촬영, 수중용접 및 절단, 수중토목, 유압사용기술 등 수중 전문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가운 물속이 일터인 이들은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무려 40배나 높기 때문이다.

위험도 높지만 매력 또한 큰 산업잠수사

▲ 정준상 원장

정준상 서울산업잠수학원장은 “최근 각종 첨단 잠수장비의 발달로 잠수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심해에서도 잠수작업이 가능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산업잠수사의 역할이다”며 “보통 산업잠수사는 해양경찰 특공대, 소방공무원 119구조대, 해난구조 업체, 정유회사, 어장 정화 정비업체 등 물과 관련된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산업잠수사는 대략 5천여 명으로 추산되며, 바다 속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유전이 많아 유전개발 전문 외국계 회사에 취업할 경우 연봉 1억 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어 산업잠수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중이다. 일반적으로 산업잠수사는 고압환경에서 고립되어 바다 속 추위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좋고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바다가 일터인 산업잠수사들은 혹한의 추위에도 매일 바다로 출근한다. 스스로를 ‘보따리장수’라고 칭하는 이들은 잠수 장비와 간단한 옷가지가 든 보따리를 들고 전국 팔도를 누비기 때문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 이어지는 작업 탓에 대부분 현장에서 동료들과 숙식을 해결한다. 산업잠수사가 하는 일은 고되지만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수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누구나 산업잠수사가 될 수도 없다. 위험도가 높은 직업이지만 매력 또한 크다.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영역의 특수 직종이라는 자부심과 위험한 만큼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잠수시장을 전 세계적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로 보고 있는 만큼 산업잠수사들의 성장가능성 또한 높다. 앞으로 수중장비와 산업잠수사 인력양성에 적극 투자한다면 막대한 외화유출 방지 효과와 용역수출 시장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경기도 남양주시에 자리한 서울산업잠수학원은 스킨스쿠버 잠수, 표면공급식 잠수, 국가기술 자격 검정시험인 잠수기능사, 잠수산업기사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서울산업잠수학원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기술 자격검증인 잠수기능사, 잠수산업기사, 잠수재압챔버운영사, 잠수안전지도자, 수중 문화재 발굴 조사원 자격증 등 국내 유일의 자격증을 발급하는 기관으로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국비지원 산업잠수사 양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산업잠수사의 저변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립군산대학교 해양생물교육연구센터와 MOU체결 하여 단순한 자격증 취득만이 아닌 해양생태관리사 양성하고 수중용접과, 산업잠수기술, 해양조사 등 세분화된 교육학과의 개설을 통해 보다 전문화된 인재 배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정준상 원장은“잠수사의 지식과 교육을 위해 잠수에 관한 교재 및 잠수기술 연구 및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6개월 과정으로 실전 중심의 수준 높은 단계를 수료하면 산업잠수사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 바탕으로 체계적인 커리큘럼 구축
정준상 원장은 2013년 12월 양수리 양수대교와 한강 성수대교 기름유출 수습, 2014년 세월호 인양구조작업 등에 직접 양성한 산업잠수사들과 함께 앞장서온 인물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해양산업의 기술 발전과 해양 관련 의식 수준이 외국에 비하면 많이 낙후되었고 고난위도의 수중 작업은 모두 외국에 의존해왔다. 때문에 해양산업의 핵심 기술인 표면공급식 잠수 기술에 대한 전문 인력 육성에도 관련 지식, 교재 및 잠수기술의 부족으로 잠수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수많은 이들이 꿈을 포기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 정준상 원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이론과 실무학습을 실시하며 전문 산업잠수사 양성에 남다른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중이다.

산업잠수사는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는 ‘산업 전선의 숨은 일꾼’이다. 바다 속에서 세밀하고 정확하게 작업을 수행하는 이들이 없었다면 바다 위에 놓인 아름다운 다리나 큰 배들이 오가는 넓은 부두도 없을 것이다. 정준상 원장은 “사고예방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양성화시켜서 모든 산업잠수사들이 잠수에 대한 안전을 숙지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산업잠수사의 지식과 교육, 잠수에 관한 교재 및 잠수기술 연구 및 개발을 통해 21세기 해양강국의 초석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