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 여행할 ‘무’

 돈과 시간 그리고 자유조차 없어도 여행할 수 있다,
이제 여행의 계절이 왔다. 이글 그리는 도심의 ‘열섬’에서 떠나야 할 때가 왔다. 일상을 떠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세상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때’ 곧 타이밍이다.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씨 뿌리는 것도 거두는 것도, 모두 때가 있는 것이다.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인 배움조차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다 만학으로 큰 학문을 성취한 사람은 제때에 시절을 좇아 짧게 배운 사람보다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오히려 사고의 균형감이 떨어지고 매사에 편중된 의사결정을 내려 종국적으로 대형사고 치기 쉽다. 한국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열심인 것은 맞지만, 제 때에 쉬지 못하면 창의성 부족으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강박증에 시달리니 40대 사망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모두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한 덕이다. 사람들에게 ‘왜 쉬지 않느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뭐가 있어야 쉬기도 하고 여행도 떠 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뭐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짧은 휴식뿐만 아니라  인생의 고난 가운데 예기치 않은 긴 휴식도 도리어 인생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비록 망해 자빠져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더라도, 의지와 상상력과 인내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여 ‘무전유상(無錢有想)’이고 이것을 실행하면 무전여행(無錢旅行)조차 가능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지난 7 여년간의 인생 역경 중 올드 보이처럼 ‘방콕’(방구석에 콕.......)했었다. 그 때는 돈도 자유도 없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매일 한 손으로 김치 담고, 한손으로 아바타같은 캘리그라피를 그려내며< 인생감옥 쇼생크 탈출>을 시도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의 정한 때에 월간 여행마인드 신수근 편집인을 만났다. 그 길로 실시간 <태국의 방콕>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1000 여만원 되었던 여비는 붓 한 자루와 화선지로 현지에서 해결했다. 뿐만 아니라 나의 서화를 받고 감동 먹은 파타야 어느 레스토랑 여주인이 그 후 나를 다시 vip고객을 위해 초청할 정도였다. 결국 시간이 없어 다시 방콕에 못갔지만, 세월이 7여년이 흘러 그 작품들을 엮어 <촌철활인12>이란 타이틀로 창작 서화 집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이 캘리그라피는 ‘없을 무(無)’와 심삿갓을 상징하는 ‘사람 인(人)’과 강력한 구동력을 의미하는 ‘5개의 바퀴’와 인생을 가로 막는 ‘5개의 쇠창살’ 그리고 지난 10여년간 얻어먹었던 5000그릇의 밥을 상징하는 ‘5개의 심자(沈子)낙관’을 결합하여 창작하였다. 인생에 돈이 없고, 시간이 없고, 비록 자유조차 없더라도 집요한 의지와 창조주가 사람에게 허락하신 최고의 선물인 무한한 상상력만 있다면, 능치 못할 것이 없다. 이 메시지를 단순강력하게 전하기 위해 이 작품을 창작하여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에게 기쁜 마음으로 헌정한다.

<인생김치이야기><촌철활인 12>저자 /창작서예가 식객 심드림 goldizz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