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8일 채동욱 검찰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명예와 긍지의 상징이었던 검찰 위상이 실추되고 어렵게 쌓은 명성도 급속히 무너졌다”고 검찰 상황을 진단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사퇴를 불러온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을 겪은 뒤 투입된 구원투수인 만큼 채동욱 총장에 대한 기대도 컸다.

▲ 채동욱 검찰총장

채동욱 총장은 지난 4월 취임식에서 비장한 각오로 국민의 믿음을 되찾고 오욕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다짐했다. 외부의 압력과 유혹도 모두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안으로는 “오늘날 검찰의 위기는 오만함과 군림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며 “모든 일을 권한 행사가 아닌 책무수행이라는 인식아래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수사 의미 있는 성과” 평가
채동욱 검찰총장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채 총장은 지난 6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범죄행위를 밝혀내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평가했다. 채동욱 총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도록 지휘해 왔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총장으로서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됐다는 첫 보고를 받았을 때부터 공정하게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히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하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해달라고 당부한바 있다”고 말했다. 채동욱 총장은 “이 사건의 최종 결정에서도 검찰이 규명한 사실 그대로 법률을 적용하고, 사건 관계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처분을 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수사가 지연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복잡한데다 수집된 증거들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정확한 법률을 적용하기 위해 일정기간 심도 있는 내부 토론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채 총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결과 발표 당일 한 언론을 통해 주요 수사사항이 유출됐던 사건에 대해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중차대한 문제”라며 감찰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화여대생 청부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윤 모씨가 호화 병실 생활로 국민의 분노를 산 데 대해서는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모범 사례였지만 지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어 결국 검찰이 마무리를 잘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형 집행정지 결정에 어떤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 참여와 절차적 공정성,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민생활침해 혐의로 238명 구속
서민생활침해사범을 수사하는 검찰의 합동수사본부가 지난 석달 동안 23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지난 3월 25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민생활침해 혐의로 568건을 수사하며 1천 291명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23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검찰이 직접 인지해 수사한 사건은 420건이었고, 고소나 고발이 접수돼 수사에 나선 사건은 148건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도박 등 불법 사행 행위로 입건된 경우가 210건에 4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불법 사금융 행위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경우가 200건에 341명이었고, 유사수신이 100건에 355명, 서민형 갈취가 48건에 97명, 보이스피싱이 10건에 32명이었다. 구속된 피의자의 유형으로는 불법 사행행위가 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민형 갈취 65명, 불법 사금융 50명, 보이스피싱 9명, 유사수신 8명 순이었다. 검찰은 또 서민생활 침해 범죄 1천 641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검찰은 서민생활 침해사범을 근절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함께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다. 검찰은 18개 지방검찰청에 합동수사부를, 40개 지청에 전담수사반을 편성하고 불법 사금융과 다단계 판매, 보이스피싱 등 서민생활 침해사범을 집중 단속해왔다. 검찰은 특히 채동욱 총장이 서민생활 침해사범 단속에 가시적 성과를 주문한 이후 강력부와 특수부 등 인지 수사부서의 우수 인력을 추가 투입해 조폭이 개입된 범죄 등을 수사해왔다. 채 총장은 합동수사본부 첫 회의에서 “단순한 구호에 그치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역량을 집중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과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채 총장은 또 “유관기관 간 벽을 허물어 서민생활 침해사범이 일소될 때까지 최우수 자원을 투입해 중단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