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문명 비평가인 아놀드 토인비는 “한국이 미래의 인류사회에 크게 이바지 하고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뿌리 내려온 부모를 공경하는 효사상과 한국의 고유한 윤리적 문화가치가 담겨있는 상·장례문화이다.” 라고 피력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도시화, 핵가족화가 되면서 경로사상뿐 아니라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조상숭배의 근본정신마저도 퇴색되었으며, 개인주의와 편의주의, 물질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전통가족사회가 붕괴될 상황에 처해 있고 이웃이나 가족끼리의 소통도 점점 단절되어가고 있다.

전통문화 살리는 두레형 장례복지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전국 확대

▲ 시인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해온 정근우 회장은 효(孝)는 부모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며, 상조 또한 전통의 두레문화로서 기부문화를 정착시켜 복지문화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사단법인 전통효문화협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전통효문화협회는 경로우대사상을 회원들과 함께 행동으로 실천하며 한국인의 효문화를 계승하여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의 화합을 이루는데 이바지하는 비영리단체다. 정근우 (사)전통효문화협회장은 “우리의 효사상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으뜸 사상”이라며 “효사상은 현대인의 상실한 가치 중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소중한 가치들을 그 안에 담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문명의 발달로 인해 사회가 떠안고 있는 모든 고민이 효사상으로 인해 풀려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사)전통효문화협회는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실천으로 주민과 가장 가까이에서 경로효친사업을 추진하여 주어진 과제를 봉사로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협회는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의 삶을 마감하는 마지막 길에 인권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미덕인 상·장례시 조상을 숭배하고 중시하는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나아가 이웃의 어려운 애사시 지역민이 함께하는, 두레가 살아있는 고장, 예절의 고장을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무연고자, 극빈층 등 사망 뒤 제대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두레 형식의 기부장례사업’을 예절의 고장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대 추진하면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고인의 뜻이 담긴 장례유언, 사전장례신청서
정근우 회장은 “장례문화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정서적 영역으로, 사람의 죽음이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서로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봉사의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사익보다는 공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협회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실제로 불과 1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전통 장례행사시 마을의 온 주민이 함께 장례를 준비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으나 현재는 죽음이 하나의 상품화되어 돈이 없으면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정 회장은 “효사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메마르고 정 없는 사회에서 이 나라 발전의 주역이었던 이들이 늙고 힘없어 무연고, 독거노인으로 전락하여 외로운 죽음을 맞는다”며 죽음조차 상품으로 전락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협회는 가족이나 친지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내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장례유언의 내용이 담긴 사전장례신청서제도를 도입, 구축하여 고인의 뜻을 존중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편안하고 깨끗한 임종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올바르고 바람직한 장례문화를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효와 예절이 더욱 필요한 현대사회
황폐해져가는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인성교육에 있어서 효는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몸으로 실행하면서 자연스레 길러지는 가장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덕목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 아무리 문명이 발달해도 효의 사상이 사라지면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우리사회의 질서와 도덕적 윤리는 무너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 전통적인 효를 중요시 해왔던 민족으로서 세계는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 주목했으나 효(孝)문화가 사라지면서 가정에서는 패륜행위가 난무하고 사회에서는 폭력 등 흉악범죄가 급증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정근우 회장은 전통의 효사상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의식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최소한 우리의 소중하고 숭고한 전통문화유산인 상·장례문화 만큼은 되살릴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효(孝)는 부모와 자식과의 사랑에서 발생되지만 효(孝)는 단순한 부모와 조상의 섬김뿐 아니라 자신의 인격을 형성하고 가정을 보살피고 나아가서는 사회와 국가에 대해 일익을 담당하며 실천하는 꼭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지역의 전통풍습을 살리는 장례복지사업
정부지원복지 미흡한 부분 우리 스스로 실천
정부도 노인 관련의 다양한 복지제도와 장례지원 정책을 운영 중이나 현장의 어려움이나 현실을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아직까지 현장에서 피부에 닫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비영리법인으로서 미풍양속이 살아있는 장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전통효문화협회에서는 정부의 복지지원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스스로 실천해 나가면서 현재 100여명의 회원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실비로 장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장례절차와 그로 인해 발생되어지는 불이익과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을 넘나드는 과도한 장례비용 등의 금전적 손실 등, 인생의 마지막 까지도 돈으로 계산되는 요즘의 장례문화와 비용에 대한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며, 협회는 민간주도의 장례복지문화를 전국 각 지역이나 집안 대대로 뿌리내려온 오랜 장례풍습을 지키며 이웃과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부와 두레정신을 함께하는 장례복지문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유족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예(禮)와 정성으로 고인을 모셨듯, 그 아름다운 미풍양속은 시대가 변해도 계승해 나가야 한다. 정근우 회장은 “복지사업은 정부도 한계가 있어 민간단체에서 기부, 재능기부 등을 통해 복지 사회를 펼쳐야 할 때”라며 “따뜻하고 정감 있는 사회 만들어 가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