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사다리’ 연작 시리즈를 통해 설치작품과 판화, Interactive Art에 이르러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해왔던 작가 김명희의 행보가 화제다. 작가 김명희는 최근 사실성의 순수미학에서 화법을 연구해왔던 것에서 나아가 설치개념미학의 세계로 접근을 하고 있다.

▲ 김명희 작가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데서 탄생한 작품들을 발표해온 작가로 알려져 있는 김명희는 그간 흥미와 호기심 있는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그 안에서 다시 변화된 결과물을 연출해내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양극화에서 탈피하여 현실과 미래의 경계 극복
“지금까지 야곱의 사다리를 통해 인생의 사닥다리가 올바른 곳에 놓일 때까지 참 많은 고난과 역경이 혹은 크고 작은 선택들이 이어져 이룬 삶을, 가지치기를 해야 하고 때론 너무 무성해서 번거롭고 무거운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피해야 할 때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어쩌면 스스로 야곱이 된 상태에서의 가장 난약한 두려움에 있는 하루살이의 형편에 있는지도 모른다.” 작가 김명희의 대표적 연작 시리즈인 <야곱의 사다리>는 창세기 28장 12~22절의 성경에 근거한 야곱이라는 한 인물이 꾼 꿈의 산물로서 삶의 여정을 통해 빚어지는 생의모습을 작품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그의 작품에 있어 사닥다리는 서로가 다른 길을 향해 가고 있지만 결국은 서로 비슷한 정상에 도달한다는 것을 표현하며, 과거와 현재 사이, 이성적인 것과 감정사이, 종속과 자유 사이 등 양극화에서 탈피하여 현실과 미래의 경계를 극복한다. 작품의 또 다른 소재로 등장하는 나비 역시 공간적으로 경계를 짓지 않는 소재로 나비가 다다르고 싶어 하는 장소적 이동 공간이나 사다리를 통해 어디든 자유롭게 날아가서 갈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 <야곱의 사다리>는 인간의 굴레에서 인식되는 다양한 희망의 끈을 잡고 있으며, 서로를 위해 무반주 속에서도 타인의 음성을 듣고 자기의 소리를 다독거리며 되새김질하는 무명의 오케스트라인 셈이다. 작가 김명희는 맛의 조형미학을 통해 자연의 순리에서 얻은 결과를 예술로 재창시하여 시각적인 맛으로 조형화한 새로운 탄생도 시도했다. 일상적인 자연의 결실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극사실적인 묘법과 조형형식에 따라 표현성 또는 영상설치에 이르러 시지각적인 방식을 넘나들며 다양성의 조형성으로 선보이게 한 것을 장점으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이 시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자연의 진실 앞에서 자신이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가치도 담아냈다. 최근 그의 작품에서는 ‘야곱의 사닥다리’에서 나아가 노아의 홍수 후에 약속의 의미로 찾아온 무지개가 겹쳐진다. 일곱 가지의 색에 각각의 의미를 함축해서 완성되는 작품은 현재 파란색까지 완성되었으며, 남색, 보라색의 작품을 완성 후 일곱 가지 색을 아우르는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작가 김명희는 “색은 바로 그 물체의 성질을 단정한다”며 “색은 세상의 빛을 대변하는 매개체로 많은 것을 포용한다. 각각의 색은 저마다 다른 뜻을 내포하여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의미를 이전시킨다”고 작업 배경을 밝혔다. 즉 그의 작품 속 색들은 감정을 대변하고, 나아가 세상을 대변했던 것이다.

▲ 야곱의 사닥다리-나비와 만나다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스타일 접목해 세계화 지향
단 한 번에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하면서 ‘천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명희 작가. 사실 그의 수상은 타고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자 했던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졸업 후 프랑스 뚜르 평생교육원에서 강의와 전시를 이어가며 동서양의 많은 재료와 기법을 연구했던 작가 김명희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시립대학원에서 현대회화와 설치미술, 판화, 도자기 등을 공부하면서 예술의 총체적인 표현력을 갖추었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은 매번 반복하여 한 인간이 자신과 자신의 체험에 몰두하고 탐구하여 산출된 결과다. 그렇게 작가 김명희의 작품들은 그 속에 숨어있는 그의 고행적 인성과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외적인 표현방법의 축소, 정신적 힘을 위한 포기인 셈이다. 이제 그에게 고유한 미학은 글자 그대로 소중한 가치이고 미학적 흥미이며, 매혹의 덧붙임 없는 즐거움이다. 작가 김명희의 작품들은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들은 결코 쉽지도, 쉽게 통찰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 그것들은 육체가 아니라 영혼을 나타내며 무한한 시간을 순간으로 옮기고 무한한 시간으로 고양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총 21회의 개인전을 가진 작가 김명희는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스타일을 접목하여 세계화를 지향하는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실험적 작가로서, 향후 아카데미 설립 등 후진 양성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미술시장에 거는 기대

▲ 야곱의 사다리 - blue

더 나아가서 작가 김명희는 현재 전업화가들이 겪는 상황, 이렇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미술계의 문제점에 대해서 대안점을 찾고자 함을 조심스럽게 내보이고 있다. “현재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는 갑을 관계, 공정거래, 갤러리와 화가와의 관계, 혹은 초대전과 기획초대전 등 화가들과 갤러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앞으로 함께 공존해야 하는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남아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진흥복합센터라든가 마을미술프로젝트 혹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향하고 있는 많은 계획 등이 화가들을 위해 보다 폭넓게 현실문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아트페어들이 현실적으로 기업과 사회, 그리고 애호가들과 화상들이 화가와 함께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 대한 현실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 아직 문화적으로 외국에 비해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서로가 의견을 조율하여 문화의 보다 나은 향상을 위해 여러 각도에서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감도 중요한 때”라고 작가 김명희는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