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예로부터 백약지중(百藥之中)의 약(藥)이요 백독지중(百毒之中)의 독(毒)이라 했다. 적당하게 잘 마시면 혈액순환에도 좋고 기분도 좋지만 너무 과음하게 되면 모든 독약(毒藥)가운데에서 가장 나뿐 독약이라는 의미다.

황태일 기자 hti@

술은 성질이 따뜻해서 몸의 체온을 올리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하며 통증을 줄여준다. 그래서 타박상에 사용하는 한약에는 술과 물을 반반씩 넣고 달이는 처방도 있다. 또 적당한 음주는 생활에 활력이 되고 정신적 긴장을 풀어주며 걱정거리를 잊어버리게 한다.

성인병 예방과 개선에 뛰어난 밤약술 선보여

▲ 곽준열 대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술의 효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술은 기호음료로 즐기지만, 약술은 기호음료가 아니라 약용식물속의 약효성분을 잘 이용하여 질병 예방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술이다. 다양한 종류의 약재를 사용하여 만드는 약술 중 단연 으뜸은 ㈜합천봉황농원의 밤약술로 꼽힌다. 밤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칼슘, 비타민A·B·C 등이 풍부해 발육과 성장에 좋다. 특히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감기예방에 좋다. 알코올의 산화를 돕기 때문에 술안주로도 좋고, 그 속에 함유된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크다.

합천·산청 등 지리산 권역에서 자생하는 산약초와, 합천지역에서 생산되는 밤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공식품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밤 약술’을 개발하게 됐다는 곽준열 ㈜합천봉황농원 대표. 합천봉황농원이 선보인 밤약술은 경남 합천의 지역 특산품인 유기농 밤을 이용하며, 성인병 예방과 개선에 좋은 재료가 두루 포함되어 있다.

곽준열 ㈜합천봉황농원 대표는 “밤약술에는 위장병, 빈혈, 불면증, 전신쇠약 등에 탁월한 대추, 풍을 없애고 피를 활성화시키며 열을 내리고 벌레와 균을 죽이며 고름을 빼고 새살을 돋게 하는 엄나무, 그리고 관절염, 근육통, 타박상, 산후통 골다공증에 좋은 감태나무를 넣었다”며 “또한 뽕나무 등 한약재 가공액도 다량 들어있다. 이는 간과 신장에 이롭고 기침, 천식, 신경쇠약, 팔다리가 뻣뻣하거나 마비가 올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술의 발효억제 약재 달인 물도 3% 가량 첨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합천봉황농원은 ‘발효초를 이용한 천연 기호식품 및 그 제조 방법’, ‘초석잠 추출물을 포함하는 약재 추출액과 밤 약술 및 그 제조 방법’ 등 3건의 특허 등록도 마친 상태다. 아울러 ‘밤약술’이 고령화에 따라오는 질병을 예방하는 기능성 술이라는 것을 입증하고자 합천지역에서 공개 임상실험을 실시, 당뇨 때문에 경남 합천군 대양면에 귀촌하여 요양 중인 백모 씨가 2개월 상당기간 시음케 한 결과 당뇨를 악화시키지 않았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도 했다. 
 
꾸준한 연구 끝에 약술의 패러다임 바꾸다
평소 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안타깝게 생각해왔다는 곽준열 대표. 그는 “약초와 발효에 대한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몸에 이로운 술’로 술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었다”고 밤약술의 개발 배경을 밝혔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밤약술은 경남 창녕에서 열린 ‘경남친환경농업인대회’에 모인 음주애호가들을 상대로 다량 시음케 한 결과 숙취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황매산 철쭉제 시음 행사에서 와인 애호가들의 입맛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시켜 맛과 기능면에서 와인으로서의 가치가 높아 고령화 시대에 건강을 충전하면서 술을 즐길 수 있게 한 술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경남민속주페스티벌, 경남특산물박람회,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서울식품산업전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여 ‘힐링 술’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 용산역과 성남 모란역에 있는 ‘찬들마루’ 매장에서 시음회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유통시킬 예정이다. 찬들마루는 코레일 유통에서 운영하는 매장으로 농림수산식품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지정한 300여개 업체만이 입점할 수 있는 곳이다. 한편 곽 대표는 최근 술을 만든 부산물을 자연발효시켜 힐링초음료를 선보여 다시 한 번 반향을 일으키는 중이다. 힐링초음료는 밤과 돼지감자로 만든 술을 자연발효시켜 만든 식초에 매실, 생강액을 가미하여 마시기 좋게 한 것이다. 밤의 질 좋은 비타민C와 돼지감자의 당뇨에 좋은 이눌린, 매실의 구연산, 생강의 면역력 증가 효과 등이 보통의 식초 기능에 추가되었다.

곽준열 대표는 “힐링초음료는 장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식욕과 칼슘흡수율을 증가시키며, 혈압을 낮춰준다”면서 “자연친화적인 유기농산물 초석잠과 돼지감자를 주원료로 만든 순수한 건강음료인 ‘힐링초롱초롱’도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1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농업을 6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지막 열정을 이곳에서 불태우고 싶다는 곽준열 대표. 그는 “농촌은 ‘가능성’ 자체인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농촌에 있음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