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활동은 현실세계에서 격리된 상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서, 작가 개개인의 예술관에 의해서 재구성된다. 근대에 자아(自我)의 확립과 근대사회의 발전에 따라 표현양식(미디어)이 더욱 다양화되면서 추상화의 방향은 광범위해졌으며, 근대예술은 한층 복잡하고 다양한 길로 이끌고 있다. 

▲ 김보라 관장은 “한국의 땅에서 순수하고 치열하게 예술가로서 살다간 진정한 예술가들을 객관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숨겨진 감동을 곁들인 독창적인 전시로 성북구립미술관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북구립미술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성북구립미술관은 2009년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남을 수많은 예술가들이 창작의 터전으로 삼아온 성북동에 건립되었다. 옛 성북동의 수려한 자연환경은 안목과 재능을 겸비한 예술가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한 곳이었으며 지금도 성북동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고귀한 예술혼 담아내다
성북구립미술관은 한국의 근현대 미술사를 조망하고 그 가치를 탐구하는 학술의 장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예술의 자원을 담아내는 도전의 장으로, 사람과 사람이 미술문화를 통하여 자유롭게 만나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은 “성북구립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고귀한 예술혼을 담아내기 위하여 곧고 정결한 미술관으로 그 열매를 맺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겨우 만 3년이 지난 신생 미술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북구립미술관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까지 기획된 전시는 그러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2010년 개최된 개관기념 <The Presence>展은 당시 생존해있던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장들이 모이는 계기를 만들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권옥연, 문학진, 박서보, 서세옥, 오승우, 윤중식, 이규호, 이준, 전뢰진, 전혁림, 최만린이 1부를 장식했으나 이제 권옥연, 윤중식, 전혁림 작가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2011년 <두 예술가를 만나다>展은 흔히 다루지 못했던 근원 김용준과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인 수화 김환기의 인연을 담아내 새로운 스토리를 내재한 기획으로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그 시간을 걷다>展은 미술가뿐 만 아니라, 한용운, 조지훈, 김광섭, 이태준, 박태원, 윤이상 등 성북 지역의 문학과 음악도 포함한 기록 전시로 성북구립미술관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12년에는 최초의 상수전으로 주목을 받았던 <윤중식>展을 기획하였다. 전시가 종료된 직후 타계하셨기에 더욱 전시는 빛을 남겼다. 그리고 가장 최근 전시인 <순수시대>展은 예술가의 순수한 마음을 주제로 기획된 전시로 타 미술관과는 차별화된 예술가의 삶과 인간적 면모를 담아내는 성북구립미술관만의 전시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에는 20세기 서예의 거장이자 컬렉터인 소전 손재형 작가의 전시를 필두로 한국 미술 애호가인 간송 전형필 전시가 기획 중에 있다. 아울러 4월 중에는 성북구립미술관 분관이 개관 예정이며 한국 미술의 전통을 잇는 청년 작가의 발굴과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북구립미술관은 자치구 최초의 등록된 구립미술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이나 유럽에는 구 단위 또는 그와 상응하는 작은 미술관들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인식된 곳들이 많다. 이에 성북구립미술관은 한국의 미술관 역사에 작지만 따뜻하고 많은 이야기가 담긴 친근한 미술관으로 다가서기 위하여 매진하고자 한다.

예술가와 시민들의 가교역할 수행

▲ <순수시대>展은 예술가의 순수한 마음을 주제로 기획된 전시로 타 미술관과는 차별화된 예술가의 삶과 인간적 면모를 담아내는 성북구립미술관만의 전시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구립미술관의 건립과 함께 성북구립미술관에서 학예실장으로 근무했던 김보라 관장은 지난해 9월부터 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관장은 “큐레이터가 된지 고작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미술관 건립을 두 번이나 체험할 수 있었던 운이 좋은 큐레이터였다”면서 “그 중 성북구립미술관이라는 무한히 잠재된 자원을 보유한 미술관에서 관장으로 일 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성북구립미술관이 한결같은 미술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사람은 떠나도 미술관은 영원히 고유한 색채를 간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싶다는 것. 보통 공립미술관 관장의 임기가 2년이고 관장이 바뀌고 모든 운영 방향이 단기적으로 변하는 체계가 한국 미술계 현실이다. 김 관장은 “성북구립미술관은 그러한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면서 “성북구립미술관은 관장이라는 직함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단지 가교 역할을 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보라 관장은 한국 근현대 미술과 성북 지역의 오랜 예술혼, 미술관에 많은 애착을 갖고 계신 서세옥 선생, 최만린 선생 등 원로 작가들, 미술관의 행정적인 주체인 성북구와 성북문화재단, 미술관 직원들과 미술관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그 가교를 통하여 진정으로 소통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성북구립미술관 태생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곧 한국 근현대 미술을 보다 풍성히 하고, 한국의 고유한 전통과 맥을 발굴 보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보라 관장은 “성북구립미술관은 이제 4년째로 접어들었다. 거의 모든 미술관이 그러하겠지만 풍족한 여건에서 전시를 만들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그러한 상황을 탓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적 모색을 통하여 여건을 극복하고 더욱 단단한 미술관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미술관의 뜻이 세상에 제대로 전달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을 퍼트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라며 “아울러 한국의 땅에서 순수하고 치열하게 예술가로서 살다간 진정한 예술가들을 객관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숨겨진 감동을 곁들인 독창적인 전시로 성북구립미술관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