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극장가 키워드는 ‘남자 영화’다. 액션, 첩보, 느와르 등 남성적인 매력이 가득한 작품들이 한국과 할리우드를 불문하고 대거 개봉하기 때문이다.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주인공들이 상반기 한국 영화를 장악하고 있으며, 40대 전후 남자 배우들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활약하고 있다.

신세영 기자 ssy@

2013년 상반기 여심을 사로잡을 상남자들이 스크린에 대거 몰려와 벌써부터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신세계’, ‘라스트 스탠드’, ‘사이코메트리’, ‘파파로티’, ‘전설의 주먹’, ‘브로큰시티’ 등 다양한 매력으로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남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이는 것. 남성 취향의 작품인 액션스릴러 영화의 강세는 몇 년간 이어져 온 추세다. 올해에는 더욱 강화된 모양새다. 지금 극장가는 한국영화 8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해 ‘베를린’ 등 남성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상반극장가는 男風
올해 상반기 극장가에는 남풍이 불고 있다. 면면도 화려하다. 각각 4년과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래원과 박신양, 지난해 더티 섹시 열풍을 불러일으킨 류승룡,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은 물론 연기파 배우 김윤석이 등장했다. 이 외에도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 주연의 영화 ‘신세계’가 지난 21일 개봉했으며, ‘감시’의 설경구와 정우성, 봉준호 감독과 함께 컴백하는 송강호, ‘감기’의 장혁, ‘용의자’ 공유 등이 상반기 중 충무로를 찾는다. 심지어 ‘라스트 스탠드’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차이니즈 조디악’의 성룡 같은 월드스타도 내한해 국내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이처럼 남자 주인공을 선호한 배경에 대해 영화계 관계자는 “미국 할리우드를 보더라도 오랫동안 액션·스릴러·첩보 등 장르영화가 강세였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주제가 깊어지거나 작가주의로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관객들은 주로 오락성 위주로 작품을 선택한다. 영화제작사는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선 굵은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장르영화에 눈 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관객은 여자보다 남자주인공에 더 관심을 보이게 마련이다. 투자배급사 쇼박스 측은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20∼30대 여성이 남자친구나 가족을 이끌고 극장을 찾는 경우가 많아 주 관객층으로 분류된다”며 “여성 관객은 주로 잘생긴 남자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과거와 달리, 액션이나 스릴러 등 규모가 큰 장르영화에 열광하는 여성도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충무로, 20대 여배우 기근
남자 배우들 전성시대, 달리 말하면 충무로는 지금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울 만한 작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1990년대 후반 심은하, 고소영, 전도연으로 대표되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가 저물고, 2000년대 들어 충무로에 이들의 뒤를 이을 간판급 여배우가 없다는 지적은 줄곧 있어 왔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관객들로부터 사랑받은 작품이 많았지만, 유독 여배우들의 활약은 아쉬웠다. 2012년 스크린에서 활약한 여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울링’ 이나영(34), ‘화차’ 김민희(31), ‘러브픽션’ 공효진(33), ‘댄싱퀸’ 엄정화(44),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31), ‘이웃사람’ 김윤진(40),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34), ‘코리아’ 하지원(35)·배두나(34), ‘후궁 제왕의 첩’ 조여정(32), ‘도둑들’ 전지현(32)·김혜수(43), ‘피에타’ 조민수(48) 등이 떠오른다. 20대 여배우로는 ‘반창꼬’ 한효주(26), ‘은교’ 김고은(22), ‘건축학개론’ 수지(20), ‘늑대소년’ 박보영(23) 등이 있다. 하지만 30∼40대에 비해 20대 여배우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대 여배우 기근의 원인에 대해 김호성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외모와 재능을 갖춘 10대 후반~20대 여성들이 배우보다 아이돌 가수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아이돌로 성공한 다음 연기에 도전하지만, 연기력도, 배우로서의 자세도 갖춰져 있지 않아 영화 주연을 맡기긴 힘들다”고 밝혔다. 20대 여배우들의 자질과 도전의식 부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대구사이버대 교수이자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주인공을 맡기려면 연기력은 기본이고, 어느 정도 티켓 파워도 보장돼야 한다”면서 “심은하, 이영애 등 여배우들이 결혼과 함께 활동이 줄었고, 그들의 빈자리를 메워줄 티켓 파워를 지닌 20대 여배우가 별로 없다. 배수지, 한효주 등은 현재 티켓 파워를 검증받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20대 여배우들의 과도한 성형도 거론되고 있다. 얼굴의 결핍을 연기로 채우고 매력을 더하는 게 진정한 배우지만 요즘 성형을 많이 한 20대 여자 연기자들의 얼굴에선 페이소스(동정 혹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표현방식)가 느껴지질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이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

영화 신세계_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

세 남자를 둘러싼 음모, 의리, 배신을 그린 범죄 드라마 ‘신세계’는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앙상블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로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찬사를 이끌어 냈던 최민식은 1년 만에 돌아온 영화 ‘신세계’로 경찰 잠입 수사 작전을 설계해 조직의 목을 조이는 형사 ‘강과장’ 역으로 그의 연기 인생 최초로 경찰 캐릭터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강렬한 눈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이정재는 최민식의 캐릭터인 ‘강과장’의 명령으로 범죄 조직에 잠입한 경찰 ‘자성’ 역을 맡아 밀도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정체를 모른 채 ‘자성’을 친형제처럼 아끼는 조직의 2인자 ‘정청’ 역을 맡은 황정민은 속을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캐릭터로 변신, 황정민이 가진 최고치의 매력을 보여준다. 지난 2월 21일 개봉한 영화 ‘신세계’는 ‘사나이’의 강렬한 매력을 뿜어내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사이코메트리’ 김강우 vs 김범

사이코메트리

만지면 과거가 보이는 사이코메트리라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사이코메트리’(감독 권호영)는 연쇄 아동유괴 사건을 쫓는 강력계 형사와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사이코메트리의 지독한 추격을 그린 작품. 지난 2월 6일 메인 예고편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캐릭터간의 불꽃 튀는 대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유괴 사건의 범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감’ 좋은 강력계 형사 양춘동(김강우)과 만지면 과거를 볼 수 있는 신비의 능력자, ‘촉’ 좋은 사이코메트리 김준(김범)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것.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한 강력계 형사와 사이코메트리 간의 피 끓는 추적 과정에서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감정의 변화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 김강우와 김범은 싱크로율 100%의 폭발적인 연기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독특한 소재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으로 상반기 최고의 핫이슈 영화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3월 7일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 한석규+국민 첫사랑 이제훈 ‘파바로티’

파바로티

‘베를린’에 이어 흥행 연타를 준비 중인 대배우 한석규는 최고의 라이징 스타 이제훈과 호흡을 맞춰 새롭게 관객들을 찾아간다. 영화 ‘파파로티’(감독 윤종찬)는 비록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천부적 재능을 지닌 성악 천재 건달 ‘장호’(이제훈)가 큰 형님보다 무서운, 까칠하고 시니컬한 음악 선생 ‘상진’(한석규)을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한석규는 한때 촉망 받는 성악가였으나 지금은 학생에 대한 애정이나 교육에 대한 열정 없이 지방 촌구석에서 대충 시간이나 때우는 음악 선생 ‘상진’으로 분해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벗고 까칠한 성격 속 인간적인 면모를 감춘 인물로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또, 주먹만 믿고 살아왔지만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타고난 재능으로 파바로티를 꿈꾸는 성악 천재 건달 ‘장호’ 역은 이제훈이 맡아 성악과 사투리 연기 등 외적 변신을 비롯해 전작과 또 다른 매력, 한층 성숙된 연기를 보여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한석규와 충무로 최고의 핫 스타 이제훈의 만남, 그리고 오달수, 조진웅, 강소라 등 개성과 매력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한층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3월 14일 개봉된다.

운명을 건 두 남자의 격돌 ‘브로큰 시티’

브로큰시티

운명을 건 두 남자의 격돌을 다룬 범죄 액션 ‘브로큰 시티’가 4월 4일 개봉을 확정했다. ‘브로큰 시티’는 뉴욕 시장이 부인의 불륜에 대한 조사를 사립탐정에게 의뢰하며 밝혀지는 음모와 배신 그리고 두 남자의 운명적 대결을 그린 영화로 헐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대세남들의 캐스팅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작품. 감동 뮤지컬 대작 ‘레미제라블’의 카리스마 넘치는 자베르 경감 연기를 선보였던 러셀 크로우가 야심을 품은 뉴욕의 시장을 연기한다. 또, ‘19곰 테드’, ‘디파티드’, ‘파이터’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였고, 최근 2014년 가장 기대작인 ‘트랜스포머 4’의 출연을 확정한 연기파 배우 마크 월버그가 형사 빌리 역을 맡아 헐리우드 대세남들의 불꽃 튀는 운명적 대결을 확인 할 수 있다. ‘브로큰 시티’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품의 연출로 결정되며 국내에 잘 알려진 ‘일라이’, ‘프롬 헬’의 알렌 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영화 ‘브로큰 시티’는 궁극적으로 명예 회복, 정의에 관한 스토리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다이내믹한 캐릭터, 날카로운 대사로 관객들은 인물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강우석 감독 ‘전설의 주먹’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전설의 주먹

한때 ‘전설’로 불렸던 파이터들이 모여 승부를 가르는 리얼TV쇼 ‘전설의 주먹’을 소재로 남자들의 뜨거운 눈물을 보여줄 강우석 감독의 신작 ‘전설의 주먹’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영화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만화 속 세상’에 연재된 웹툰 ‘전설의 주먹’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학창시절 ‘전설’로 불리던 일반인들 대상, 매회 2천만 원의 상금을 놓고 벌이는 리얼액션 격투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한 가슴 뜨거운 파이팅 드라마가 될 것이다.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매력남들이 파이터로 등장,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액션으로 숨겨 두었던 남성미를 선보일 계획이다.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전설군단의 새로운 빅매치 ‘전설의 주먹’은 오는 4월 11일 개봉될 예정이며, 상반기 한국영화의 또 다른 흥행전설을 예고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