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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두 달
헌재의 판결 시기 예상보다 앞당겨질 듯
2017년 02월 07일 (화) 07:24:1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순실 국정농단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월, 대통령 연설문을 최씨가 수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연일 새로운 의혹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중이다. 하지만 국정농단과 관련된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의혹을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근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지 두 달이 되어 가고 있다. 새해를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작심한 듯 적극적인 해명을 쏟아냈다.

헌재, 신속성과 공정성 강조하며 심리 진행
지난 12월9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한지 두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사건을 접수한 직후부터 헌재는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지난 연말에는 변론 전 준비절차기일을 열흘 사이에 3차례 열어 쟁점과 증인·증거 등을 정리했다. 유일한 선례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변론 전 준비절차기일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또한 새해부터 바로 변론에 돌입해 주2회 재판을 열며 사건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핵심판 재판장 박한철 헌재소장은 지난 1월3일 “헌재는 이 사건을 대공지정(大公至正)의 자세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심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공지정’은 중국 청나라 황제 건륭제가 선대 황제인 강희제, 옹정제의 통치방식을 공부한 뒤 한 말로 ‘지극히 공평하고 바르다’는 뜻이다. 평소 사자성어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 소장이 탄핵심판 첫 변론을 시작하면서 이 말을 통해 헌재가 심리에 임하는 자세를 특별히 강조한 것이다. 박 소장은 전날인 1월2일에는 시무식사에서도 “헌법재판의 공정성에 의심을 살 여지가 추호라도 있으면 안 되는 헌법적 비상상황이란 점을 명심하고 언행에 주의하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헌재는 사실상 첫 법정공방이 시작된 지난 1월5일 2회 변론 오전 재판에서 국회 소추위원 측과 박 대통령 측의 발언을 경청했다. 특히 탄핵심판 당사자인 박 대통령 측에 충분한 발언기회를 보장하며 탄핵소추사유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헌법재판소법상 구두변론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 탄핵심판에서 당사자인 박 대통령 측 입장을 경청하며 실질적 첫 변론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와 서석구 변호사는 이날 오전 50분 가까이 발언하며 박 대통령 파면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헌재는 통신을 비롯한 각종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본격적인 변론 시작을 앞두고 박 소장을 비롯한 9인의 재판관 집무실과 일부 공간에 최신 도·감청방지장치를 설치했다.

박 대통령, 불리한 외부 변수는 철저히 차단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한 이래 한 달 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각종 탄핵사유에 대해 ‘모르쇠’ 태도로 일관해왔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의결서를 받은 날 “피눈물이 난다는 게 어떤 말인지 알겠다”는 소감을 측근들에게 밝힌 이래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 때까지 23일간 아무런 대외 행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탄핵심판 대리인단과 전략을 다지는 한편, 불리한 외부변수는 철저히 차단했다. 이에 지난 12월16일 국회의 국정조사 현장조사도 청와대 경호실을 통한 ‘군사비밀 보호’라는 명목으로 입법부의 조사·검증을 거부하며 끝내 무산됐다.

신년 기자간담회 때는 행사시작 30분전 ‘소집’을 통보하고, 노트북 컴퓨터와 사진기 지참을 불허하는 등 방식으로 언론을 사실상 ‘통제’했다. 사실관계를 묻는 기자들에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하는 메시지만 반복했다. 하지만 헌재 심판정에는 불출석했다. ‘세월호 7시간’ 구체자료 제출 명령마저 2주 동안 미루기도 했고, 헌재 변론 도중 “촛불은 민심이 아니다. 사실상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국민을 ‘반국가 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행보는 자신을 향한 모든 도전은 회피하고, 자신이 무고하다는 항변만 쏟아내면서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지지세가 확산되면 헌재에서의 탄핵 기각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박 대통령의 태도는 또다시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지난 1월7일, 광화문광장에 또다시 수십만의 촛불이 켜진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박 대통령이 탄핵가결 때까지 버틸 연료를 제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권한이 정지된 상태에서도 핵심 국정현안은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청구 기각으로 국정에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 지난 1월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대국민 여론전을 재개한 박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도 수시로 억울함을 토로하며 결백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일주일에 한두 차례 참모들로부터 비공식 보고를 받고 국정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한일 관계에 대해 “외교 문제에 잘 대처해야 하는데, 걱정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참모들에게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했으며 지난 1월1일 관저에서 참모들과 떡국을 곁들인 조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박 대통령의 압력으로 현대자동차에 납품했다고 지목된 최순실씨 지인 소유의 회사 KD코퍼레이션에 대해 참모들에게 “대통령으로서 그동안 수없이 많은 중소기업들을 도와줬다”며 “내가 지금까지 도와준 중소기업이 1000개라면 KD코퍼레이션 등 한두 개만 문제가 되고 있다”며 수차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KD코퍼레이션 역시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 지원해온 중소기업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수첩을 보면 중소기업을 도와달라는 민원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며 “박 대통령은 항상 중소기업들을 도와줄 방법을 고민해왔고,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해외 순방 때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중소기업들을 참여시킨 것도 그래서였다”고 말했다.

헌재, “세월호 7시간 답변서 보완하라” 요구
헌재는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1차 준비기일에서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하나인 생명권 침해와 관련해 사실관계 확정을 위해 박 대통령이 직접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준비기일을 담당한 이진성 재판관은 “문제 되고 있는 7시간 동안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청와대 어느 곳에 위치했었는지, 박 대통령이 그동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봤는지, 업무 중에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시각별로 밝혀달라”고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은 지난 1월5일 열린 2차 변론까지 답변을 제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1일 가진 기자 신년간담회에서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일) 정상적으로 이 참사, 이 사건이 터졌다 하는 것을 보고받으면서 계속 체크하고 있었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무슨 재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통령 입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빨리빨리 필요하면 특공대도 보내고, 모든 것을 다 동원해 가지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하라’ 이렇게 해 가면서 보고받으면서 하루 종일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고 있는 이중환 변호사는 지난 1월5일 2차 변론이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해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내려고 준비 중”이라며 “(박 대통령의)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청구한 국회 소추위원 측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한 준비서면 등 1500 페이지 분량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지난 1월10일, 국회 소추위원 측 대리인단인 황정근 변호사는 “세월호 1000일이 되는 날인 전날 늦게 세월호 (참사) 부분인 생명권 보호의무와 성실직책수행의무 위반과 관련해 97쪽 분량의 준비서면과 관련 증거 1500여 쪽에 달하는 분량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한) 행적을 석명한 이후에 (준비서면과 증거 등을) 제출하려고 했지만, (박 대통령 측이) 계속 지연하고 있어 신속 재판을 위해 선제적으로 냈다”고 제출 경위를 설명했다. 국회 측이 낸 준비서면과 증거 등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실관계와 쟁점에서 주장할 법리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측도 ‘세월호 7시간’ 관련 답변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헌재는 지난 1월10일 열린 3회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에게 “(준비절차에서)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 당일 행적에 대해 밝히라고 했다”며 “답변서가 그에 못 미치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답변서에서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짚어가며 보완하라고 석명을 요구했다. 이진성 헌법재판관은 먼저 “답변서에 따르면 당일 오전 10시에 보고를 받아서 알게 된 것처럼 기재 돼 있다”며 “기억을 살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을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밝히라”고 했다. 또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TV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는데 대통령은 TV를 통해 확인하지 않았는지 설명하라”고 명했다. 이 재판관은 “답변서에 박 대통령이 김장수 안보실장과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돼 있다”며 “답변서에 첨부한 3가지 자료는 국가안보실에서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보낸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원영 복지수석과 12시50분 통화했고 통화기록이 있다고 돼 있다”며 “안보실장과의 통화기록도 있을 것 같은데 이 기록도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국회 소추위원단 소속 이춘석 의원은 오전 기일 후 “박 대통령 측이 제출한 것은 그동안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 세월호 특조위에서 조원진 의원이 공개한 부분 등을 짜깁기 한 수준”이라며 “기존 제출한 정도를 정리해 제출한 것일 뿐 새로운 사항이 추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검, 수사인력을 보강해 수사에 집중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를 뇌물죄와 업무방해 등 일부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또 최씨를 상대로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지난 1월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수사팀에서 업무방해 혐의나 뇌물죄 등 몇 가지 혐의로 입건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일부 혐의가 인지돼 언제든지 구속영장이나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특별수사본부는 최씨에게 직권남용 및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하고 기소해 구속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씨가 지난 12월27일과 1월4일, 9일 잇따라 특검팀의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특검팀은 최씨에게 새로 인지된 혐의 등을 적용해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침을 검토해 왔다.

이 특검보는 “재판 이후에 다시 소환하고 그에 따라서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최씨를 새로 입건하며 적용한 혐의인 뇌물죄는 기본적으로 공무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민간인 최씨에게 뇌물죄가 적용됐다면 특검팀이 함께 의혹을 받고 있는 공직자인 박근혜 대통령 등이 최씨의 혐의에 연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씨 일가에 가장 많은 돈을 후원한 삼성그룹을 포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특검팀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에 지난 1월12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의 22시간 밤샘조사도 진행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에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요구로 최순실 일가를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측은 삼성도 공범으로 보고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압박 여부는 재판에서 형량을 결정할 때 고려할 요소일 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충분히 처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보복 수단까지 동원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가 아닌 공범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최씨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지원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씨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을 파헤치는 수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최씨 재산형성 과정을 면밀히 살펴 온 특검팀은 이미 재산추적 관련 변호사와 역외탈세 조사에 밝은 국세청간부 출신을 특별수사관에 채용한 바 있으며, 향후 수사인력을 더 보강해 관련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최씨 재산에 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어느 정도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인력도 보강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한 육영재단 재산형성 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육영재단 분쟁 과정과 박 대통령 및 최씨 일가의 관계를 자세히 알고 있는 인물 중 한명인 박근령씨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미 특검팀은 금융감독원에 최씨 일가 등 관련자 40여명의 재산내역 조회 등을 요청했고, 부동산 등기부등본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독일 현지의 최씨와 정유라씨 모녀의 재산 규모를 파악하고 이에 대해서도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 모녀의 재산 관련 자료를) 자체적으로 확인해 일부 수집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이들 모녀가 독일에 보유 중인 재산을 동결하기 위해 독일 검찰에 사법공조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독일 검찰도 최씨 딸 정씨를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씨 모녀가 현지 유령회사를 통해 차명으로 보유한 재산만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특검보는 “금감원으로부터 일부 자료를 받은 것이 있다”며 “금감원 부분은 확인 후 소기의 성과가 있다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최씨의 이복오빠 최재석씨를 불러 최씨 일가의 재산자료 등을 제출받았고, 최근에는 최태민씨의 의붓손자도 불러 조사했다. 최씨 아버지 故 최태민씨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을 접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헌재 “주 3회 재판 진행하겠다” 밝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세 번째 변론기일이 지난 1월10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던 최순실 씨가 전날인 1월9일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재판은 시작하기도 전에 김이 빠졌다. 헌재는 3차 변론기일에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핵심 증인을 대거 불렀지만 또다시 ‘증인 불출석’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헌재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본인 형사재판과 관련이 있다”며 “18일 공판기일이 잡혀 있는데 그 이후로 기일을 잡아주면 출석하겠다”면서 전날 밤 10시경 헌재 당직실에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이날 오후 재판에서 증인신문이 예정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각각 헌재에 불출석사유서를 낸 상황이어서 결국 이날 헌재가 계획한 증인신문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헌재에 따르면 최씨 측은 전날 오전 “본인과 딸이 형사소추된 사건이 있어 진술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오는 11일 형사재판이 하루종일 진행될 예정이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히며 증인신문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안 전 수석도 이날 오전 11시20분경 헌재에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안 전 수석 측은 불출석사유서에서 “본인의 재판이 11일 서증조사가 진행되고, 특검 조사를 계속 받고 있다”며 1주일의 시간을 더 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는 최씨와 두 사람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 전 비서관, 안 전 수석이 모두 자신의 형사재판을 이유로 이날 증인신문에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헌재는 예정에 없던 ‘특별기일’을 잡고 주 3회 재판을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주요 증인들이 잇따라 불출석해 심판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지난 1월10일, 박한철 헌재 소장은 1월16일에 특별기일을 열고 오전 10시 최순실씨, 오후 2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을 증인으로 재소환하고 다음 기일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강제 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주의 탄핵심판은 16일, 17일, 19일 등 세 차례가 열렸다.

박 소장은 “최순실·안종범·정호성 등이 모두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 (재판) 기일이 있어 특별기일을 잡을 수밖에 없다”며 “안 그러면 부득이하게 이들의 신문을 한참 뒤로 미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3명은 애초 이날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며 이들의 신문은 탄핵심판 초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자신의 형사재판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무더기 불참했다. 이에 일각에선 관련 증인들이 앞으로도 헌재 심판 출석을 미루면서 탄핵심판 일정이 지연되거나 심리에 긴장도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결정은 헌재가 이 같은 시각에 ‘일정 지연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박 소장은 오전 기일 시작과 함께 “앞으로는 시간 부족을 이유로 입증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양측 대리인이 각별히 유념해달라”며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제출 지연 등을 작심한 듯 나무랐다. 특히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박 대통령 측이 언제, 어디까지 비선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인지 밝히라고 요구했음에도 여전히 제출 받은 것이 없다”며 “이미 한 달이 넘었는데 왜 아무 말이 없으신지 답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매주 2∼3차례 증인 신문하는 현재의 속도를 유지할 경우 탄핵심판의 결론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윤곽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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