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충무로 최대 기대작 ‘베를린’(감독 류승완)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액션 영화의 1인자’라 불리는 류승완 감독과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 등 초특급 스타들이 호흡을 맞춰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초호화 캐스팅, 초대형 액션프로젝트라는 문구에 맞게 이번 영화가 과연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영 기자 ssy@

2013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 영화 ‘베를린’(1월 31일 개봉)이 1월 21일(월)에 언론사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시사회에 영화 시작 1시간 전부터 수많은 언론 매체와 극장 관계자들이 장사진을 이뤄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어 영화 상영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류승완 감독,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 참석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베를린'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류승완 감독(왼쪽부터)과 출연배우 한석규, 하정우, 전지현, 류승범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영화 ‘베를린’은 통역관 아내 련정희(전지현)와 베를린에 거주하는 국적불명의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 그의 정체를 쫓기 위해 뒤를 쫓는 정진수(한석규), 표종성을 제거하고 베를린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된 동명수(류승범)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렸다. 영화 ‘베를린’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그 묵직한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는 단연 해외의 이국적인 풍경이다. 실제로 독일 베를린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두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해외 로케이션촬영을 진행, 영화의 스케일감과 웅장한 분위기를 더하며 영화 속 또 하나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영화 속 주요 액션장면으로 오프닝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베를린의 웨스틴 호텔 액션 신, 하정우의 숨막히는 차량 액션 신을 볼 수 있는 브라덴부르크 광장, 그 외 하케셔마크트 벼룩시장, 오펜바움 다리 등의 이국적인 풍경은 액션의 스케일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키며 관객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액션 무비의 1인자’라 불리며 액션 장르에 있어 단연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류승완 감독의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가 이번에는 특유의 치밀한 스토리텔링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스케일의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 ‘베를린’으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제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담아내며 전에 없던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의 진수를 선보인다. 류승완 감독은 “캐스팅이 무척 만족스럽다.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에 완벽하게 맞는 배우들이 모두 캐스팅이 된 것 같아 행운이라 생각한다”며 강도 높은 액션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네 배우와의 작업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 류승완 감독 Interview

▲ 류승완 감독

Q. 베를린을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 냉전 시대를 거친 후 그 시대의 비극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베를린을 배경으로 비밀스러운,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서 무언가를 하게 된다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Q. 한국형 첩보 액션을 선보이는데 대한 소감을 말해 달라.
- 영화를 준비하면서 앞서 남북 첩보를 주제로 한 영화들과 뭔가 다르게 만들고 싶었고 ‘그 세계에 충실하자!’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 특히, 실제 이 세계에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캐릭터를 사실감 있게 묘사하려 했다.

Q.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는가?
- 제가 어려웠던 점은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스타일이 달라서 힘든 부분이 있다. 어떤 배우는 테이크 후반이 강하고, 어떤 배우는 테이크 초반이 좋다. 리허설을 원하는 배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배우도 있어 균형점을 맞춰야 했다. 그것은 배우들의 몫이라기보다 연출자의 몫이다. 앙상블 맞추는 게 제일 어려웠는데, 잘하는 사람 모아놓고 연기 안 좋다고 평 들으면 순전히 내 잘못이다.

Q. ‘베를린’을 만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
- 인물 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액션을 거기에 더했다. 조금 많이 신경을 썼던 것은 실제 첩보세계 전문가들이 행하는 행동들이었다. 시체를 옮겨 국경을 넘어가는 것, 도청을 당할 때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 등을 취재하고 영화 속에서 사실감 있게 묘사하려고 했다.

# 한석규 Interview

Q. 노련한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의 맡았다. 남북관계 소재 영화에 다시 출연하게 된 소감은?
- 영화 ’베를린’까지 하면 개인적으로 남북 첩보액션 영화는 ‘쉬리’, ‘이중간첩’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남북이라는 주제는 끝을 낼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배우 생활 내내 남북 첩보에 관한 작품이라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

Q. 외국어대사를 소화하는 게 어렵지 않았나?
- 대사를 외우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상대의 대사를 듣고 리액션을 어떻게 하는가가 관건이다. 걸림돌이 있다면 상대방의 외국어대사를 듣고 바로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외국어로 연기하는 게 쉽진 않았다.

Q. 거친 총격 장면과 카체이싱 장면 등 액션신이 많았는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오히려 액션 연기는 도와주는 사람이 많으므로 쉽다. 감정연기가 어렵다. 이번 작품에서는 류승완 감독이 액션 쪽에서는 감탄할 만큼 노련하기 때문에 믿었다. 노련해서 배우들의 특성을 잘 뽑았다. 액션 연기는 육체적인 피로가 있지만, 감정 연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 아마 배우 생활을 하는 내내 이어질 것 같다.

# 하정우 Interview

Q. 베를린이라는 도시는 어떤 의미인가?
- 금주의 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육체적으로 고난도의 액션 시퀀스가 많았고, 요원 역할을 소화하는데 있어서 조금 다른 삶을 살아봐야 되겠다고 생각한,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독일이 맥주의 고장이지 않나. 그것을 참고 생활을 했던 기억이 가장 남는 것 같다. 그래서 베를린은 내게 금주의 도시다.

Q. ‘고스트’라 불리는 북한 최고의 첩보 요원 ‘표종성’역을 맡았는데…
- 실제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정보원들이 어떻게 성장을 해나가고 어떤 교육을 받고 북한에서 어떤 위치에서 이렇게 해외에 나오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표종성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베를린까지 오게 되었는지 전반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Q. 극중 고난도 액션 연기가 힘들지 않았나?
- 기존에 내 전작들에서 했던 액션과는 좀 달랐던 것 같다. 격술의 합이라든지, 총격전, 와이어 액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 훈련과 연습의 과정을 통해서 부담감을 덜려고 했다. 정두홍 무술 감독에 대한 신뢰도 있었던 것 같다. 큰 부상은 없었고, 내세울 건 없다. 잔부상 정도가 있었던 것 같다.

# 전지현 Interview

Q. ‘도둑들’의 예니콜에서 바로 ‘베를린’으로 넘어왔다. 상반된 역할을 맡으며 겪었던 고충은 없었나?
- ‘도둑들’ 예니콜 역과는 굉장히 다르다. 예니콜은 좋고 싫고 옳고 틀린 것을 성격으로 표현하는 역할인데, 련정희는 그렇지 않아 늘 연기를 다 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련정희는 드러내지 않는 역이라 표현을 못 한다. 내면에 감춰진 느낌이 항상 갑갑했다. 그래서 련정희는 촬영 끝날 때까지도 스스로 확신이 없었다. 매일 매일 물음표를 달고 있었다.

Q. 처음으로 도전한 북한 사투리 연기는 어땠나?
- 대사 한마디가 의미 있고 굉장히 몰입되는 신들이 많았다. 대사의 중요성을 연기 하면서 매번 신경을 썼다. 북한 사투리는 선생님이 항상 현장에 계셨는데 나름 사투리 1등을 하면서 잘 따라 갔었다. 어느 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감정몰입이 되어 있었는데 감독님이 컷을 하셨다. 북한 사투리 어미 ‘더’를 ‘다’로 발음했기 때문이다. 그때 가슴이 많이 아팠다.

Q. ‘액션지현이다’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의 기분과 액션연기를 잘 소화하는 비결이 있는가?
- 솔직히 기분은 좋죠. 하지만 감독님께서는 오히려 걱정하셨다. 역할 상 너무 액션이 프로페셔널 해 보이면 안 되는 거였다. 그런데 내가 총만 들어도 감독님께서 ‘간지가 난다. 간지를 없애라’고 말씀해 주셔서 힘을 빼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리고 뭐 비결이기 보다 아무래도 본 것이 있으니까 몸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법을 아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거나 훌륭한 것은 아니다.

# 류승범 Interview

Q. 냉혈한 ‘동명수’ 역을 맡았는데, 악역 연기에 도전한 소감은?
- 개인적으로 악역이라는 캐릭터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분량적인 면은 적지만,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라든지 이야기 안에서 동명수, 동종호 그 가족과 사상들,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파워들이 흥미로웠다.

Q. 영화 배경상 외국어, 평양 사투리 등으로 연기를 해야 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 왜 외국어 연기가 어려운 지에 대해 생각해보니 자기 확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자신감 있을 때 나오는 연기와 자신감 없을 때 나오는 연기가 다르다. 다른 언어를 쓰면서도 위축되지 않고 확신을 갖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Q.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꼽는다면?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면 템포를 놓칠 수 있다. 생각을 비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드벤처 영화를 보듯 영화를 즐겨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