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년 말 10~22일 사이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은하 3호’ 로켓에 ‘광명성 3호-2호기’ 위성을 실어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동기 계통의 결함이 발견돼 발사 예정일을 12월 29일까지 연장하게 한다고 수정발표한지 3일만 인 12일 오전 로켓을 전격적으로 쏘아 올리고 ‘김정일의 유언에 대한 위대한 사업’이 드디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이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일자 속임수의 일환으로 미사일 쏘를 자행한 것이다. 이번 발사에 대해 북한당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통고하고 미국과 일본에게도 그 사실을 알려 위성발사임을 강조하고 알리바이를 만들고자 애썼다. 이에 대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7일 북한의 장거리로켓발사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바 있었으나 결국 허사였다

▲ 경기대 국제대학 유영옥 학장

 정부는 당초 북한이 수리를 위해 해체 작업을 하고 있어 당분간 미사일을 발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12일 오전 10시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위성발사 주장은 평화를 가장한 미사일 발사 도발’ 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한·미·일·중 등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와 만류에도 미사일 도발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게 됐다. 이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도발행위’라고 규탄했고, 미국백악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심각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했으며, 중국 등 국제사회도 유감의 뜻을 전했다.
 국제사회의 일치된 우려와 미사일 발사 시 한미 당국의 추가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한편에서 종북 좌파적 색체가 농후한 어느 정당은 "만약 북측 주장대로 실용위성이 분명하다면 얼마 전 발사에 실패한 우리의 나로호와 다를 게 없다"며 "우주조약에 기초한 자주적 권리이니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마디로 기가 찰 노릇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그런 반민주적 종북세력을 언제까지 참고 인내해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북한의 의도에 대한 선의적 해석은 이른 바 북한전문가랍시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사람들도 다르지 않아 어떤 이는 이번 발사가 “실용위성을 갖겠다는 목적이고, 그걸 통해서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앞뒤가 전도된 해석을 내놓아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 북한이 과연 위성제작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확인 없이, 그리고 지난 4월 미사일 발사 때 공개한 위성 모양의 물체가 실제로 은하 3호에 탑재되었는가에 대한 확인 없이 이번 로켓발사도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 갖는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봐야 한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은 무엇보다도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노력에 대한 무시이자 정면도전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1차 핵실험 직후인 2006년 10월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 미사일 개발을 금지하고 억제하기 위해 마련된 제재조치인 UN 안보리 결의 1718호와 2차 핵실험 직후인 2009년 6월 규탄의 강도가 강하고 제재수위를 한 층 높인 안보리결의 1874호 위반이다. 둘째,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핵 폐기 대신 핵을 미국까지 실어 나를 수 있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운반체계가 확보되지 않는 핵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 대해서는 무용지물이다. 대등한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협상테이블에 앉아보겠다는 것이 이번 미사일 발사의 목적이다. 셋째, 김일성 사후 김정일이 북한의 총 노선 내지 전략적 목표로 내세운 강성대국 노선을 그의 아들 김정은도 계승하겠다는 것을 이번 미사일 발사는 함축하고 있다. 우리는 김정은이 젊고 서방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김정일에 비해 개방적이고 개혁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해주었다.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의 강성(强盛)대국 노선을 계승하고 있으며 김정일 정권처럼 경제적으로 부강한 성(盛)한 나라가 아닌  경직되고  군사적으로만 강(强)한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북한주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바라는 우리국민들에게도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들이는 비용은 수 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 돈이면 북한주민 1년 치 식량을 구입할 수도 있다. 북한은 2000년 남한으로부터 차관으로 가져간 식량에 대해 만기인 올해 4차례나 독촉을 받고도 상환하지 않고 있다. 주민은 먹을 것이 없이 배곯아 죽어 가는데 평화의 의지를 유지하고자하는 미국과 우리의 위협을 내세우며 군사력 강화에만 올-인 하는 북한정권이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무모한 장난을 그만두고 민생을 챙기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북한정권은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라 주민을 배불리 먹이고 편안하게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버지의 노선을 계승한 김정은 정권의 강성대국 노선, 총대 중시 사상은 그동안 핵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집중해 왔다. 김정은 정권은 출범한 지 몇 달도 안 된 지난 4월 광명성 3호 위성을 쏘아 올려 실패했으나, 이번에 그의 아버지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아 미사일을 발사하게 된 것이다.  김정은 정권의 이번 발사체는 위성으로 위장한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빗대어 북한당국이나 일부 종북(從北) 세력이 미국과 북한의 우주대결이 펼쳐진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아직 위성을 제작할 정도의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1년 전인 12월 17일 김정일의 죽음을 맞아 우리 국민이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고 민족의 운명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해나가기를 바랐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북한정권에 대한 실망은 김씨 족벌체제에 의해 권력이 승계됐다는 점보다는 오히려 권력 승계 후 북한정권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반인민적인 통치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는 그래도 김정은이 서방에서 청소년기를 지냈고 국제정세와 외부세계의 실상을 알고 있을 것이므로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었고 그런 예측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1년도 지나지 않아 절망으로 바뀌었다. 김정은은 그의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잔인하고 과시적인 통치방식을 그대로 답습했으며 전체주의적인 스탈린식 통치방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지난 1년간 북한 김정은 정권은 인민을 기아에서 해방하기 위한 경제발전이나 개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여지는 없고 오직 권력유지를 위해  무력을 강화하고 대내외적 긴장을 조성해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시도 이외에 보여준 게 없으며 김정일 식 강성대국 건설에 집착하고 있다. 남북관계 역시 호전적이고 위협적인 언사의 남발과 긴장과 대결 분위기 조성으로 관계개선의 의지나 전향적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이나 주민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움직임도 없다.
 따라서 정부는 한반도 주변 강대국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 정권을 강력히 통제해야 한다. 어린아이를 포함해 주민은 굶어 죽는데 막대한 돈을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붇고 체제결속과 정권안보에만 매달리는 북한정권의 속성은 반인민적, 반민족적이고 야만적이며 지극히 호전적인 대한민국 전복세력이다. 우리는 향후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때 김정은 정권의 이 같은 변치 않는 속성을 꿰뚫어보고 경각심을 갖고  접근해야 하며 만에 하나라도 북한당국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김정은과 그 정권은 2013년에 들어서서는 국제사회에 동참하여 외톨이 신세를 면하고 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들이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