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 문화에 세계적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K-POP, 드라마 등에 힘입은 한류 열풍은 단순한 문화 현상에 머물지 않고 수익 창출로 연결되고 있는 추세다.

황태일 기자 hti@

▲ 이지남 대표는 “미국에서 숍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을 다 만났다”면서 “이태리나 미국에서 외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우리 문화를 정작 우리 자신은 촌스럽다고 폄하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사업 배경을 밝혔다

한국 토종 브랜드 ‘쿠미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쿠미오리는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히브리어로, 가방을 드는 사람을 빛나게 하는 백(bag)이라는 의미다. ‘쿠미오리’를 론칭한 (주)퓨리탄의 이지남 대표는 “쿠미오리는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문화를 트렌드 속에서 해석해 세계에 소개하는 브랜드”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리적인 가격과 최상의 서비스로 고품질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 재해석해 탄생한 ‘쿠미오리’
자신의 직함을 ‘대표’가 아닌 ‘컬쳐 크리에이터’라 말하는 이지남 대표. 그는 “정직한 기업으로 다음 세대에 모델이 되는 기업을 만들고 싶은 꿈과 한류를 통해 전 세계에  아름다운 한국 문화를 알리겠다는 꿈이 합쳐진 직함이 culture creator(문화창조자)”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나라를 사랑하는 문화’를 창출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에서 쿠미오리는 한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콘셉트로 한 제품 라인을 선보였다. 궁궐의 둥근 처마, 신윤복의 미인도, 태극기, 거북선, 무궁화 등 우리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쿠미오리(www.qoomiori.com)는 브랜드 출시 후 1년 도 채 되지 않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각 제품마다 고유의 디자인 스토리를 담았다. 각 가방에는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는 이미지와 디자인 스토리가 적혀 있는 ‘제품 스토리 카드’가 작품성을 설명해주었다. 이번 시즌에서는 세련된 한국문화를 콘셉트로 제품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 문화를 재해석한다는 것에 대해 어떤 이들은 쿠미오리에 우리 문화의 냄새가 강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지남 대표는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리려면 단순히 문화의 외형을 차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한국 문화를 모티브로 한다고 해서 단청 문양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식으로 디자인 하는 것은 일차적인 생각이다. 그런 제품은 인사동에서 기념품으로 사는 것이지, 평소에 들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 문화를 단순히 디자인 모티브로 착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문화를 알리겠다는 사명감 아래 쿠미오리는 한국의 미를 과감하게 드러내기 보다는 은근히 디자인 속에 녹여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문화를 재해석하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무궁화 백을 만들 때에는 무궁화에 대한 모든 자료를 찾아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무궁화가 무슨 과 식물인지부터 어느 지역에서 번성하고, 재배법은 무엇인지, ‘무궁화 삼천리’였던 우리나라에서 무궁화가 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 디자인과는 크게 상관없을 것 같은 모든 정보를 섭렵한다”면서 “그렇게 연구하다 보면 우리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디자인에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디자인에 녹여내다
사실 이지남 대표는 미국에서 소호를 운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97년 이화여대 장식미술학과 패션디자인 전공을 졸업한 그는 1997년 도미한 후, 2000년 이탈리아 마랑고니 패션스쿨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02~2008년까지 미국 뉴욕, 코네티컷 등 미 전역 10개의 소호를 직영으로 운영한 경영의 귀재다. 그가 미국에서 소호를 운영할 당시만 해도 버지니아,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 10여 개 매장을 운영했으며 가게 당 월 매출도 2억~3억 원씩 이끌어 내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이태리에서 한 패션공부에 10여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10여개의 가게를 운영한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기업경영능력과 마켓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을 쌓았던 그는 지난해 오랜 역사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한국의 문화유산을 현 트렌드 속에서 재해석한 ‘쿠미오리’를 탄생시켰다. 이지남 대표는 “미국에서 숍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을 다 만났다”면서 “세계인들은 우리 문화에 열광한다. 이태리나 미국에서 외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우리 문화를 정작 우리 자신은 촌스럽다고 폄하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사업 배경을 밝혔다.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올바른 인식을 전하기 위해 그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디자인에 녹여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쿠미오리는 사회적 기업의 역할에도 충실하기 위해 다양한 후원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매출의 1%를 사회에 지원하고, 재능 기부를 통해 나라사랑도 실천하고 있으며, 다애다문화학교, 지방농어촌 학생 후원을 비롯, 탈북 청년들을 지원하고 멘토링하며, 봉사를 실천하고 청년, 청소년 세미나를 통해 다음 세대를 교육하고 있다. 현재 쿠미오리는 인천국제공항에 입점을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에 중국과 대만의 백화점에 입점 계획이 잡혀 있다. 12월 초에 런칭하는 한경 소셜매거진 S에 ‘빽(bag) 있는 여자’라는 칼럼 연재를 시작하는 이지남 대표는 “중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한국브랜드를 수출하여 나라 발전과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