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가마솥은 ‘OO’에 있다? 약 4만 명의 밥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무게 45톤의 세계 최대의 가마솥은 대한민국의 중심부 충청북도 괴산군에 소재하고 있다. 둘레 17.5m, 높이 2m, 그리고 80kg 쌀 50가마가 한 번에 조리될 수 있는 상상을 불허하는 크기의 가마솥이다.

정재원 기자 jjw@

▲ 박 대표는 국제적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향토 중소기업에 대한 지자체는 물론, 정부 차원의 현실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가마솥 상부의 용머리 장식이며 둘레를 휘감은 용신무늬 등 외양의 웅혼함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고 제작 공정의 획기성과 과감함에 내심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이 세상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작품을 만든 주인공은 괴산에서 주물사업만 40여 년을 이어온 국내 생활주물의 대가, 박상진 동하주물 대표다. 대한민국 토종 주물사업의 명맥을 잇고 있는 박 대표가 세계 최대의 가마솥을 만든 것은 수 년 전 어느 날, 부산 소재 절의 스님이 찾아오면서 부터였다. 소문을 통해 박 대표라면 세계에서 가장 큰 가마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은 스님은 박 대표에게 세 번을 찾아와 간곡히 부탁했다. 하지만 정작 물건을 만든다 해도 출하가 문제였다. 여하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30톤이나 되는 본체를 충청도 괴산에서 부산까지 운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자연히 그 구상은 없었던 일이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전해들은 당시의 괴산군에서 대신 이 역사를 박 대표에게 또다시 제안하게 됐다. 박 대표는 과감히 제작을 결심했지만 제작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박 대표는 수많은 문제들을 특유의 끈기와 과감함으로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극복하며 제작에 성공했다. 제작 후 공장에서 군청 근처의 설치장소까지 작품을 이동시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문제였다. 차로 20여 분 거리, 짧은 거리지만 무게가 30톤이 넘기 때문에 중간에 지나야 하는 다리가 버틸 수 있는 하중도 고려해야 했다. 박상진 대표는 “괴산군은 ‘한 가족은 한솥밥을 먹고 살았다’는 생각에 괴산군민 4만여 명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가마솥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가마솥 뚜껑에는 단합을 위해 괴산군 내의 읍·면을 상징하는 거북 12마리와 무궁화 12송이를, 그리고 화로 12개에는 읍·면의 이름을 새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뜻 깊은 가마솥이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지역 문화 캐릭터로 소개된 가마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부대사업을 통해 관심을 모아야 한다”면서 현재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시피 한 가마솥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가마솥 제작에 혼신의 힘을 쏟은 결과 박 대표 역시 큰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사업의 많은 부분을 축소 운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박 대표의 사업에 대한 열의는 아직 건재하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제품에 관한한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박 대표는 최근 무쇠로 된, 영구적이며 튼튼하고 성능이 우월한 주물제작 난로 DATA를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그는 “점점 추워지고 길어지는 겨울에 한국뿐 아니라 북한, 중국, 그리고 몽골까지 주물난로 사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나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 화석연료든 효율적으로 땔 수 있는 절약형, 한 번 구매하면 영구히 쓸 수 있는 무쇠 주물난로 사업을 보다 다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만간 국제적인 판로도 개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토 중소기업에 대한 지자체는 물론, 정부 차원의 현실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NM

▲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박 대표는 최근 무쇠로 된, 영구적이며 튼튼하고 성능이 우월한 주물제작 난로 DATA를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